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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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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지난후


BY 가을단풍 2024-09-27

  추석 명절이 지난지가 꽤 여러 날 되었다.
책을 읽다가 머리를 식힐겸 아컴에 들어왔다가
명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삼 지나간
나의 명절이 떠올랐다.
  나는 이번 명절에 아이들이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지금 전원주택을 짓고 있는 중인데
아파트를 먼저 팔아치우고 나니 아이들 숙소가 없어졌다.
결혼한 딸은 좋아라 "발리"로 여행을 다녀왔으며,
아직 공부하고 있는 두 딸은 이참에 대박 공부를 하겠다  하여
명절에 오지 않은 것이다.
  "우리 부부와 시동생네 부부"
네명이 명절을 보냈다.
극 간소화 명절을 지내게 되었다.
물론 차례도 지냈으며, 시댁, 친정 성묘도 다녀왔다.
다만 간소화된 것은 우리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어든 샘이다.
룰루 랄라... 이렇게 편할수가...
차례를 안 모신것도 아닌데 "오고가는 식객"이 줄어드니
이렇게 일손이 줄어든 것이다.
  한 학기 과제를 몽땅 해치웠다.
모두 PPT를 3개나 만들어 컴에 저장 했다.
시간이 많다 보니 "PPT"에 공을 들여 여우 짓을 해서 예쁘게 만들어
사진도 이것 저것 첨부 시켰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친정집 선산에 가서 "밤"을 주어서 여기저기 보냈다.
  세상 사람들이여!
종갓집 맏 며느리가 등짝에 짊어진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아시는지요?
더러는 종갓집도 아니고 차손도 아닌 사람도 제사를 지내느라고
비지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오늘은 종갓집 맏 며느리들에게
수 십 년 살아오면서 겪어왔던 노고를 위로해 주고 싶다.
어찌 그런지 내 님은 눈치가 없는지
자기네 일가 친척 불러 대고 숟 가락 얹을 것이면 염치가 있었으면
슬쩍 눈치라도 보았으면 좋으련만...
또 누구를 불러들이지 못해서 안달이다.
결국 추석 날 이웃에 살고 있는 남편의 친구에게 점심을 준비해서 싸주기는
했다.
이것은 몸이 아파서 연휴에 아무도 돌 볼 사람이 없어서
음식을 해서 보낸 것이니까 한나절의 수고면 충분했다.
이것은 어려운 이웃과의 나눔이라 억울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 집은 시아버님 형제들을 비롯하여, 남편 형제들,그리고 우리 딸들...
인원이 너무 많다.
그런데 이들은 시집간 시 고모님들도 그렇거니와 시누이들도 시댁을 섬기지 않고
친정으로 처들어 온다.
우리는 일이 많아 머리에 떠 앉고 사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러나 문제는 내 서방이다.
우리 시댁에서 남편만 빼놓고 모두 다 좋다.
이것도 문제다.
시댁 식구들이 싫으면 휘휘~  쫒아 내보내면 그만인데
나도 그들을  좋아하다 보니 한 덩어리로 엉켜사는 까닭에
아주 복잡하게 얽혀 산다.
제일 큰 문제는 부엌 일이다.
더러 외식을 섞어서 해도 좋으련만 꼭 집 밥에 숟가락을 꽂으려 한다.
내 서방 하는 말 "그 까짓 거 숟가락만 놓으면 돼는데...  "
`내 서방,  아니, 내 늙은이 아주 지랄을 하셔요.'
식구들 중에 제일 지랄 같은 사람은 내 서방이다.
지금 전원 주택을 푸짐하게 짓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몰고 올지 걱정이다.
그건 그렇고...

  다행히   딸아이가 결혼을 하면서 우리 집 문화도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다.
내년 설에는 우리가족 모두 "발리"로 여행을 가기로 예약이 되어 있다.
우리 조상님들도 해외 여행을 가서 얻어 잡수실 것 같다.
우리는 시댁 식구들이 "선"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내 서방이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
자식이 무서운 것인지 설 명절에 외국 여행을 가는 것이다.
덕분에 외국에 가서 조상님들이 차례상을  받으실 것 같다.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왔는데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수십년 동안 종갓집 며느리로
설겆이 통에 손 담그고 눈물 콧물 뺀 역사를 앉고 있는 여러 주부님들께
양팔 벌려 가을 햇살을 가득 담아 드리고 싶다.
흐리고 눈 비 오던 아픔의 역사 위에 고이 담아 보라고.
사람들이여!
일가친척들이 덜 모이면 종가집 맏며느리도 명절에 여행도 갈수 있고
모든 일상도 벗어 던지도 방안에서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