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림자처럼 가벼워 질 수 있다는 걸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람이 그렇게 오랫동안 울 수 있다는 것도.
눈물과 함께 감정들이 스르륵 빠져나가서
마음이 텅 비어 버랄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람들이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으면
나는 쾐찮다고 . 잘 지낸다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의 오랜 친구들은
내가 등 뒤로 감춘 거짓말을 금방 알아보았다.
그녀들의 눈에 나는
옥상 난간을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아이였고 실수였든 아니면 일부러였든
언제든 아래로 떨어질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들은 내게 묻지도 않고
주말마다 먼 길은 달려 왔다.
나는 기다리지 않기로 한다.
혼자일 때도 쾐찮은 사람이 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