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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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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과 실존의 사이


BY 노트북 2003-10-28

 

 

1994년 2월 2일

 

한 존재를 견디지 못해 도망 나와 있다.

아침은 아직도 멀었고 잠은 이미 오지 않는다.

 

28세.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

 

몇편의 소설 나부랭이 와 연극 무대를 위한 시시껄렁한 대본…그리고 몇편의 시들..

그래도 대견스럽게도 여지껏 글을 써왔군…. 스스로를 향한 조소!

 

한 남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불균형의 극치를 이루는 나를 아내로 맞아 들인 모든 인간중에 가장 인간에 가까운 자.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을 사랑이라는 그 단순하고도 투명하지 못한

지구위의 모든 인간들이 사용하고 버린 냄새 나는 단어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그는 내게 있어 절대자다

정신의 지주.

평화의 지주.

그는 내가 가진 최초의 평화의 땅.

그리고 방이다. 28세가 되기까지 그토록 염원했으나 단 한번도 가지지 못했던 나만의 방,

그는…따듯한 바다다.

 

 

지하실에 내려갔다 왔다.

내 존재가 숨쉬는 소리를 듣고 왔다

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내 존재는 결혼과 더불어 “ 실종 “ 되었다.

갈등 없이 자유를 원하지 않은 채로 . 실종되었다 고스란히. 그러나 그것은 금방이라도

후회할 그 무엇이였음을 몰랐던 것일까?.

 

자유를 원한다는 것은 결국 구속의 역사가 뼈져리게 맻혀 있음이 아닌가?.

 

지하실에서 느낀 행복.

내 전 존재가 빨려 들어 갈 듯 한 공기. 테레핀 냄새. 말라 뒤 틀어진 담배 냄새. 유화 물감 냄새. 시간속에 말라버린 정액 냄새 ..

 

냄새속의 존재의 일치감..!

그 냄새속에 나는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내 몸은 시집에 있지만 주인을 기억하는 그 지하실의 공기와 냄새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벗겨지고 상처 입고

 

2의 . 제 3의 감옥을 만들어 가겠지만

난 겨우 살아 남기위해 사는 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삶을 위해서 내 삶을 위해서 살아야만 한다

삶이란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 어떻게라도 시작할수 있는 것 처럼.

시작해야만 한다.

시간이 없다.

 

 

 

________안녕하세요?. 또 다시 인연을 만들어 가기 위해 왔습니다.

좋은 님들 서로를 알게 될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볼수 있도록. 리플 반갑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