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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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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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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런 여자[6]


BY 플레이 걸....ㅋㅋ 2009-12-01

금요일 오후 유미 손에 끌려 잘다니는 찜찔방 '하늘나라'에 왔다. 시원하게 떼도 밀고 경락 맛사지도 받았더니 일주일 내내 쌓였던 피로가 한번에 풀려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시원한 녹차를 반컵정도 쉬지 않고 원샷을 하듯이 마셨다. 젖어 있는 머릴 한쪽으로 모아 높이 묶는 날 보던 유미가 고갤 갸우뚱 했다.

 

"너 ..이거 뭐야....?"

"뭐...?"
"여기 이거.....모기에게 물린건 아닌것 같고......생채기가 난것 같은데.....많이 빨개....아니 좀 푸르스름한게 꼭 심한 멍이 들었다가 풀려가는 것 같아.....암튼 상처 치곤 꽤 큰데....?"

갑자기 오싹 했다. 묶으려고 높이 들었던 머릴 내려 놓았다. 그제 차현석 에게 심하게 빨린 목뒤의 한 부분 이였다. 생각지 못한 유미의 말에 가슴이 콩딱 거렸고 입안 가득 매운 고추를 물고 있는듯 얼굴이 붉게 화끈 거렸다.급한 마음에 방금 마시다 만 냉 녹차를 다시 들어 마지막 까지 한번에 쭉 들이 마셨다.

 

묘한 얼굴의 유미........손을 들어 얼굴에 부채질을 하는 날 물끄러미 봤다.

 

"다른 사람이 그거 보면 상당히 많은 추측을 하며 오핼 할꺼야........"

"..............?"
".....꼭 키스 마크 같아.......입술 모양이 드러나 있거든......."

"...무슨.....모...모기 에게 물려서 그래.......너무 가려워서 좀 심하게 긁었더니 상처가 크게 낫나봐........."

"......모기 물린 상처 아니네요.......심하게 긁었으면 피부가 까졌겠지......이건 안에서 피가 몰렸다가 응어리진 멍울 같은 거라구......속일걸 속여......너 요즘 나모르게 연애하지?뭐 굳이 말하기 싫음 하지 않아도 되지만......알아온 세월 만큼 무지 섭하다는 것만 알아둬...."

 

갑자기 샐쭉 해지는 유미 였다. 기막혀 하는 내 표정을 보고도 굳힌 얼굴을 피지 않고 있었다.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정말 난감 했다. 거짓말로 둘러쳐서 말하면 금방 눈칠 첼테고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기도 좀 그렇고 곤혹스러워 하는 내 표정을 보고도 얼굴을 펴지 않고 꼭 사실을 알아야 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유미였다.

 

" 좋아 ....말하기 곤란하면 내가 먼저 물어 볼께......"

 

갑자기 정색을  하며 날 보는 유미였다.

너 혹시 너희 팀 권실장 하고 사귀니?"

정말......띵 했다. 우리 실장하고 내가 사귀다니......?

이무슨 해괴 망측한 소리인가......?

놀란 듯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유민 입술을 쫑끗거리며 잠시 고개짓을 하더니 내게 다시 물었다.

 

"너 사귀는 남자 .....권현준이 아니란 말야?"
"그게 무슨 소리야......?내가 권현준 이랑 사귄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럼....얼마전에 왜 둘이 복도에서 얼굴을 굳히면서 심각한 분위길 만들었던 거야.....?입빠른 여자들이 너희 둘 보고 이미 발없는 말이 천리를 뛰어갔다구........"

 

정말......얼마전 그 사표 사건 이였나 보다......복도에 누가 있는지 생각도 못하고 벌인 일이였으니.......근데 그게 왜 그렇게 소문이 난건지......수진인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않던데......하긴 비서과와 일반 여사원들과는 알게 모르게 약간의 갭이 있으니......얼마 안된 소문이니까 민수진은 듣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암튼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니.....짜증이 났다.

 

"너 정말 나 한테 비밀 만들거야?넌 믿지 않겠지만 난 정말 너 따라서 여기로 들어온거야.물론 네 작은 아버님 이신 전무님의 권유가 있긴 했지만........대학원 진학 포기 하고 너 하고 헤어지기 싫어서 온거라구.....그런 내게 네가 이렇게 배신을 때리면 안된다는 거지 내말은......정말 말 안해?"

 

늘 나오는 연설이 시작될것 같아 난 조그만 한숨을 내 쉬고는 날 빤히 올려다 보는 유밀 내려다 보면서 결심을 굳히고 사실대로 말했다. 차현석이 내 상관으로 오면서 눈밖에 나서 짤릴려고 내가 벌였던 해괴망측한 일 부터 그저께 있었던 일 까지 모두.....마지막에 아마도 차현석이 변태기질이 있는것 같다는 얘기로 끝마무리를 했다.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보는 유미.....마치 내가 없는일을 지어서 말한 것처럼 얼굴을 기묘하게 찡그리고 있었다. 하긴 직접 당한 나조차도 차현석이 그런 변태에다가 뻔뻔한 남자인줄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니.....평소 자기 이상형과 가깝다는 차현석에 대해서 유미가 쉽게 납득을 할수가 없겠지.....유민 내게 터놓고 속을 내비치며 차현석과 사귀고 싶다고 했다. 난 혼자 속으로 유민 가끔 모임에서 차현석을 만나고 오면 가슴이 답답하다며 차현석에 대해서 내게 많은 얘길 했던 차현석을 짝사랑 하고 있었다.

