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었다. 달이 유난히도 밝다..
저녁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제각기 삼삼오오 모여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이 수근거린다.하집사님 첫째아들봤느냐고..
너무 잘컸다고 멋지다고..
예림은 귀가 조금 솔깃하다.
예림은 괜히 센치해진 기분을 추스르려 다시한번 백사장으로 나가보았다.
따뜻한 느낌들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물 흐르는 소리 벌레우는 소리가 들린다.
'음.. 기분좋다. 하늘에 별도 잘보이고 달도 밝고.. 너무 낭만적이야..'
예림은 영화속 주인공같은 기분에 취해 혼자서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사뿐사뿐 걷는 예림의 모습이 그 또래 아가씨들이 그렇듯 너무나도 예쁘다.
모래사장 가운데 또래의 올망졸망한 남자아이들이 모여 놀고있다.
갓 중학생이 된 어설픈 남자아이들 몇명..그리고 유난히 키가 크고 피부색이 까만 아이가 예림의 눈에 들어온다.
"너희들끼리 노는거야??누나 여기 앉아도돼니?"
"네~~~!!"
이제 사춘기인 소년들사이에 예림은 호기심대상인것이 분명했다.
예림은 돗자리 한가운데 자리를 차고 앉았다.
"니가 재혁이야? 많이컸네??몇살된거니?"
"이제 16살이에요.. 누난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네요..늙지도않고..하하"
수줍음도 없는지 그 까만피부의 아이는 농담까지해가며 예림의 옆에 바싹 다가앉는다.
'요놈봐라.. 7살이나 누나인데 장난을 치는것좀봐..귀엽네'
예림의 바라보는 그아이의 크고 맑은 눈이 빛난다.
"그래 몇년전 호주가기전에 봤을때랑 너무 틀리다. 너.. 키가 몇이야? 엄청 컸네.. 좋겠다. 키커서..ㅎㅎ 누나도 키좀 컸으면 좋겠다.."
예림은 재혁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만져보왔다.
염색을 했는지 갈색의 부드러운 머릿결이 손가락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갔다.
피하지않는 재혁..
어색하지않으려고 '누나'란 말을 강조하며 예림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너 누나 기억나니?"
"네.."(보고싶었어요)
"그래? 어릴때여서 생각안날줄알았는데..ㅎㅎ. 머리는 누가 해줬어? 색이 너무 이쁘다."
"엄마가여.."
"ㅎㅎ그래? 아직 애기구나??ㅎㅎㅎ"
예림은 재혁을 무릎위에 살며시 눕히고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워... 너무 잘생겼다..어릴때랑 너무 틀려.. 만화에서 막 빠져나온아이같아.'
재혁은 예림의 무릎위에누워 예림이 묻는 말에 조용 조용 대답했다.
"너 호주에서 인기많았겠다. 그치?거기 여자애들 이쁘지?"
"글쎄요.. 그런거 신경안써요..<인기많다는 소리야??>이쁜애들 없어요..(누나가 젤 이뻐요..얼마나 보고싶었는데)"
하재혁.. 초등학교 6학년의 유난히 까맣고 키만크던 그 아이
이제 잘생긴 이목구비와 세련되고 당당한 카리스마를 가진 아직은 어리지만 멋진 남자가되어 3년만에 다시 예림의 눈앞에 와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