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얼빵의 대가 이 발전..
스프레이 사건 이후의 별명이다
잘해보자 했던 그 의도는 알겠으나 인증되지 않은 불량 물품으로
우리 둘이 고생한걸 생각하면 이 정도 별명은 약과에 불과하다
하지만..
함께했던 시간에 내가 느낀 감미로운 손길과
부드러운 입술
또 사랑의 행위
머리속에 맴돌며 얼굴에 홍조를 띄게 만든다
인간이기에 누릴수 있는 원초적인 느낌..
자손 번식과 더불어 오르가즘이란 묘한 기분..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기에 더한 쾌감을 맛볼수 있다는 것을
비로서 결혼 하고서야 터득할수 있었다
발전이는 밤만 되면 활활~ 타오르는 몸뚱이로 나를 곧잘 덮쳤다
물론.. 나 역시 이런 반응을 싫어하진 않지만
그 전에 앞서
피임이란 것이 골 머리를 앓게 했다
주위 친구들 에게도 딱히 물어보기 곤란하고
그렇다고 발전이에게 묻기는 더욱 더 남감했다
뭐 아는게 있어야 대화를 해서 물어 보던 말던 하지..
나이를 생각해서 아기를 바로 갖고 싶긴 했지만
이 재미를 더 느끼고 싶었다
결혼하자 마자 임신으로 인해 배 불뚝이가 되는것도 싫고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 둬야 하는것도 싫었다
아직은 잘나가는 도도희란 말씀..
피임이라는거~
생각보다 어려웠다
백과사전까지 총 동원해서 나름대로 공부를 해 보았지만
뾰족한 방법과 내게 맞는 피임법을 터득하기란 보통 어려운게 아니였다
한가한 일요일 낮 시간이였다
발전이는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고
난 그 옆에서 잡지책을 보고 있었다
<에~에~에취~~~>
<에..에..푸에취~~~>
{어라? 왜이러지?}
<발전아~ 거기 서랍에 있는 감기약좀 줘~>
<서랍?>
<응~텔레비젼 아래 서랍 보이지? 거기 안에 있어>
<왜? 너 감기 걸렸어?>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머리가 지끈 거리네..콧물도 나고..>
<그럼 병원을 가야지>
<그 정도는 아니야.. 비상약 있으니까 그거 먹으면 돼>
<아냐아냐~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병원가자>
<지금?>
<맞다~ 오늘 일요일이지. 내일 나랑 같이 가자>
<알았어 고마워..>
결혼이란 이런 거였구나
뭐든지 함께 할수 있다는것..
함께 하는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 이라는것..
웃음이 흘러 나왔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도 행복을 느낄수 있다니..
이렇게 살고 싶다
기왕이면 오랫동안..
이 감정을 서로의 마음속에 담고서
언제까지 함께 하며 살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다
은연중에 행복이라 생각한 내 자신을 느껴보며
나는 의미있는 웃음을 짓고 발전이를 쳐다 보았다
<아프다면서 왜 그렇게 웃어?>
<그냥~ 그냥 행복해서..>
<에이~ 그런게 어딨어~>
<아냐 발전아.. 이 순간이 참.. 행복해>
<나두 그래.. 너랑 있어서 나두 행복해>
<고마워.. 내 사람으로 있어줘서.. 앞으로 사랑만 하고 살자 응?
<그래.. 근데.. 도희야?>
<응?>
<너.. 근데에~ 뭐 잘못 먹었어? 너무 닭살 스럽다>
<뭣!!!!!!!!!!>
분위기 흐리는데 도사다 이발전..
뭔 말을 더 잇겠는가
은연중에 피어오른 내 감정에 찬물 꼈지듯 확~ 하고 분위기 바꾸는데 당할자가 없다
{그럼 그렇치.. 너 답다 너 다워}
그날 저녁 늦은 밤부터
심한 열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었다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은 행복한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었지만
발전이는 이런 나를 아랑곳 하지 않고 이불까지 똘똘 말고 퍼 질러 잔다
<발전아.. 발전아..>
<음~ 좀만.. 좀만 더 잘께..>
<일어나봐.. 나 .. 너무 아파.>
<음냐~ 서럽에 있는 약 먹어..>
<발전아아~~~~~~~~>
울고 싶었다
아내가 옆에서 몸이 불떵이가 되던 말던
잠에 취해 쳐다보지도 않고
그 와중에 서럽속에 있는 약을 기억하고 있다니..
{신이시여~ 저 사람이 아까 전의 그 사람입니까?}
밤새 한 잠도 못자고
서러워서 눈물까지 똑똑~흘려가며 밤을 세우다 시피 했다
고열에 시달리다 보니 입술이 메마르고
바싹 말라 하루밤새 다 갈라지고 말았다
<도희야~ 열이 너무 많아.. 안깨우고 뭐했어>
<끙~~~>
<안되겠다.. 어서 병원에 가자>
<냅둬~ 이러다 죽게 그냥 냅둬~
<무슨 소리야.. 언능 일어나봐>
<너 그냥 출근해.. 이따 엄마 온다고 했어>
<장모님이?>
<나.. 말할 기운도 없으니까 언능 꺼져~>
<왜그래~ 아픈애를 두고 어떻게 출근해..