 

" 정말......현석씨가.....아니 사장님이 그랬단 말야?"

 

영 믿을수 없다는 얼굴의 유미.....난 기분이 좀 나빠지려고 했다.

 

"그럼 넌 내가 이 말도 안되는 얘길 지어서 말했단 말야......?나도 차현석이 그런 사람인줄 생각도 못했으니까......하지만 난 하나도 덧 붙이거나 빼지도 않고 사실대로 얘기한거야..."

 

"근데.....수진인 한번도 그런 얘기 없던데......네 말처럼 너랑 사장이 그런 일을 벌이고 있다면 권현준이나 수진이가 눈치를 쳈을 텐데 그 입싸기로 소문난 민수진이 아무런 말도 없었다구 ......그런일 생기면 금세 우리부서로 쪼르르 달려와 눈을 반짝이며 입을 놀리는 앤데.....잠잠하단 말이지...."


"알았어.....내가 다 지어낸 얘기야.....하지만 난 내 목뒤의 키스마크에 대해서 내게 속임하나 없이 다 말한거니까 믿건말건 그건 네 맘이고 더는 묻지마 그럼!!"

정말 기분이 나빴다. 남은 기껏 생각해서 말했더니 거짓말로 치부하고.......알아온 세웖만큼 섭섭한건 네가 아니라 나다 이지지배야......그런 얼굴로 쏘는 날 보더니 유민 고갤 갸우뚱하는 척 하며 고갤 돌렸다.

 

녹차를 한번 휘이 저어 입으로 가져가 몇모금 들이마시더니 유미가 좀 심각한 얼굴로 날 봤다.

 

"너 혹시 알고 있어?"

"뭘....?"

"사장님 말야....혼담 얘기 오가는 거....들은 얘기 없지?"

 

누군가 세게 뒤통수를 치는것 같은 혹은 굵은 동앗줄로 목을 세게 잡아당기는 기분.....금방 이라도 숨이 막혀 컥컥 거릴수 밖에 없는 충격이 날 강타 했다. 들고 있던 책을 떨어 트리며 순식간에 변한 얼굴을 제대로 수습도 못한체 고스란히 속을 드러내고 있는 날 보며 유민 난처한 얼굴을 하며 곤혹 스러워 했다.

 

"입사 동기이긴 하지만......사장님은 우리보다 두살이 많은 서른이잖아......후계자 수업도 모두 끝마친 마당에 남은게 뭐겠니.....?위로 누님만 두분이고 외아들이나 마찬가지 잖아.....일본 연수 가기전 부터 혼담이 오고 갔는데 갔다와서 한다고 미루웠었는데.....이번에 본격적으로 서두르고 있다고 하더라......."

 

"......"

 

"......네 얘기가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이다......사실 나 차현석씨 맘에 둔지 오랜데......부하 여직원을 성희롱 하는 파렴치한 이라니....정말 깬다......정말 ......회사 .....다녀야 할지 ....갑자기 맥이 탁 풀리는게.....사는게 귀찮아 지고 싫어진다야....."

 

정말 속이 많이 상한지 유민 녹차를 원샷하더니 블랙의 커피를 한가득 담아 가지고 와서 그것도 반이상이나 비워 버렸다. 얼굴을 찡그리며 내게서 얼굴를 돌리고 드러누워 버리는 유미 였다. 괜히 .....사실대로 말한건 아닌지.....맘이 않좋았다.

 

근데.....정말 차현석 인간 말종 아닌가......?평소 날 얼마나 우습게 알고 얕잡아 봤으면 혼담이 오고가는 중에 내게 이런 행동을 하다니.....더구나 내가 친딸은 아니지만 회사 전무의 조카 딸인데 작은 아버질 봐서 라도 내게 그런 짓을 하면 안될텐데......정말 변태란 말인가....?작은 아버지도 나 만큼이나 우습고 만만하게 보였단 말인가......휴.....왠지 화가 나는 일인데도.....화보다도 맥이 풀리며 속이 아렸다.

 

눈가에 힘을 주며 참으려 했지만 뜨거워지는 눈가에 닿는 물은 어쩌지 못했다. 유미도 고갤 팔에 파묻은 폼이 나처럼 울음을 참고 있는것 같았다. 유미가 차현석에 대한 마음이 이렇게 깊은 것인줄을 생각지 못했다. 내가 더 많이 애태우며 짝사랑으로 속앓이을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나 보다. 유미도 나 못지 않게 가슴앓이가 컷나 보다.괜히 미안해 지는 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