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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후에 - 바다로 간 노래


BY 물빛 2000-09-20

*** 바다로 간 노래 ***


이른 봄 시름 속에 처연히 묻혀 버린
슬픈 고영(孤影)이
어깨에 쌓이는 눈발 되어
낙망 속에 기대앉은 귀곡조(鬼哭鳥) 되어
난파당한다

어제, 그리고 내일을 삼키고 흐르는
씁쓸한 절망, 절망

제 수명을 바쳐 어부의 사형을 의심하는
팔딱이는 몸부림 희미해지면
바다로 간 노래는
너덜해진 비늘만 감싸 가리고….

세상을 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아무 것도 주지 못한다,
줄 수 없기에….

옥색 수의 당당하게, 고운 꽃신
홀로 잠든 그대 눈부시게 편한 모습
무서운 단절 부정하는
타다 남은 내 가슴은
울고
그대 떠난다

한없이 주저앉지 않도록
치미는 무게 짊어진 불꺼진 바다는 너무나 깊어
초췌한 머리카락
깡마른 두 손으로 쓸어 올리고
해마저 버리고 간 생기 잃은 해변을
맨발로 핥으며
써도써도 지워져 버리는 배반의 거리만큼
편지를 쓰리,
사랑하는 그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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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그리운 날입니다
부산으로 내려온 지도 1년이 넘었고, 바다를 보지 못한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그는 부산에서 자라서 그런지 유난히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그가 사랑했던 바다를
도저히 나 혼자서는 볼 자신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혼자서 바다를 찾게 되는 날,
나는 비로소 가슴에 그를 묻고
혼자 설 수 있게 되는 것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