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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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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살고있다.


BY 하얀비 2007-11-11

아침을 먹고 느지막히 엄마와 함께 시내버스를 타고 30분정도 걸리는 고향의 중학교를 향했다.

남들은 시골에서 도시로 통학을 하는데 난 상황이 정 반대다.

그래도 고향에서는 우리집을 알아주고 내 사정도 알기때문에 입학시기가 지났어도 1년전의 내입학성적도 있고하니 참작을해서 학교에 와도 된다고했다.

그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기뻤는지 눈물이 펑펑 쏟아져 눈이 붓도록 울고 또 울었다.

 

이제 나도 하얀교복을 입은 여중생이되는 것이다.

너무 설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가 복잡해서 며칠동안 잠도 설치며 고심을 했다.

그랬다.

결심을했다.

흰 교복처럼 몸과 마음도 새롭게 태어나는것처럼 누구보다 깨끗해지자구.

그리고 온 열정을 쏟아 내 인생 다시 출발하자고.

 

떨리는 마음으로 버스에서내려 햇볕이 환하게 내려쬐는 교문으로 들어서니 월요일이라 운동장 조회를 하고 있었다.

운동장 한옆으로 돌아 걸어가는동안 내가아는 동급생들이 쳐다보며 손짓하는것이 조금은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충분히 견딜수 있었다.

다시 학교다닌다는것이 나에겐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값진것이기에 그러한 자존심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엇다.

후배들하고 친구가되어 배우는것이 무슨 대수랴.

그래도 학교생활하는동안 되도록이면 복도에 나돌아다니지 않았다.

친했던 친구들과 부딪히는것이 왠지 자존심 상해서......

 

평생을 살아가면서 그때만큼 공부하는것이 즐겁고 행복했던적은 없는것같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수업시간에 열심히 선생님과 눈 마주치고 쉬는 시간에는 그동안 못햇던 것 채우느라 짝꿍에게 물어가며 온 시간을 공부하는데 쏟았다.

그때만해도 매월마다 시험을 치르기때문에 들어간지 일주일도 안돼서 시험을 치르니 아무리 열심히해도 내용을 잘 모르니 성적이 잘 나올리가 없었다.

그래도  초등학교에서는 항상 우수했는데  중학교에서 처음나온 성적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후로 엉마나 열심히 파고 들었는지 미친듯이 공부했다.

다음달부터 쭉쭉 성적이 올라 결국은 모두를 제치고 상위권으로 올라가 매월 운동장조회때마다 우등상을 타게되어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그리고 아주 친한친구도 그때 사귀게되어 5명이 아직까지도 끈끈하게 이어진 정으로 살아왔다.

힘들었던 내가 의지하고 기대고 같이 있어주었던 친구들.

고맙고 고마웠던 친구들.

그런데 그 친구들 결국은 형평상 고등학교 진학를 못하고 서로 울며 다른길로 가고.....

 

 

새롭게 시작된 기쁨만 있는것이었다면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여중생이 되며 몸과 마음도 성숙해졌다.

내자신을 내가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된다는것을 절실히 느꼈다.

 

엄마가 이제는 남의 한복집에서 바느질을하게되어 전보다는 많이 벌게되어 이제 조금 큰방을 얻어 식구들이 모두 모여살게 되었다.

항상 전쟁이다.

먹을것이없어 도시락도못싸가고 .......

저녁때가되면 봉지에 보리쌀과 쌀을 조금씩 사가지고 지친몸으로 들어오는 엄마.

그래도 또 바느질거리 꺼내놓고 밤늦도록 다듬고 .실꿰고......

길고 긴 방에 일렬로 죽 누워자는 한구석에서 엄마가 바느질하고 있으면 으레 술에 절은 아버지는 주절거리며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엄마랑 한바탕 싸우기 시작한다.

인간도 아니다.

술 쳐먹으면 완전히 개가되는 그인간.

자다 숨이 막힐것같아 깨어보면 그 징그러운 벌레같은것을 내 아랫도리에 집어넣으려고 그 거구의몸안에 완전히 갇혀 꼼작도 못하게 .숨도 제대로 쉴수가없어 소리질러 언니의 도움으로 빠져나오곤한다.

큰언니는 대놓고 아버지한테 욕하고 삿대질한다.

나가 죽으라고 ,미친놈이라고,

그런데 술을 안먹으면 완전히 성인군자저리가라다.

사람이 그렇게 다를수가 있을까.

