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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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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BY 별사탕 2009-05-06

프롤로그..

 

 


 

 

[빈티나는 그녀]

 

 

 

간간히 부는 바람도 괜찮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빗방울도 괜찮고...여기저기 고여있던 흙탕물이

예쁘게 차려입은 바지위에 걸죽하게 묻어서 보란듯이 흉칙한 몰골로 이어가는것도 뭐, 까짓것...

상관없다.

어차피...오늘의 기분이 오늘의 마음이...오늘의 하루가...재수없으리라 예상했으니까!

 

 

 

젠장..

그래도 이건 너무...예상대로 딱!딱! 드러맞는 거잖아.

어느정도는 살짝 엇나가도 괜찮을텐데...

너무나 보란듯이 잘도 맞췄다.

오늘 일진이 드럽다는걸~!!

 

 

" 앗! 뭐야? "

 

 

송이의 비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일톤 트럭이 미친듯이 흙탕물위로 질주하자 보란듯이 한송이의 하늘거리는 보라색 바지위로 흙탕물이 정신없이 튕겨져 묻었다.

 

열받은 표정의 송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신이 열받은걸 그 운전자가 혹여라도 백미러로 확인 할 수 있도록 허공을 향해 삿대질을 해대는 것 밖에 없었다. 아주 입에 담기도 힘든 쌍욕과 함께!!

 

" 저...개나리 같은 미친 xx!  가다가 벼락이나 맞고 지나가는 전봇대에 미친듯이 돌진해서 견적이 아예

  안나오고 폐차나 돼라!! 에라, 미친..똘갱이..xx "

 

그녀의 날카로운 비명은 떨어지는 빗방울과 요란하게 섞여서 참, 민망할 정도의 누추한 배경을 만들고 있었다.

 

 

" 이게, 다...유리..그 나쁜년 때문에 그래! 그것도 친구라고...우씨!! "

 

 

 

[ 귀티나는 그]

 

 

계속해서 바라보던 모니터에서 시선을 옮겨, 커다란 사무실 창밖을 바라본다.  영우는 피곤한 몸을 비틀다 이내, 뻐근한 듯 자신의 뒷목을 손으로 조금씩 만지다 말고 잠시 멍하게 흐려진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늘이 파랗다 못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자신의 굵직한 손가락이라도 하늘속에 담그면 기분 좋은 하늘색 물이 금방이라도 들것 처럼 너무나 산뜻하게 하늘위로 펼쳐져 있었다. 향기로운 아카시아 향이 솔솔 부는 바람을 타고 그의 코끝을 기분좋게 휘감는다.

 

아무래도 오늘은 일진이 무척 좋은날이 될 것 같다. 부드럽게 감아올린 그의 은색 넥타이가 굵직하고 운동으로 보기좋게 근육을 이룬 그의 목선을 감싸고 있었다. 그가 추구하는 빈틈없이 세련된 복장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던 모습 그대로다. 그는 조금이라도 흐트러지거나 조금이라도 비틀어지는 틈이 싫었다. 작은틈...하나! 그가 제일 질색하고 그가 제일 싫어하는 흐트러짐이다.

그래서 그의 책상은 먼지하나 없이 깨끗했고, 지저분함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반듯하게 놓여진 서류와 가지런히 담겨진 학용품 그리고 깔끔하게 자리한 컴퓨터와 얼룩하나 없는 자판이 전부였다.

 

 

" 커피 드릴까요? "

 

 

지루한 오후을 명확이 밝혀주는 너무나 기분좋은 제안이다. 수연의 물음에 그는 빙그레 웃으며 기분좋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 좋죠! "

 

 

그가 내뱉는 짧은 저음에 담겨진 깊이있으며 절도있는 부드러움에 수연의 두뺨이 홍조를 띈다. 언제 들어도 사람의 심장을 설레임으로 요란하게 만드는 마력있는 음성이다. 그녀는 이내 부드럽게 올려진 머리카락 옆으로 가볍게 흘려내린 몇가닥의 긴 머리를 여성스럽게 귀 뒤로  넘기며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며 이내 그에 곁에서 멀어져 갔다.

 

 

너무나 평화로운 금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