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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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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싫음 들키지나 말지...


BY 라니 2011-11-14

보일러실 난방 벨브 사이에 낑겨 오랫동안 숨어있던 작은 상자를 바라다 본다.

이곳으로 이사온것이 5년이 넘었으니 5년여동안 그 자리에서 나오지 못하고 침묵했던 것들.

결혼할때도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온 

 버리기는 아까운 그러나 직면하기는 어려웠던 나의 흔적들!

이사할때 마다 꺼내놓고 버릴까? 말까?를 고민만 하다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하고 다시 덮어 깊숙한 곳에 들여놓은 용기 없음의 증거들!

인정하기 힘든 아니  더 정확하게는 인정하기 싫었던 나의 치부가 거기 있을 것을 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나를 숨기지 않고 싶다.

의도적으로 숨기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지만

세상속에 사전 답사없이  홀로 던져져서 고슴도치처럼 바짝 가시세우며 방어자세로만 살아오다보니

  단단하게 뭉쳐져버린 삶이 되어버린 것 같다.

울고싶을때  울음울고 소리치고 싶을때 소리치고 아플때 아프다 말할 수 있는 살아있는 순간순간을 위하여

이젠 용기를 내어 손을 집어넣어 상자속 나를 꺼내본다.


첫번째 손에 잡힌 편지

아침 햇살이 유난히도 찬란한 지금 아무도 없는 사무실 안에서 시와 함께 호흡하다 창 밖의 하늘을 쳐다보았어
깨끗한 넓은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었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은 마음으로 일 했음 좋겠다는 바람이야
그동안 잘 있었니?
소식이 없길래 다시 편지를 띄운다
걱정이 되어서....
네 신상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도 궁금하구
건강도 걱정되고
그리고
보고싶어서....

을하!

너의 목소리도 듣고 싶고
요즘 생활은 어떠니?
언니집에서 회사 다니기는 불편하지 않니?
잘지내고 있었음 좋겠어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너 나름대로의 세계를 가지고서 희망 속에서 살았음 해
널 생각하면 안타까워
어딘지 모르게 걱정이 되구
소식을 전하지는 안해도 항상 네 그림자는 나와 함께 있으니까 혼자 있다는 생각은 하지마

슬프잖아
혼자라는 생각을 하는 그 자체가


 을하!
우리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
연락해

**년*월*일
너의 영원한 친구가.

 

 


두번째 손에 잡힌 편지


아침에 출근해서 노오란 편지 한통을 받았다
너무나 짧은 냉용에 허전하기만 했다
무슨 고민에 시달리는 것 같은 걱정되는 짧은 귀절들이 연신 나를 혼란하게 했다
한참을 혼란한 상태에서 멀리있는 널 생각했어
알수없는 너의 고민을 알고자 이리저리 분주하게 정신을 돌려 보았지만
보이는 건 삶에 지쳐버린 너의 고독한 아윈 모습 뿐이었어
무슨 일이니?
속시원히 친구한테 얘기하면 않되는 일인가 보다 생각하면서도
내심은
섭섭해

을하!
삶에 방황하지마
생활속을 배회하지마
몸은 정책해 있어도 마음은 아직까지 얻지 못한 이상을 향해서
이곳 저곳을 방황하고 있는 너가 안타깝기만 해
힘 내!!
자신과의 싸움으로 인한 쓰라림, 고통, 괴로움,슬픔,외로움 때문에
살아있는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지마.
이런애기하는 나도 할 말이 없어.
하지만 해주고 싶다.


을하!
웃으면서 지난 슬펐던얘기를 어렵지 않게 할 날이 빨리 왔음 좋겠다.
웃으면서 지내고 자신을 너무 학대하지말고 걱정이 있으면 언제든지 펜을 들어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백지를 체워봐.
안녕
**월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