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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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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의 결심 2.


BY 소녀 2003-12-08

"안녕하세요. 김현민입니다."

고상한 인테리어때문인지 분위기가 너무 무거웠다.  괜히 여기서 만나자고 했나!

현민은 순간 후회했다.  장소를 자기가 잘못 결정한 느낌이 들었다.

"네, 최자영이라고 합니다."

인상이 강한 이미지의 여자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너무나 가늘었다.

듣기에도 얼굴과 목소리는 연결이 되지않았다.  현민는 지금 자신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웃음이 나왔다.

"무슨 생각하세요." 현민은 놀라서 자영을 쳐다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미인을 앞에 두고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간 모양입니다."

"듣기 싫은 대답은 아니네요."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사이로 커피를 한 모금마시는

그녀는 유난히 섹시해 보였다.  영미와는 대조적이었다.

영미는 백합에 미유한다면 자신이 앞에 앉아 있는 여자는 가시가 있는 붉은 장미.

"그동안 남자들이 자영씨를 가만히 두지않았을텐데요."

"왜 싱글이냐고요." 자영은 눈웃음을 치며 현민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마, 현민씨 만나려고 여태 있었나봐요."

첫대면에 너무나 솔직한 그녀의 성격이 현민은 부담스러워졌다.

"그러면 현민씨는 왜 혼자세요."

"저요. 글쎄요.  첫사랑을 못잊어서 여태 이러고 살았다고 할까요."

현민은 솔직히 얘기했다.  아니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래요."  자영은 눈이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랑 이미지가 비슷하나요."

"아니요. 전혀 다릅니다."

"아~ 그러면 괜잖아요.  저랑 비슷하다고 했으면 그냥 일어나려고 했어요. 저를 만나

 면서 옛사랑을 그리워한다면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잖아요."

현민은 자영의 대답이 너무나 의외였다.  모습처럼 시원한 성격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순간에도 현민은 미영의 모습이 아룽거렸다.  아니 솔직히 말한다면

이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미영이를 보러 집으로 가고 싶었다.

"예, 아직요.  연락도 없어요."  벌써 몇번째 전화인지 모른다.

"그래, 여태 안 오는걸보면 잘된것 같다."

"그런가봐요.  연락오면 제가 바로 전화드릴게요."

"그래, 그래라.  이번에는 어떻게든 장가를 보내야하는데..."

수화기를 내려놓고 영미는 눈을 감았다.  현민이 갑작스럽게 선을 본다고 했을때 너무

놀랬다.  아니 당연한 행동인데고 배신감이 느꼈다.  영원히 자신의 옆에서 살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자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고하는 현민이 너무나 미웠다.

시어머니는 작은 아들이 선을 본다는 말에 흥분이 되어 계속해서 전화가 오고 영미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집에서 남편과 단둘이 산다는것은 숨이 막히는 것이었다.

자신이 그동안 참고 살았던것은 그나마 매일같이 현민의 얼굴을 볼수 있다는거였는데..

영미는 자신의 배를 만졌다. '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돼. 그래야 내가 살수 있어.'

영미는 가스랜지에 식은 찌게를 올려놓고 불을 켰다.

오늘도 남편은 또 늦을 모양이다.  나이차이가 많아서인지 서로가 생각도 다르다.

갈수록 세대차이는 느껴지고 영미는 남편이 너무나 부담스럽고 어려웠다.

벨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놀란 영미는 현관으로 뛰어갔다.

"형수님, 저녁 좀 먹을수 있나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밥부터 찾는 현민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럼요.  저도 아직 안 먹었는데 같이 먹어요."

"왜요.  형 아직 안 들어왔어요."

"네, 오늘도 늦는 모양이에요."

"예, 그회사는 형이 없으면 당장 문 닫겠어요. 혼자서 일 다하는 모양이에요."

현민은 오늘도 늦는 형을 감싸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면서 한마디한다.

영미는 식탁에 현민이 좋아하는 반찬을 차려놓고 흐뭇해한다.

'그래 이렇게 현민을 위해 식탁을 차리는것도 얼마 안 남았어'

영미는 현민이 식탁에 앉자 자신도 앉았다.

"왜, 여태 저녁도 못 먹었어요"

"예, 그렇게 됐습니다."

"오늘 선 안보셨어요.  같이 저녁도 안 먹고 이시간까지 뭐하셨어요."

현민은 대답도 없이 입안가득 밥을 물고 영미를 쳐다보며 웃기만한다.

"마음에 안드세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하루 빨리 이집에서 나갔으면 좋겠어요."

"아니요. 그런건 아니고..."

"차마시고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사무실에서 연락이 와서 일찍 헤어졌어요."

"예~"

영미는 자신도 밥을 먹으면서 현민을 쳐다보았다.

오늘따라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것은 뭐일까?

"참, 어머님한테 전화드리세요.  벌써 다섯번인 전화하셨어요."

"예, 저녁먹고 전화할게요."

영미는 컵에 물을 따라서 현민의 옆에 놓았다.

"형수님, 잘먹었습니다.  형수님 음식솜씨는 정말 일품이에요. 형이 부럽습니다."

영미는 웃으며 "얼른 어머님한테 전화하세요."

"형수님 전화하고 제가 설거지할테니깐 그냥 놔 드세요."

"어머니, 저에요. 예, 괜잖아요.  그럼요.  이뻐요.  형수님보다는 못하지만..."

영미는 현민의 전화내용에 귀를 세웠다.  반찬을 냉장고에 넣으면서도 귀와 신경은

현민의 전화내용에 가 있었다.

현민은 수화를 내려놓으면 영미가 설거지를 하려고하자

"형수님 제가 한다니깐요."  현민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영미는 설거지를 하면 "괜찮아요. 피곤하실텐데 쉬세요."

현민은 영미는 뒷모습을 보며 안고 싶은 충동을 느껴졌다.

천천히 영미의 뒤고 가서 살며시 영미를 안았다.

영미가 놀라 몸을 빼려고 할때

"형수님 그냥 시동생이 형수님 안는다고 생각하면 안될까요."

영미는 몸을 빼려고 하다가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현민의 두팔에 힘이 들어가면 영미를 꼭 안았다.  현민은 자신의 입술을 영미의 목덜미를

스치며 영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한테는 영미 너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