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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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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이 그리워질때


BY 지은 2004-11-27

혜원은 마법에 이끌리듯 그의 옆에 앉았다. 그남자의 모습이 너무도 슬퍼보여서 일까? 혜원의 가슴에도 그의 슬픔이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 무슨일이..." 혜원은 말을 하다말고 멈추었다. 그의 옆에 가만히 있어주는 게 슬퍼보이는 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분이 흘렀을까? 말없는 침묵속에 시간이 흘러가고 그남자가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오늘 사랑하는 여자를 보냈거든요. " 짧은 몇마디의 말 속에 그의 슬픔이 묻어나왔다. " 그녀를 잊으려면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할까요? 그녀의 얼굴. 목소리. 숨소리조차도 나에게 그대로 남아있는데..."

혜원은 그남자의 힘없는 어깨를 보며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그의 말을 가만히 들어줄수 밖에 없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했어야 했는데 ...그녀가 아파할때도 난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어요.그냥 지켜보기만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할때 고통을 함께 할 수 없었던 그마음은 혜원도 느껴 본 적이 있다. 친정엄마가 아파서 고통으로 신음할때 그녀또한 함께 고통을 나눌수도 그 고통을 덜어줄수도 없다는 무기력함에 그녀또한 얼마나 아파했던가?

"사랑한다는 그분도 당신이 옆에 있어주었다는 것 때문에 행복했을거예요." 혜원은 이런 남자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그여자가 갑자기 부러웠다.

언젠가 혜원은 남편을 사랑하는지 생각해본적이 있다. 혜원도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감정을 묻어두고 살아왔다. 이남자를 보며 가슴 한편에 묻어 두었던  그녀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 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