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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지옥(孤獨地獄)


BY 물빛 2000-09-26

*** 고독지옥(孤獨地獄) ***

돌아보지 않습니다

맨발의 침묵으로도 통한만 울먹이며
글썽이는 그리움은
깨끗한 얼굴에 묻습니다

고혼만 삽질하는 국화 한 다발
그대,
외롭습니까

남겨진 도탄도 슬며시 감추고
미끄러진 비누 조각 같은 만남
후회 없었지만,
무거운 날들 속엔
미움조차 황송한 새파랗게 질린 미련

서둘러 떠난 그대 마음, 헤아려지질 않습니다

차갑던 그 느낌,
식어 버린 손을 잡고
핏기 가신 발을 보며
나를 버릴 수 없을 거라 단혼(斷魂)했지만
그 때
이미 그댄 죽었습니다

그대 작연(灼然)함에 걸 맞는 교교월색(皎皎月色) 속에
서럽게 잠이 들면
차 오르는 슬픔에 고독지옥(孤獨地獄)이어도
아득해질 추억 묻으며
악착 같이 남겠습니다

돌아서 떠나는 등조차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그대

정말 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