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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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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플라워


BY 원두커피 2009-05-16

......커피 한잔에 슬픔 한스푼....1

 

 

알록달록 물을 들인 애완견을 안고 지나가는 여자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자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개도 한심하고 그 여자도 한심하고 그걸 보고 한심해 하는 나...더 한심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이뻐해주고 아껴줄 수 있다는 것이 부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 쳇...팔자좋으네...."

그 여자의 품에 안긴 조그만 개가 내 말을 들은 것일까

이빨을 드러내놓고 입을 실룩실룩 한다.

개를 안은 여자가 머리를 쓰다듬자 이내 조용하고 온순한 개가 되어버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만가지 생각이 든다.

저사람보다는 내가 낫네....

저사람은 무슨복이야....

저..사람이야?? 뭐야~

저사람처럼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저사람과 내가 바뀌었으면..좋을텐데....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기쁨, 용기, 좌절, 슬픔, 한탄을 준다....

그렇게 사람많이 지나다니는 곳을 골라 서너시간씩 앉아서

나를 고문하는것이 내가 슬플때 하는 짓이다.

한심한 짓거리들이 내가 주로 하는 일들이지만.....그래도 이건 낫다

하늘을 한번 쳐다보니 벌써 어두워지려고 한다.

오늘은 다른때보다 한시간은 더 앉아있었나보다.

그렇게 몇시간을 앉아있어도 아무도 나를 찾아 전화 한통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절망감을 느낀다.

'사는게 다 그렇지...뭐  나라고 별 수 있을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집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찬곳에서 오래 앉아 있었더니 엉덩이가 묵직하니 아려온다.

아마 나는 전생에 곰이 아니었을까....싶어 피식 웃음이 샌다.

 

집으로 들어가는건 일하러 가기 위해서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다.

필요한 것들도 살 수가 없다.

쌀, 라면 , 김치........생리대, 스킨, 로션, 휴지....비누, 치약, 샴푸.......그리고 전기세와 핸드폰요금

그러고보면 살것들이 줄을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다.

나는 밤에 일을 한다.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그건 아마도 내 몫이 아닌듯 했다.

지금은 ..........  그냥 밤에 일을한다

그게 마음이 더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