할머니는 그래도 자기 자식이라고 아버지가 술먹으면 좋아한다.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 술만 마시면 해바라기하는 당신과 말을 주고받을수있어 은근히 몰래 술을 사주시는 듯 하다.

한낮에도 술 취하면 주절거리다 쓰러져 잠들면 왜 그렇게 아랫도리는 벗어내려 시커먼 그 음흉한 물건을 드러내고있는지 진저리가 쳐진다.

이불로 덮어버리면 또 드러내고......

그 주변머리가 어디 나가 풀줄도 모르니 죄없는 식구들만 들볶고 괴롭히고 상처입히고.....

지금 생각해보면 나만  왜 특히 그런일을 더 당했을까.

동생들은 어리고 큰언니는 할머니배경이 크고 언니들은 집을 뛰쳐나갔고....

그럼 그 언니들도?

동생들은 약간 그 기억이 있었다고한다.

나쁜놈들.

난 최악이었다.

오빠가 고등학생이라 성욕을 주체하지못해 밤이면 밤마다 내 질속을 손으로 난도질을 하다못해 그 딱딱한 물건을 들이밀려해서 버팅기느라고 새벽까지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아랫도리가 얼얼하게 아파도 내색도못하고 마음의 병만 점점 더 깊어져갔다.

 

그러다 결국은 결심을하고 엄마에게 얘기를털어놨다.

너무 힘들어 죽을것 같아서 , 견딜수가 없어서, 이대로 가다간 미칠것 같아서, 어떻게좀 해달라는 절실함으로 마음속으로 울부짖으며,절규하며,그렇게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한가닥 희망이라도 얻으려고.................................................................

바느질하다 그저 무심하게 더럽다는듯한 눈빛만 보냈을뿐....

섬뜩했다.

내가 왜 말을 했을까? 소용없는짓을.

나만 더 이상하게 나쁜년 취급당하고..................

세상에서 그때처럼 엄마라는 인간이 소름끼치고 미웠을까?

처절한 배신감과 세상은 정말 나 혼자구나!

뼈저리게 부르르 떨며 이를 갈며 느끼고 느꼈다.

이젠 그 어떤 말도 절대 엄마하고는 상의하지 않으리라.......

내가 이젠 엄마를 인정하지않으리라.

그때부터 나에겐 엄마라는 단어의 의미가 사라졌다.

가슴이 저리다.

십수년이 지나도 항상 가슴이 아프고 저리다.

 

그밤 집뒤 산속에서 늦가을의 추위에,무서움에 오들오들 떨며 내가 죽어야되는것인가,

아님 더열심히 살아나가야되는것인가를,

깜깜한 어둠에게,밤하늘에게 ,별에게,벌레들에게,신에게,정말 모두에게

 묻고 또물어가며 한없이 울었다.

추워서 바위틈사이에비집고 들어가 몸을 숨기고 밤을 샜다.

그날은 정말이지 도저히 집에 들어갈수가 없엇다.

몸이 발이 말을 안들어,

아님 집이무서워서,

아님 엄마가무서워서,

아님 오빠가 무서워서,...................................

긴밤을 어떻게 견뎠는지........

아침에 젖은몸으로 떨며 들어갔으나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슬프다.내가 너무 불쌍하고 슬퍼서 날 위해 내가 다시금 울어줘야했다.

이젠 내가 살아야겟다는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

그날이후 새벽 산행을 시작했다. 새벽잠자리를 피할수 있었다.

4시에 시계울리게하고 5시에 여중생이 깜깜한 산행을 시작했다.

산정상까지 1시간30분이면 갔다올수있었다.

처음엔 힘들고 무섭고 다리도 아프고 졸리고그랬지만  집에서 새벽마다 당하는 성폭행을 벗어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그리고 이젠 산에서 만나는 산사람들과도 인사도 주고받을수있게 익숙해졌다.

어린 아이가 참 대견하다고 칭찬이다.보는사람마다.

남의 속도 모르고,

하지만 그렇게 했다.

이젠 남들이 나를 좋게 여기도록 받아들이면서 살아야겠다.

우리 가족에게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것이다.

다만 내가 스스로 독립해서 나가기 전가지는 취할것은 악착같이 취하면서 살것이다.

나를 위해서 이젠 양보하지않을것이다.

내것은 내가 찿아야지.

 

산과 친구가되었다.

일요일이면 책싸들고 산에올라가 공부하다 풀과 벌레들과놀다 해질무렵 내려오곤한다.

산이 나의 보금자리고 은신처고 치료약이었다.

참많이도 산과 이야기하고 친구가 되어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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