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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가진 부모가 죄인 #3


BY 구슬 2008-09-19

  그렇게 힘든일을 겪은후, 1년여정도 후에 아이가 생기고 유산끼가 있어서 조심하라는 의사말대로 3개월을 약을 먹으면서도 직장을 다니고 직업상 서서 근무를 해야 하는 나로서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배가 뭉칠때면 혹시 아이가 잘못되는건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글을 가르치고, 율동을 하고, 하나하나 학부모 상담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집에있으면 모하나..

시어머니와 얼굴 마주보며 그 좁은 집안에서 치댈껄 생각하니 아찔했고 그냥 이렇게 나와있는게 낫지 싶어 그렇게 10개월을 보냈다..

 새벽에 배가 살살 아파지기 시작했다. ' 모지.. 이거 애기가 나올라 그러나...'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간격.. 몇분에 한번씩 아픈지 보라그랬어.. ' 시계를 머리맡에 두고 배는 움켜쥔채 눈은 시계만 뚫어지게 쳐다보고있었다. 시계 초침소리는 왜이리 크게 들리는지.. 똑딱똑딱  '아닌가.... 자주 아푸다그랬는데..' 그러면서 깜박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밑에서 모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이불이 푹젖어왔다. 양수가 터진거였다..  그와중에두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애기낳으면 씻지도 못한다는 말에 열심히 깨끗하게 씻었다. 씻고 나오니 남편은 그 새벽부터 라면을 끓여서 먹으며 

 " 이거좀 먹어 먹어야 힘이나지.."

어이가 없어  눈을 흘기며

 "됐어."

더 자주 아파오는 배를 움켜쥐며 병원으로 향했다. 촉진제를 맞고 7시간 만에 낳은딸이 황달끼가 있어서 인큐베이터 비슷한 곳에서 황달치료를 해야한다는것이다.일주일에서 보름동안.. 그리고 나는 아이를 낳고 첫아이 유산때 모가 잘못되었는지 태반이 안나온다고 의사가 달려오고 의사의 손이 밑으로 들어가는것을 느끼며 소리를 지르고 오므리는 다리를 때리며 의사가 화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지금, 이거 깨끗하게 안하면 큰일나 애기엄마 !  조금만 참아."

 " 아! 아아아.... "

 애기 낳는것보다 더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난 완전 녹초가 되었다.

그리고 삼일후 난 퇴원을 하고 애기는 병원에 더 있어야했다.

 출산을 하고 최소한의 몸조리가 필요하기에 삼칠일이라는게 생긴게 아닐까.. 

 한여름이라 몸조리도 힘들었는데 삼칠일도 안돼서 난 학원에 출근을 했다.

 워낙 입이 짧고 양도 적은 우리 애기는 밤새도록 2시간에 한번씩 우유를 먹구  또 한시간씩 트림을 시켜야했다.

 그렇게 밤을 꼬박새고 아침밥을 해먹고 치우고 아기 우유를 타먹을 물을 보온병에 담아놓고 .. 그렇게 출근을 하려고 나오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또 지각이였다.

 택시를 잡기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는데 길건너에 창문에서 커텐 사이로 보이는 두 눈과 마주쳤다. 시어머니였다. 그렇게 일거수일투족 나를 보구 있는것이다. 택시를 타나 버스를 타나.. ' 휴~  짜증나.. 나보구 어쩌란말이야.. 정말 힘들다 ' 눈물까지 날거같은걸 참고 하루를 보내고 퇴근했다. 보나마나 난리가 나겠지..

 " 다녀왔습니다. "

 가방을 내려놓고 손을씻고 아기먼저 안았다. 백일이 되어가는 우리딸은 엄마를 알아봤다..

 문을열고 들어서면 안아달라고 떼를 쓰는 우리딸이 왜이리 예쁘고 기특한지..

