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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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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루는.


BY 지니 2006-05-25

비오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연이는 잠옷을 입은채로 창가에 서서 비를 보았다.

베란다가 따로 없는 주상복합아파트의 25층의 43평 아파트.

그곳에서 느끼는 비는 참으로 답답하다.

벌레나 개구리처럼 벽이나 유리창에 달라붙을수있는 그들의 능력이 아주잠깐 부러웠다.

나가기는 싫고 비는 맞고 싶고 그렇게 한참을 갈등하다가 주섬주섬 옷을 입기시작한다.

 

내가 좋아하는건 비보다 비가 흙바탕에 떨어지면 그 흙에서 나오는 흙냄새가 그리워서일지도 모른다고 연이는 생각했다. 비냄새를 생각해보려고 하면 떠오르는것은 흙탕물냄새일뿐이니까.

 

하긴 요즘은 비맞은 흙냄새도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자신의 존재감처럼.

 

노란우산을 들고  긴퍼머머리를 아무렇게나 묶고 화장도 안한 월남치마입은 아줌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스타벅스에 들어가 앉아있기란 그다지 쉬운일이 아니여서 아주잠깐 고민했다. 들어갈까 말까.들어갈까 말까.

 

하지만 우선 그 커피향이 코끝을 타고 혈관을 흐르고 있었고 잘못본것이 확실하겠지만  초록 원안에 왕관쓴 긴 퍼머머리여자가 들어오라는듯 잉크를 하는것이였다.

 

오전 , 비오는 거리, 스타벅스, 커피향....모든것이 다 마음에 들었다.

가끔 아주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