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달려와 저만큼 앞에 가면서
나를 부른다.
황혼이 져가는 서해바다 노을을 등지고
갯벌에서 조개 잡는 사람들.
방조제 길고긴 뚝을 지나갈때
해가 바다로 빠져들기 시작했고
그 뚝을 다 지날즈음엔
황혼을 수평선에 남겨놓은채로
해는 바다에 빠져버렸다
가을을 담고 있는
하얀 옷입은 포도...
비바람에 아픔이 있었음에도
곡식은 노랗게 조금씩 익어가고
들녘 한귀퉁이에
해바라기 코스모스.
호박꽃이 참예쁜 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구
상큼한 저녁을 보내면서..
그렇게 하루가 가고 그리고
하루가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