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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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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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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3-12-12

에고이스트; 샤넬에서 나오는 남성향수.

 

                 남다른 개성을 지니고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감 있게

  

                삶을 살아가는 현대적인 남성을 위한 낭만적이며 금속성 처럼 차가운 향수.

 

 

이번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이야기라 잠깐 적어 봤습니다.

전에 어떤님이 제 소설 제목보고 향수시리즈 냐고 물었는데.....

첨 의도는 그게 아니였지만.....이제 그냥 시리즈로 나가기로 했답니다.

 

남자고 여자든지.....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질줄 아는 사람이 멋있지 않나요?

제가 그러지 못해서 글에 서만이라도 대리 만족을 느껴보려고 자꾸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

시작할께요.......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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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였다.

저녁 퇴근수 데스크에 불려가서 진탕 깨진후 였다.

대학 동창인 영진이의 생일 파티가 있다고 해서 모였다.

대학때도 그리 별로 친한지 않았고...사회에 나와서도 간간히 친구들 통해서 만나는 그런 친구.....가 손영진 이였다.

별로 내켜하지 않는 날 파티장소로 끌어낸건 내 단짝 친구인 한서경 이였다.

기분도 꿀꿀하고......이대로 집으로 직행하면......숨이 막혀 질식 할것도 같아 나간자리였다.

 

강남에서도 물 좋기로 유명한 나이트 클럽.......클레오파트라 였다.

나와 서경인 나중에 합석을 했다.

서경이가 좀 늦게 끝난다 해서 회사 근처에서 기다리다 함께 온거였다.

입구에서 부터 빵빵 거리는 음악소리......

희미하게 맡아지는 알콜냄새..........기분이 붕 뜨는 느낌이였다.

오랫만에 맡아 보는 향.......꿀꿀했던 기분이 금방 사라졌다.

더구나....오늘 생일을 맞은 손영진이 누구냐........

큰 재벌은 아니지만........우리나라 50대 재벌중 한사람의 막내 딸이 아닌가...?

확실한 물주다......간만에 술을 진탕 마셔 볼수 있는 날......흔치 않는 기회아닌가....?

아마도 난.....그때부터 들떳던 것 같다.

옆의 서경이 나더러.....적당히 놀다가 중간에 빠지자고 했지만.......귀에 들어오지 않는 말이였다.

생리중 이라  배도 아프고 기분도 별로 라고 말했던 것 같았는데.....

 

홀 중앙에 자리 잡은 곳에 영진이 일행이 있었다.

우리말고 두명이 더 있었다.

나와 영진이....서경인 대학 동아리인 신문사 동기였다.

나머지 둘은 같은 과 친구들인 것 같았다.

둘다 .....안면이 있는 얼굴이긴 하지만.......말을 나눠 본적은 ......기억에 없었다.

좀은 .....불편한 자리....

서경인 영진이와 곧잘 어울려 다녔지만......난 가끔씩 ....서경이 틈에 끼여 함께 논 친구.....

괜히 왔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양주을 보니.....어색한 순간이 순간에 달아났다.

 

"여전하네........한 인물 하는건 ......"

내게 옆자릴 건네주며 영진이 말했다.

늘 나보면......반갑다는 투로 비꼬길 잘하는 영진이였다.

뭐라고 대꾸하려다가......오늘은 생일이니.....좋게 넘어가기로 했다.

나의 개.성......[개같은 성질].....을 억눌렀다.

 

"맞아......지원이 넌.....예전이나 지금이나......빛나는 다이아 같아.....넘 이뻐..."

다들 맛이 갔는지......횡설수설.....마치 내 생일날 같았다.

 

양주는 좀 세다는 돈 페리옹 이였다.

역시 부잣집 딸 같군.......

먼저.....빈 속이니.....안주를 조금 먹고.......우유도 한컵 마시고.......페리옹에 사이다를 약간 썩어서 .......영진이와 서경이에게 건배를 하고 마셔봤다.

 

'캬....'

불 같이 쏘면서도 시원하게 쑥하니 잘도 넘어갔다.

이게 얼마만인지.........정말......기분이 업된다.

 

"지원이 얘 원래 이렇게 술 잘마시니.....?학교 다닐때는 뒷 풀이 있으면.....젤 먼저 빼고 하지 않았니......?"
영진이 말에 서경이 잠깐 날 봤다.

두잔째.....만들어서 마시는 날 보는 서경이 눈이......모를듯한 시선이다.

