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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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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마중


BY 로베르따 2000-09-25



----- 겨울마중 --------

-- 보고싶은 철새에게--



하루종일 물 한모금 대지 않고 지낸 날은

유난히 무릎 관절이 간지러워요. 투명한

초가을 햇빛만큼만 내 발은 가벼웁고 속이 빌

수록 마음은 관절에서 팔딱팔딱 춤을 추는지,

철새 떠난 무성한 풀섶 위에는 자꾸만 헛발 딛는

겨울이 와요.


떠났다고 믿은 철새는 아직도 어딘가에 둥지

틀고 있는지 풀섶마다 남아있던 희미한 발자국이

문득문득 나의 하늘로 올라 별이 되다가 내가

모를 하늘로 사라져버려요. 한 겨울이 될 즈음에

철새는 추위에도 끄떡없이 튼튼한 날개를 가진

비행기가 되어있을 거예요.


겨울보다 가을이 더 추운 이유는 넘어야 할

높은 산 밑에서 느끼는 두려움 같은 것이어서

헐렁하던 기도 대신에 씩씩한 호흡이 더 필요

해지거든요. 숨마다 자라나는 나의 눈길이

철새를 닮아 겨울 하늘 휘휘 날 수도 있고

때가 오면 그 눈길 거둘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