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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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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그 인연의 시작


BY 프르프라 2005-07-31

뽀얀 살결에 귀여운 꼬마한명.. 너무 너무 귀여워 그 통통한볼이 얼얼할때까지 꼬집어준다..

그 옆에 날 보고 서있는 까만피부의 껑충한 초등학교 6학년의 남자아이..

 

"어쩜 형제가 저리 안닮았지? 동생은 뽀얘가지구 너무 귀엽게 생겼는데 형은 까만것이 혼혈아같아..ㅋㅋ"

 

"동생은 엄마 닮고 형은 아빠닮았나보지뭐.."

 

"그런가??그래두 너무 안닮았네... "

"엄마.. 저녁 뭐해먹을꺼야??... 더운데 냉면이나 해먹자.. "

 

1994년 무더운 여름 교회 여름 성경학교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참..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아이..

일찌감치 공부에는 뜻이없어 인문계학교에 진학을 했어도 학업은 접어둔채 그저 자신만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완성하려 수업시간에는 멍하니 딴생각을 하던 지극히 평범한 아이..

이제 막 졸업을 하고 처음 맞는 20대의 첫 여름..

예림은 그렇게 하루하루 평범한 행복을 즐기고있었다.

 

일년.. 이년.. 예림에게도 시간은 흘러가고 이제 풋사과같던 스무살이 아닌 세상때가 조금씩 묻어가는 23살의 아가씨가되었다.

 

"이번여름 교회 캠프는 어디로가는거야?? 갈까??말까?? 재미없을꺼같은데..."

"경북.. 어디라더라?? 강인데 백사장이있다데..특이하게.. "

"음... 그럼 엄마.. 난 둘째날 갈께.. 첫날부터 가면 너무 길어서 쫌.. 짜증나.."

 

그나이 또래의 젊은이들이 그렇듯 예림도 가족들과 섞여 놀러가는것에 조금 답답함을 느끼고있었던것이다.

하지만!! 가지않을수없었다..

교회 청년부들사이에 예림은 인기만점.. 그리 미인은 아니지만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같은 신선함과 타고난 애교스런 말투에 교회청년들 사이에 예림의 추종자들이 꽤 있었던것이다.

이것을 놓칠리없는 예림..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예림은 한편으론 그것을 즐기고있었다.

한남자를 만나면 지고지순하지만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들을 조금은 이용할줄도아는 여우같은 아가씨 예림..얄밉다.

 

고속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혼자만에 여행을 즐기는 예림..

버스는 구비구비 국도를 따라 처음 보는 희한한 이름의 마을들을 훓으며 지나갔다.

그렇게 3.4시간을 지나 작은 터미널에 도착한 예림은 작은 가게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샀다..

"서울에서 왔나봐..아가씨??피부가 뽀얀게 틀리긴하네..허허"

"네~.."--;;

'서울사람은 어딜가도 티가난다더니.. 선탠좀 해둘껄그랬나.. 촌시렵나??'

예림은 중얼거리며 마중나올 엄마를 기다렸다.

 

"예림아~ 잘찾아왔네.."

"아.. 그럼 엄마 나이가 몇인데..호호"

마중나온 엄마와 교회 집사님차를 타고 캠프장소로 이동중인 예림..

가끔은 그런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연속극에서 나오는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여인처럼 혼자 조용히 작은 시골마을에 내려와 살면 어떨까?? 예림은 가끔 생각한다.

 

"오늘 하집사님댁도 오시나봐요? 진짜.. 몇년만이야~? 그집아이들도 많이 컸겠네.. 작은아이가 유치원생이었는데..그쵸? 집사님은 벌써 만나보셨죠?"

 

"네.. 아이들이 많이 컸더라구요 큰애는 중학생인데 키가 어찌나 큰지..허허.. 요즘애들은 빨리도 크데요~"

 

"엥?? 하집사님?? 몇년전에 호주가셨던 집사님말이야?이번에 아주 들어오신거야??엄마?"

"응.. 그렇다더라구 너 재민이 기억나지?귀엽다구 맨날 볼 꼬집더니..호호호"

"하하.. 응 기억난다. 진짜 귀여웠는데.. 뽀얀게 얼마나 이쁜지.. 아직두 그렇게 귀여울까?

"글쎄.. 남자아이들은 자라면서는 안이쁘잖아.. "

"음.. 글쿠나.."

 

 

백사장.. 강가의 백사장이라니..

맨발로 햐얀 모래를 조심스레 밟아보는 예림의 눈에 즐겁게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이 보인다.

예림은 서울에 두고온 남자친구를 까맣게 잊은채 시골의 맑은 공기를 들여마시며 한가롭게 고운 백사장을 거닐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