부장님께 전화 좀 해줄래?.그래~ 너네 고모부니까 전화좀 해봐>
<야!!!!!!!!!!!!!!>
아~ 기운없어 죽겠는데 저것이 승질까지 돗군다
가까스로 발전이를 출근 시키고 엄마가 쑤어온 죽을 먹고 병원으로 갔다
큰 이상은 없고 피로가 누적되서 온 몸살이라 했다
하긴 무리를 하긴 했다
결혼하고 발전이 뒷감당에
또 그 후엔 밤마다 잠도 안자고 그짓 거리만 했으니..
<마지막 생리는 언제 하셨죠?>
<곧 있으면 하는데요>
<임신 관련 있으십니까?>
<네? 글쎄요.. >
<그럼.. 생리 할때 까진 약은 갖고 계세요>
<왜죠?>
<혹시라도 임신 하면 항생제를 쓸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아~ 네에..>
병원을 나오면서 다시한번 내가 결혼한 여자란걸 실감할수 있었다
어쩌면 임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러면 안되는데.. 이거 이거 그렇게 되면 차질이 생기는데..}
약국에 들어가서 나는 의자에 앉아 있고
엄마가 대신 약사에게 처방전을 주었다
주위의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다가
우연히 눈에 띄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게 뭐지?}
아무 생각없이 성냥갑 같은 상자를 집고
이리 저리 무엇인가를 보다가
<헉~>
콘..콘돔이였다
순간!! 바로 놓을려고 했는데 호기심이 생겨 좀더 자세히 콘돔을 보고 있었다
<도도희씨~>
{엄마야~}
나.. 너무 놀라서 그 콘돔을 내 주머니 속에 슉~ 하고 넣어 버렸다
가슴이 둥당당당~ 뛰고 얼굴이 후끈~ 달아 올랐다
누가 봤을까봐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심히 눈동자를 잽싸게 굴렸다
엄마는 약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중이고 약사도 설명 하느라 나를 보지 못한거 같다
잠시 기회를 노렸다
주머니 속에 있는 그 것을 제 자리에 놓으려고 다시 올려 놓으려는 순간!!
<삐익~>
하고 문이 열리더니 손님이 들어온다
나.. 할수없이 그 물건 주머니 속에 도로 집어 넣었다
아무도.. 아무도.. 모른다
엄마도, 약사도, 좀전에 들어온 그 손님도..
{그냥 나가자.. 아무일 없던 것처럼.. 그냥 나가버리자}
병원 가기 전보다 더 벌건 얼굴로 집에 돌아 왔다
<도희야~ 너 괜찮니? 혹시 임신 한거 아니야?>
<아냐 아냐~ 엄마 빨리 집으로 가>
<엄마 그냥 오늘 여기 있을께>
<아냐 괜찮아.. 많이 좋아졌어 그러니까 엄마 빨리 집으로 가>
<이 서방이 잠자느라 너 돌보지도 못했다 면서..>
<이제 다 났어.. 아무렇치도 않아>
걱정하는 엄마의 등을 거의 떠다밀다 시피해서 돌려 보냈다
그리고선
주머니 속에 콘돔을 꺼내 어떻게 해아 할지몰라
이곳저곳에 숨겨 봤다
하지만..마땅한 장소가 나오질 않았다
{어떻하지? 아씨.. 미치겠네}
종일.. 고민 아닌 고민을 하다가 옷장 깊숙이 넣어 놓고 발전이를 기다렸다
그날 저녁 발전이는 미안하다며 백화점에서 전복죽을 사 왔다
콘돔생각에 내 표정이 들통 날 까봐 맛있게 먹는 척 했다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내 신랑이 최고네..
다행이 난 임신 하지 않았고
약을 먹지 않고도 몸살에서 금방 벗어날수 있었다
깊숙이 숨겨 놓은 그 콘돔은
한달 동안 써먹질 못했다 아니 밝힐수가 없었다
차마.. 훔친 거라고..
그러던 어느날..
<발전아~ 우리 피임 해야 하지 않아?>
<피임?>
<응.. 나 지금 바로 임신 하는건 싫은데.. 너두 그렇치?>
<글쎄~ >
<우리 조금만 더 있다 임신 하자.. 응? 응? 응?>
<그래~ 어차피 지금 갖으나 내년에 갖으나 뭔 차이가 있을라구>
<그치그치? 그래서 그런데에..>
그날밤
훔친 콘돔을 사용했다
사과향에.. 돌출에.. 이상 야릇한 문구가 쓰여진 훔친 콘돔을..
그러나..
훔친 사과가 누가 맛있다고 했던가?
훔친 사과향 나는 돌출형 콘돔은 불량 품이였다
빵꾸가.. 빵꾸가 나서
그달에 바로 임신이 되 버렸다
아~ 우리는 둘다 왜 이럴까
나도 모르게 도도함은 없어진지 오래고 어리버리 띨빵의 대 명사
이 발전의 아내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