 " 갔다왔으면 저녁을 먼저 해야지.. 애만 끼구 있으면 어떡하라는거야? 에구.. 요즘 것들이란.. 쯧쯧.."

그 말에 아뭇소리도 없이 애기를 내려놓고 저녁을 했다.

 저녁을 먹고 치우고 애기를 씻기고 젖병을 삶고 물을 끓이고 기저귀를 빨고..  ' 엄마! 나 죽을거같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퇴근을 하고 가방을 주방에 떨어뜨려놓고 애기한테 눈짓한번 주지않은채 저녁을 지었다.

 그날따라 엄청울어대는 아이를 어머니도 감당이 안되는지..

 " 아니 , 밥이 모가 그렇게 급해서 하루종일 애를 팽개쳐놓고 나갔다와서 애가 우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무슨 에미가 그러냐? "

  " .............. "

 " 애가 울자나 얼릉 안아줘라 밥은 이따 해먹자. "

 어이가 없었다. 눈물이 났다.. 이렇게 해두 저렇게 해두 모가 문제인지..

 너무 화가났다. 지렁이두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 도대체 모가 문제세요? 애기먼저 안으면 밥안하구 안는다구 역정이시구 그래서 오자마자 밥하면 애기 안안아준다구 그러시구 저보구 어쩌라는 말씀이세요? 어떡하라는거냐구요? "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며 소리를 지르기시작했다.

 " 니가 시에미를 시에미루 보긴보냐?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면 뻐스타구 갈수있는데 게을러서 택시타구 다니구.. 당췌 도무지.. "

 아뭇소리없이 애기 목욕물을 받아서 목욕을 시키려구 하는데 어머니가 들어왔다.

 애기를 안아주려고 손을 내미는 어머니손을 탁쳤다.

 " 저 혼자 할수 있어요.. 이제는 다 저 혼자 할래요.."

 " 그래.. 어디 해봐라.. 그렇다구 시에미손을 쳐?  아이구 기가막혀 !"

그리고는 뒤돌아앉았다.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혼자서 애기를 씻기구 분을 바르고 기저귀를 채우고 옷을 입히고 우유를 먹이고있는데..

 " 나가 살아라 따루 나가살아.. 다 필요없다. "

 " 어머니는 어머니 아들하구 사세요.. 난 내 딸하구 살거예요.. 따루 나가살라구 한다구 애비가 나가살것두 아니구.. 그러니 어머니는 어머니 아들하구 사세요.."

 훽 돌아서며 당신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때 , 남편이 들어왔다.. 당신 아들이 오는 소리를 듣자 소리소리 지르며 악을 쓰기 시작했다.

 " 그래.. 잘한다. 예펜네 하나 간수 못해서 이게 도대체.. 기가막혀서. "

 눈이 동그래져서 왜그러냐고 묻는 남편에게..

 " 어머니한테 직접 물어봐.. "

 모라구 소리지르며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난 귀를 막았다..

 아무소리도 듣구 싶지않았고 아무 생각두 하고싶지않았다.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

 방문소리가 쾅! 하며 열리는 소리가 나고 

 " 진짜 어머니한테 그렇게 말했어 ?

 " 무슨말? "

 " 너는 니아들하구 살아라 난 내 딸하구 살겠다..이렇게 했다며?

 " 그렇게는 말 안했어.. 뜻은 같으네.."

 " ......... "

한참후에 다시 방에 들어왔다..

 " 엄마집에 가 있어 며칠 갔다와. "

 " ........... "

 " 가서 몰 잘못했는지 생각해보구 와 "

 한참이 지났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되었고 또 다시 집에 가라는 얘기를 듣고 인제는 아니다 싶은 생각에

아이옷을 입히고있는데

 " 애는 놔두구 가? 아주 가는거야? 애기를 데리구가게? "

 내 입꼬리가 위로 치켜졌다.. 비웃음이었다.