 

"여기 물좋다고 소문난 데거든.....야 니들 내일 모두 쉬지....?오늘 우리 신나게 한번 놀아 보자구......몸사리고 하는 촌스런 짓 하지 않을 거지....?"

"당근 이지......모처럼 왔는데 신나게 놀아야지.......이런데 와 본것도 대학 졸업후 난 거의 첨인것 같아......더구나 이런데는......"

영진이 말에 미연인가 하는애가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그사이 난 3잔 째 마시고 있었다.

정말 이상했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난데.....오늘은 왜이리.....술이 잘 받는지........기분이 너무 좋았다.

 

"야......좀 치사하지만 ....미리 말하는데.....우선권은 나한테 있는거야......내가 먼저 찍고 나면 .....니들이 찍어 알았지....?오늘은......내가 주인공 이니까...."

"당연하지.......뭘 그런걸 일일히 말하냐......입 아프게......"

"그래도.......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니까....."

 

영진이와 그 두 친구들이 하는 얘기가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사이다를 빼고.....얼음도 빼고.......

그냥 .....완전한 페리옹을 맛봤다.

식도에 불이 확 붙는 느낌......

죽을것 같다는 느낌........눈에 물기가 확 돌았다.

 

"얘가 진짜......야 !신지원......너 미쳤어?"
옆의 서경이가 건네주는 얼음물이 아니였음........아마 난 불에 타 죽었으리라.....

 

"지원이 얘 왜이래....?무슨일 있어...?"

 

어느새 다가왔는지 웨이터가 왔다.

몇건의 부킹건을 가지고 온거였다.

내게 눈길을 보내던 영진이 웨이터를 따라 일어섰다.

미연이와 함께.......

 

난 좀 진정하기로 했다.

가슴의 후끈 거림이 아직이였다.

연거푸 4잔을 마신거였다.

사과 한쪽......키위 한쪽......우유반컵......그게 먹은게 다였다.

저녁도 먹지 않은.....거의 빈속이였는데.......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서경이 헤롱거리는 날 보며 인상을 찌뿌렸다.

아......손영진 바가지 씌우려고 했었는데......너무 빨리 시작했나 보다.

평소 ....얄미운 깐죽이 여서.....오늘 한번 당해봐라는 심정으로 온건데.......내가 바가지를 쓴것 같았다.

나쁜 심뽀는 결국 벌을 받는군.........아......속 쓰려....

 

"야 ....일어나....저쪽 5번 룸......그리로 옮기자....얼른 일어나...."

영진인 안보이고 미연이만 왔다.

"홀에 한번도 나가 보지도 않고......벌써 부킹인거야....?"
"야 여기 춤추러 왔냐...?헌팅하러 온거지.....여기 물 좋다고 소문났단 말야.....어서 일어나..."

".....지원이 쟤 괜찮을까....?맛이 간거 같은데......"

 

내켜하지 않는 서경일 보다가 내게 시선을 주며 미연이와 주희가 주고 받는 말이였다.

맛이가다니......기집애들......감히 날 어떻게 보고......

하지만.....일어서면서 비틀거리는 난 ......정말 맛이 간거 같았다.

 

"야....우린 그냥 갈께.......사실 나 오늘 그날이라......몸상태가 별로거든......지원이 얘도 그런것 같구....괜히 같이 있다가 분위기 망칠 거 같아.....그냥 갈께..."

"안돼.....그런게 어딨어.......그방도 5명이야.......쪽수도 맞는데 빠지는 법이 어딨어......잠깐 이라도 앉잤다가 가 그럼......온지 얼마 됐다구 그냥 가냐......영진이 기분이 있지...."

눈을 흘기는 미연이에게 서경인 아무말도 못하고.....조금 비틀 거리는 날 부축했다.

 

룸안의 남자들은.......눈앞이 흐릿해서 .....자세힌 보이지 않았지만.......모두 잘나가는 회사원 같았다.

술도 별로 마시지 않은듯 했고......우리가 들어서자.....그중 몇이 일어나서 자릴 내주었다.

난 누군가 에게 끌어 당겨졌는데.......서경이 당황하는 듯했다.

날 끌어 당겨 옆자에 앉은 남자 에게서.....미묘한 향이 순간 맡아졌다.

하늘색 실크소재 와이셔츠에......타이는 없는듯 보였다.

그보다 진한 하늘색.......줄무늬가 들어가 있는......단추가 달려 있는 조끼.....

술 때문에  초점이 흐려진 내 눈에 ......비친 실루엣 정도.....

얼굴도.....잘은 모르지만.....꽤 괜찮은 모양....?

