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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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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서 계실 님에게


BY 언 직 2000-09-27

가을에 서 계실 님에게
言 直


가을 염탐하기에 좋은날
들판 가운데로 오시겠소
들꽃 꺾어 귀밑머리 꽂아두고
살포시 웃는 님의 모습 보고싶소

산자락 밟으며 낮은 목소리 노래불러주고
님은 시 한 구절 들려주오
님의 목소리에 내 빈 가슴 채우고
갇혀 사는 내 안의 자유
님께 보여드리고 싶소

곱게 짠 명주 몇 필 끊어다가
저고리엔 잘 익은 치자 풀어 황홍으로 채색하고
넓은 치마폭엔 쪽물 먹여
님 입혀드리고 싶소
.
.
.
.
님 떠나시는 날
난 귀뚤이 길나장이로 삼아
보헤미안이고 싶소
만산홍엽 삭아지고
흰 서리 내리는 날 까지


길떠나고픈 구월 스무 사흘날

어느 친구에게 드린 글 몇 마디 손질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