 " 애기 데리구 갈거면 아주 가라는거네. 그러지모.. 잘됐네.. "

 " 애기 놔두구가 "

 입히던 옷을 벗기고 그냥 눕혀놓았다.. 그리고 가방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섰다.. 뒤도 안돌아보고..

택시를 타고 가면서 나는 다짐했다.  '이젠 끝이다.. 이 악몽같은집구석 다신 뒤도 안본다.'  택시에서 내려서 전철을 타고 가는데 눈물은 왜이리 나는지.. 모가 그리 슬픈지..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채 그냥 그대로 방치하구있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엄마네 집으로 갔는데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 아니 넌 어디서 지금 오는거야.. 애비가 울면서.. 아주 대성통곡을 하더라 아주 가라구 한게 아닌데 진짜 갔다구 어떻게 하냐구.. 어떻게 된거야? "

 "..................  왜 운대? 가랄땐 언제구? "

 " 너 이리와서 앉아봐 "

 " 아빠 나 피곤해.. 그냥좀 쉬게 해줘 "

 언니한테는 자초지종을 얘기했던터라 언니가 아빠한테 눈짓을 했는지..

 " 가서 좀 누워라."

 그리고는 아빠 엄마 언니.. 셋이서 몬가 두런거리고 있었다..

 얼굴에 심술이 잔뜩 묻어있는게 심상치가 않았다는둥.. 당장 이혼시키라구 무거운 소리를 하구 .. 그렇게 두런대는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가 아침상을 차려주었지만 입에서는 넘어가지가 않았다.

뜨는둥 마는둥 하는데.. 아빠가 가까이 다가서며

" 엄마랑 같이 집에가라.. 애비랑 싸웠어야 불러서 혼내주지. 시어머니랑 그랬으니.. 일단 엄마하구 같이 들어가."

" 나 안갈래.. 아빠.. 인제 안가요.. 나 그집 식구들 정말 싫어 "

 엄마가 나를 끌었구 나는 엄마가 끄는데루 끌려갔다..

 애기를 안고 이리저리 흔들대며 나랑 같이 들어가는 엄마를 보며,

 " 들어오세요 "

 " 아.. 네........."

엄마도 나도 앉았다..

그때 엄마가 무릎을 꿇으며

 " 제가 딸을 잘못 키워서.. 죄송합니다..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대꾸도 안하고 머리를 돌리고 앉아서 애기만 흔들고있었다.

 " 죄송합니다.. 성질이 못되서 ,, 그래서 그래요.. "

 " 그러게요 승질이 아주 .. 모 별말도 안했는데.. 참네.."

 난 죄인처럼 구는.. 나땜에 무릎까지 꿇는 엄마를 보며 죽이고싶도록 시어머니가 미웠다..

벌떡 일어나서 " 엄마 일어나.. 엄마가 무슨 죄를 지어서 그러구 있어..? 나 여기서 안살아.. 다 필요없어.."

 " 글쎄  쟤가 저래요.. 원 승질이라고는.. "

" 얘가 왜이래 앉아.. 얼른.. 그러는거 아니다 얼릉 앉아.."

엄마말에 어쩔수 없이 다시 앉았다.

 " 사부인.. 노여움 푸시구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다신 이런일 없도록 제가 .. 죄송합니다.. "

엄마는 울먹이구 있었다.. 그런 엄마를 보면 난 미쳐버릴것 같았다..

 " 딸가진 부모가 죄인이지요.."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말하는 시어머니의 그 한마디에 난 경악했다..

그리고 더 이상은 나때문에 엄마가 이런일을 당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꽉 찼고 난 엄마와 함께 전철역으로 가서 엄마를 태워드리고 꽤 먼길이었는데도 그냥 걸었다. 레스토랑에 들려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를 두병이나 시켜서 한병을 마시고 약국에 들렸다.

 " 애기낳은지 얼마 안되었거든요? 밤에 잠이 안와요.. 수면제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