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 지붕에> 시골 아낙네 흙 냄새 풀풀 나는 초가집에 전등불이 없이 호롱불 켜 놓고 시키던 아궁아에 장작 몇 개 지펴놓고 돼지우리 돼지 막에 여러 마리의 돼지를 키우며 외양간에 소여물을 썰고 앞만당에 닭 모아 주며 앞뜰에 나가 염소 풀 뜯어 먹이고 궁상 맞는 시골 아낙네가 되어 머리엔 수건을 두르고 감정 고무줄을 넣어 만든 몹배를 걸처 입고 뜬어진 감정 고무신에 흰색 살로 꿰매 신고 호미로 풀을 메고 고랑 고랑 밭을 일구며 정말 그렇게 살기 싫은데 당신과 함꼐 하는 삶이 만일 그런 삶이라 해도 나는 가까이 당신을 맞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