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야 .. 여기 ..."
벌써 순례씨의 세 자매들은 식당 한켠에 자리를 잡아 앉아있었다 .
" 아이구 .. 몸들도 빨러 ... 은제들 나왔데? 만나기로 한시간은 12시 반 아녀? 근데 지금 12시밖에 안됐는데 ... 할일 없는 노인네들 같이 시간전에 나와있네 .."
순례씨는 말은 이리 했지만 두어달 만에 만난 본인의 자매들이 정겨웠다 .. 아니 그리웠었다 .
" 뭔 소리래 .... 우리도 바쁜데 그래도 내 핏줄들이 더 중하니께 ... "
큰언니 명례는 항상 그랬듯 주체측인지라 오늘같은 가족 모임의 자리를 항상 먼저로 생각해왔다.
" 그렇지 ... 잘지냈어? 별일 없었고? "
"이런 .... 뭔일있었음 벌써 다 알껀데 뭘 새삼스럽게 묻는데? "
둘째인 길례언니의 물음에 막내 옥례가 답을 했다 .
" ㅎㅎㅎㅎ 암튼 둘이는 나이차도 나면서 만나면 저리 붙을꼬 ...."
순례씨는 자리에 앉으며 나이가 먹어도 서로의 대화속에 티덕 거리는 언니와 동생을 보면서 미소를 지어졌다 .
" 어떻게들 나왔어? 나오는데 힘들지는 않았고? " 순례씨는 두어달 만에 만나는 언니들과 동생의 안색을 살피며 돌아 보았다 .
" 큰언니야 형부가 태워다 줬구 , 작은언니는 상호 에미가 데려다 줬구 , 나는 직접 택시 타고 나왔구 .. 그런 언니는? 뭐 타고 나왔수? "
막내 옥례가 모든 자매들의 교통 수단을 설명하며 순례의 이동 수단을 물어보았다 .
" 나야 , 집앞에서 바로 나오면 전철역인데 .. 전철타고 나왔지 ..."
옥례의 이야기를 들으며 순례씨는 어려서 함께 어려운 시절을 지나면서 자라왔던 네 자매의 시간들이 떠올라졌다 .
첫딸로 태어나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눈치를 받았으나 그래도 맏딸이었기에 큰딸의자리를 잘 지켜주었던 든든한 딸 큰언니 명례 ..
첫째의 실패로 두번째 아들을 기대했으나 또 딸로 태어나 눈치 받던 작은 언니 길례 ... 애교도 많고 재주가 많아 그래도 사랑 받으며 자기의 자리를 잘 찾아 갔던 작은언니 .
그리고 선도 안보고 데려간다던 셋째로 태어난 순례씨는 모든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말도 별로 없고, 애교도, 재주도 없는 그냥 무덤덤 그냥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셋째딸 ...
또 넷째로 태어나 할머니께 눈치 꽤나 받다가 뒤를 이어 남동생을 본 덕택으로 할머니께 다른 혜택의 자리에 있었던 막내 옥례 ...
이렇게 네자매는 자라는 속에서 그들만에 울타리에서 그들의 각자의 성을 쌓아 나갔다 .
" 언니 .. 요즘 형부 어찌 지내셔? "
둘째 길례 언니가 큰 형부의 안부를 물었다 .
공고를 나와 대기업에 채용되서 임원의 자리 까지 전설처럼 달고 있던 입지적인 사람 ... 고지식하지만 어려운 환경속에 공부는 더 할수 없었으나 공고를 바탕으로 그자리를 잘 지켰던 사람 . 김헌수씨 .
" 머 하긴 퇴직하고 뭐 딱히 할일이 있깐 매일 삼식이지 .. 세끼 먹는 삼식이 .. 오늘은 누구 만나서 골프 치고 온다 한거 같은데 ... 몰라 .. 서로 그런거 잘 안물어봐 .. 그나이에 계집질해서 속만 안썩이면 그냥 다 넘어가 준다 그랬다 ... ㅎㅎㅎㅎ"
첫째로써의 자리에서 든든함을 항상 지켜주었던 언니, 남편에게도 그런 자리로 있어주기를 바란듯 항상 믿음으로 남편을 챙겨주었다.
그렇듯 큰딸 명례는 그 많은 형제들의 맡자리를 잘 지켜 주는 버팀목이었다 .
" 아이구 ... 언니 형부가 그럴사람이유? 형부는 내가 보증 선다 ....,"
" 그르게 ... 우리 형부는 우리가 다 보증 서지....근데 그거 알아? 식돌이들 씨리즈? ... 집에서 한끼도 안먹는 영식이 부터 일식이 두식이 삼식이 ㅋㅋ 그리고 간식 까지 챙겨 먹는 남편은 사식이나 오식이가 아니고 쌍누메 X 끼래.... ㅋㅋㅋㅋ" 작은 언니 길례의 답에 깔깔 거리며 답하는 막내 옥례 ...
그렇게 그들은 형부의 건재함에 모두 한마음을 모아 동의 했다 .
'살 잘아 주었다 ... 큰 언니로 잘 지켜주었다 .... '순례씨는 언니를 보며 그리 생각 했다.
" 자..자 ..... 뭐 시킬껴? 나 오늘 한우 먹을껀데? 괜찬아? ㅎㅎ"
막내 옥례가 언니들을 둘러보며 메뉴판을 들여다 보았다 .
" 오늘은 누가 쏠껀데? 막내 네가 쏘는겨? "
둘째언니 길례가 항상 치고 들어와 거저 먹는 옥례를 눈을 흘기며 쳐다 보았다.
" 아이 .. 왜 그래 언니 ... 기냥 오늘은 이쁜 막내 합시다 ..ㅎㅎ"
옥례는 매번 자신의 말에 다리 거는 언니 옥례의 기분을 마추며 눈에 웃음을 띠어 보인다 .
" ㅎㅎ 오늘은 내가 한턱 낼께 ... 내가 ...."
" ? 네가? .."
" 언니가? "
" 왜 .. 안돼?"
" 아니 ... 그게 아니라 ......."
자매들은 이른 나이에 혼자가 되어 딸을 키우며 고생하는 순례씨를 돌보며 지내오고 있었다 . 가끔은 순례씨는 그런것들이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었으나 , 그래도 자매끼리의 힘으로 함께 버텨주었기에 항상 고맙게 생각했었다 .
" 어 .. 오늘은 내가 ...ㅎㅎ 다혜가 승진했어 ... 그 턱 한번 낼께 ... 다혜가 나 이모들 하고 쓰라고 용돈도 줬네 ... 오늘은 ... ㅎㅎ"
" 어머머 ,... 그런거야? 그 얘기 왜 안했어? 전화로도 전할수 있는얘기를 어찌 안하고 지금 여기서 하는겨? "
" 그래서 지금하잔아 ... 이런때 쓰는말이 ... 써프라이즈 ~이러말 쓰더만 .. ㅎㅎㅎ"
" 암튼 축하 축하 한다 ...ㅎㅎ"
" 와우 .. 그럼 오늘은 셋째 언니가 쏘는걸로 .... 짝짝짝 !!!"
막내 옥례의 답을 끝으로 네 자매는 한상 거하게 한우 정식을 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