 

"다른 사람은 멀쩡한것 같은데.....저 친군....좀 취한것 같은데.......오늘의 히로인 인거야...?"
대뜸 들려오는 반말.......

평소 같으면 기분이 상했을 텐데......

오늘은 머리 회로와 혀가 완전히 따로 분리된 듯........아무말 할 수 없었다.

 

"그런건 아닌데.....회사에서 뭐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오자 마자 마시더니.......지금  보다시피........"

누군가 말을 받아 넘겼다.

 

"이런 상태니......술을 권하기는 힘들고......정신이 아주 간건 아니지....?"
"아냐......앞에 높인 안주가 아직 많은데......왜들 날 씹는거지....?부킹 첨 해봐..?"
보다 못해 한소리 했다.

겨우....몸을 바로 세우고......옆의 남자가 권하는 물을 한잔 마셨다.

아까 보단 정신이 좀 돌아온것 같지만......속이 여전히....머리와 함께.....힘을 못쓰게 했다.

주량이....겨우 소주 2잔인데......오늘 난 거의 미친거와 다름 없다.

 

"건 아니고.......근데......사람 앞에 놓고 이런말 하긴 뭣 하지만......너 진짜  예쁘다......연예인은 아닌것 같은데......?모델이야....?혹시...?"

누군가의 말에 우리쪽.....여자 애들의 인상이 구겨지고 있었다.

서경이만 제외하고.......

서경인......뭔가 생각에 잠긴듯한 얼굴이였다.

날 보며.....고개를 약하게 흔드는 것도 같고......왜지...?

생리통이 심한가...?

아.....그나저나.....머리가 아파온다.

어디가서 씼고.....푹 잤으면 싶다.

 

"통성명이나 하지......촌스럽게......예명이나 가명 쓰는 사람은 없겠지 ?설마...?"
누군가 다시 그렇게 말하고 잠시 웃음이 일었다.

 

영진이 아까 부터 자꾸 날 보는 것 같았다.

아마도....내 옆의 남잘 보는것 같았다.

순간....아까 영진이 말이 생각났다.

오늘은 자기 생일이니까.......우선권은 자기에게 있다고.....

그럼 내 옆의 남잘 영진이가 찍은건가....?

느긋하게 두 팔을 쇼파에 걸친 자세로 앉아 있는........흐릿한 영상으로 보기에도.....잘 생겼다는 것쯤은 알수 있었다.

그렇게 괜찮은건가....?

손영진도 한 외모 하는 얼굴인데......?

다른......남자들도......다들 괜찮아 보이는데......

 

"나랑 자리 바꿀까....?여긴 안쪽이라서 그런지.....바람이 안통하는것 같아......답답해....."

비틀거리지 않으려 애쓰며 일어났다.

영진이  내 눈빛을 봤는지 웃으며 일어섰다.

"그럴래....?난 좀 한기가 느껴지네...."

바보같은 기집애......그냥 올것이지......

여기 안에.....한기가 느껴지다니......

웃음이 나오려 했다.

 

내가 막 일어서는데......내 옆의 남자가 팔을 잡으며 일어섰다.

 

"그럼 우리 나갈까?나도 좀 답답 하거든...."

 

이런.......

이 무슨......

얼떨떨 해 하는 날 보고 씨익 웃는것 같았다.

 

"나가자.......많이 더워 하는것 같은데......아마도 밖은 여기보단 시원할꺼야..."

 

세상에.....

놀란듯한 영진이와.......서경이.....

서경이 쪽이 더 놀라와 하는것 같았다.

 

"야.....한진우.....아무리 네 파티라고 하지만.......이건 좀 심해..."

"뭐가...?첨 부터 약속하고 부킹 한거잖아.....억울하면......오늘 이거 네가 쏠래...?"

"야 이 비겁한 자식......내가 백수란거 알고.......윽......나쁜....."

"ㅋㅋㅋㅋㅋ.......우리 먼저 나갈께......담에 보자..."

 

순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서경이에게 내 가방까지 건네 받고 날 끌고 룸에서 나왔다.

서경이가......날 잡으려고 하는데.....다른 누군가가 제지했다.

뭐 이런........사실 기분이 나쁘지 만은 않았다.

누군가에게......찍힌다는 건.......나쁜 기분이 아니니까......

하지만.....지금의 난 좀 위험했다.

정신도.....몸도......쉽게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런데 놀러온 남자라면.......

분명.....여자 까지 헌팅할 정도면......

작정을 하고 왔다는 건데......

괜히......걱정이 되었다.

정신이 온전치 않을때........관계를 가지는건.......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