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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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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의 봄바람


BY 김미숙 2000-04-24

왠종일 대지를 비추던 햇살이
천천히 엄습해 오는
어둠을 향해서 파고들더니
나의 고우디 고운 마음을
깨끗히도 씻어 버리네

동쪽의 산과 들녘에
따사로운 봄 기운을 동행하고서
동해 바닷가의 여운을 뿌려 주네

아!
이제 또다시 봄,봄,봄
환희의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서
퍼렇게 퍼렇게
동해의 아침을 밝게 비추네

바람아,바람아,봄바람아
낮술에 취한 항구의 어부들 걸음처럼
비틀거리지 말고

어서 빈 배 타고서
동해의 푸른 꿈
만선으로 가득 싣고 떠나가다오

멀리서 개벽의
아지랑이 줄기들이
허연 여운을 붙잡고
젊음 섞인 목소리로
파고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