-- 한해를 접고 맞는 마음이 --
한해를 접고 맞는 마음이
언제쯤
나이따라 깊어질래나
더디간다 마음만 앞서가던 때도 있었지
가지마라 붙잡을 수 있었으면도 하고
가는 줄도 몰라 같은 나이를 두 해도 살았다
어느해는 너무 아파 가슴에 사무치고
이렇게만 살았으면 더 바랄게 없다하다
나이 셈도 더듬이는 나이가 됐다
갈테면 가라
올테면 와라 하면서
무심! 품고 살아온 게 언제였을까
아마도
세상을 내 맘대로 살 수 없다 싶었을 때 부터
네 맘대로 오던지 말던지 상관없다 한 것 같다
이제는 언제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어느해 어떻게 살았는지 조차도
그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마음인 것은
지금의 나로 충분히 웃겠다는 오기 일 수도
지금보다 더 소중한 때는 없는 것처럼 살겠다는
어거지 일 수도 있다
적어도
끌려가거나
떠밀려 살고 싶지 않다는 발버둥일테지만
그래서 새해 인사를 하는 게 싫다
마무리 짓는 마음이 싫다
새로운 맞음으로의 마음이 싫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면
함께요~~~~ 한다
어제 같은 오늘인 난데... 하면서
-- 어진방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