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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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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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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의 만남 1.


BY 그리움 2007-03-24

잠시 옛생각에 젖어 잇던 복녀가 잠시 가방을 베고 누어있을때 일을 나갔던 올케가 돌아.

부지런히 집에 돌아와 아이들 저녁을 챙겨 생각에 바빴던 복녀의 올케는 댓돌에 있는 낯선 신발에 놀라서 보니 복녀가 엉거주춤 일어 나고 있다.

언니.......?’

아니, 이게 누구야. 아가씨! 아니 여길 어떻게... 지금 어디서 오시는 길이어요?”

그러면서 대문 밖을 둘러보며 문단속을 다시 하는 복녀의 올케이다.

미국에서 그제 도착했는데 전에 있었던 해방촌에서 하루 자고, 그리고 소정리에서 하루 잤어요. 그곳 삼거리 공판장 여자가 가르쳐 주었어요. 그리고 나서 이리로 오는 길이어요.”

~ ...”

하면서 잠시 여러가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는 복녀의 올케이다.

 

이런저런 인사를 주고 받은 후에 복녀가 묻는다.

"엄마는 어떻게 돌아 가셨어요?"

올케는 잠시 숨을 들이쉬더니....

아가씨가 떠나고 난 후에 영덕이 엄마가,  아가씨가 미국으로 미군을 따라 갔단 말을 동네 사람들한테 하고 난 후 우리식구들은 동네에서 살기가 그래서 이리로 이사를 왔어요. 그래도 아가씨 하나만 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어느날 어머니께서 어디에선가 미국으로 미군을 따라 여자들이 대부분 이혼을 당하거나 매를 맞고  힘들게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시고 나서부터는 아가씨가 불쌍하다면서 밥도 안드시고 시름시름 앓다가는 그만 재작년에 가셨어요. 가시기 전날부터 그렇게도 담위에 새가 와서 울더니만 그다음날 어머님이 가셨어요. 죽기 전에 아가씨 얼굴 한번만 봤으면 소원이 없다고 하셨지요. “

올케의 말을 조용히 들으면서 복녀는 오열을 참을수 없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렇게 식구들을 원망하면서 일절 편지도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자신을 기다리다가 돌아 가셨다니.....

"참 아가씨 잠시 기다리세요 얼른 저녁 지을께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혼자 오신거여요?"

 

부엌으로 나간 올케는 된장찌게에 짠지를 무쳐서 밥상을 들여 왔다.

"아가씨, 시장하시죠? 어여 먹어요. 얘들아 너희도 얼른 밥먹자."

아이들이 상으로 다가와서 밥을 먹는다.

얼마만에 먹는 된장찌게와 짠지인가?

그동안 이런 짭짤한 음식이 너무나 그리웠던 복녀는 얼른 밥 한그릇을 먹어 치운다. 비록 보리가 반이나 섞여있는 밥이지만 너무나 맛있었다. 된장도 어쩜 이렇게 맛있나. 밥을 먹고 나니 복녀는 피로가 몰려 들어온다. 아마 긴장을 했었기에 피로했었나 보다. 그래도 올케가 자신을 내치지 않고 이렇게 받아주니 고맙기만 하다. 그러나 아직도 내일 큰오빠를 만나는 것은 걱정이 되기만 하다.

아가씨 졸린가보다. 그럼 한숨 자요. 오빠는 내일 밤에 올거여요.’

얘들아 너희들은 숙제 했냐?’ 하며 아이들을 챙기는 올케다.

올케가 아이들의 방에다가 자리를 주고는 자라고 한다.

 

복녀는 그방에서 누워 있다보니 그래도 10년동안 침대생활을 했다고 등이 배기는 것이었다.

그녀는 다시 일어나 가방에서 올케언니의 선물을 꺼내 가지고 다시 불이 켜진 안방으로 들어 갔다. 아이들은 벌써 잠들어 있다.

"언니, 이것 쓰세요."

"아니 이게 무어여요?"

"언니 밤에 자기 전에 세수하고 이것 바르고 주무세요. 피부가 고와져요."

"이게 구리무여요?"

"네"

"그리고 이건 아이들 반찬 해주세요."

하면서 햄을 내놓는다.

"아니 비싼것을? 아까 아이들에게 과자와 초코렛도 주셨으면서....아이들이 너무 맛있다고 좋아 하던데..."

올케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아가씨 미국은 어때요? 살기 좋죠?”

검둥이들도 많아요? 남편은 줘요?”

언니, 제가 사는곳은 검둥이들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남편은 아주 착해요.”

아유,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시집 식구들이 무시하고 그러지 않아요?”

따로 사는데요,

그래요. 다행이다.”

다행은 무슨 다행?

영어를 못한다고 식구들이 모이기만 하면 모두들 흉을 보는것 같아서 기분이 나쁜데 시어머니란 여자는 밤낮 남편을 꼬여서 어디 데려다 달라고 전화를 하는데...

그래도 남편의 새아버지가 살아 있을때는 괜찮았는데 양반이 돌아 가시고 나더니 이건 하구헌날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이기만 하면 남편을 불러서 어디 데려다 달라고 하는 바람에 둘이 있을 시간이 없을 지경이다. 미국여자면서도 한국사람인 자신도 운전면허증을 땄는지......

그러고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기만 하면 모두들 모여서 남편인 데이브하고 떠들고 웃는 통에 갔다만 오면 부부싸움을 했었다. 남편은 아니라고 했지만 모두들 흉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 내가 해간 음식은먹지를 않는다.

그렇지만 복녀의 자존심상 그런 이야기들은 절대로 할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올케가 조심 스럽게 묻는다.

아가씨, 그런데 아이는요?”

아직 없어요.”

어머 그럼 시집 식구들이 뭐라고 해요? 남편은요?”

아이, 미국사람들은 그러지 않아요. 없으면 아이를 데려다 키우고 그러지 여기처럼 여자를 구박 하고 그러지 않아요.”

  말을 하는 중에 복녀는 전에 잠시 같이 살았었던 남자와 그의 어머니가 생각이 난다. 쥐뿔도 없는 집에서 먹을것은 항상 지네들이 먹고 남은 것을 먹게 하면서는 아이가 생긴다는 핑계를 대고 엄청나게 두들겨 팬 사람들이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언니 그만 잘께요.”

그래요. 내일 천천히 일어 나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도 없으면 다들 나갔나 보다 생각하구요.”

.”

 

다시 건너방으로 건너간 복녀는 새삼 방을 둘러 본다.

아직도 없는 살림이기는 하지만  전처럼 먹을거리가 없지는 않은것 같다.

자리에 누워 이생각 저생각을 하다가는  피곤에 지친 몸이 스르르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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