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제 철저히 혼자 해결해야 하는 무인도에 버려진 입장이 되었다.
그렇다고해서 그녀는 가진것조차 아무것도 남아 있지않았다.
그녀는 남편이 괘씸하고 분해도 이제 어디다 대고 하소연을 할수있는
형편이 아니란걸 너무나 잘 알고있었다.
그녀는 아직 가본적이 없는 미지의 곳을 택하여 떠나는 심정을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듯 밤새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눈으로 그 밤을
그렇게 지새우고 있었다.
저 멀리 동녘은 어김 없이 밝아오고 있었다.
"엄마!~~~엄마!~~ 가지마!~~~~~~~가지마 엄마!~~~~~~~~~~"
주원이가 가위에 눌리는듯 잠꼬대를 하며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주원이 에게로 다가가서 포근히 안아주며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사랑 우리 주원! 엄마가 주원이 많이 사랑해. 엄마 어디 안가! 착하지...."
그녀는 목이 메어왔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대신 주원이를 토닥여 주었다.
그래도 그녀는 괜찮았다.
아이들이 밥이라도 차려 먹을수 있을만큼 컸다는 것도 축복이라면 축복이었다.
"그래 이제 내가 아이들과 살아가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녀는 살기 위해서 마음으로 부터 긍정적인 자세를 갖기 위한 심호흡을 하고
두려움을 털어 버리려고 무던 애를 쓰고 있었다.
어느새 아침이 되고 우영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 안녕히 주무셨어요? "
우영이는 눈치가 빨라서 그녀가 한숨도 못잤다는것을 이미 느끼고 있는듯 했다.
"응! 우영이도 잘 잤니?......."
그녀의 말소리는 이미 기진해 있는듯 힘이 없이 답을 하고 있었다.
"엄마 어디 아프세요?...."
"왜 엄마가 어디 아픈것 같니?..."
"네"
"아니 아무데도 아프지 않아, 너희가 있는데 엄마가 아플리가 있나!....."
그녀는 우영이와 대화 하는 짧은 몇마디 속에서 새힘을 얻고 있었다.
"우영아! 너 아빠가 있는 여기서 사는게 좋아? 아님 딴데가 좋아?"
그녀는 다분히 우영이에게 떠나기 위한 답변을 유도 하고 있었다.
"엄마!~~~~~~ 그 남자 얘기는 제발 하지 마세요. 소름 끼쳐요."
우영이는 너무나 단호 했다. 그리고는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울고말았다.
우영이의 우는 소리에 주원이는 잠을 깼다.
그녀는 단호하게 소리를 질렀다.
"오 학년이나 되어 가지고 아빠 한테 그 남자가 뭐야? 그래도 아빠가 아니었으면
네가 이 세상 구경이나 했겠어? 네가 그렇게 말하는걸 보면 남들이 엄마에게
뭐라고 하겠어? 자식을 저모양으로 가르쳤으니 소박을 맞았다고 하겠지......"
우영이는 흠찟 놀라는 기색을 했다.
주원이는 아직 아빠에게 좋은 감정을 조금은 갖고 있는듯 했다.
옆에서 "맞어! 맞어!" 소리를 연싯하며 그리움을 표현 하고 있었다.
이내 우영이가 중얼 거렸다.
"이 세상에 낳아놓기만 하면 부모인가요? 책임을 져야지 부모지!......"
그녀는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녀는 못 들은체 얼른 말을 돌려 버렸다.
"우영아 오늘 고모네서 하루자면 안될까? 고모에게 엄마가 부탁 해 놓을께..."
"왜요, 엄마만 어디 가시게요?......."
우영이는 많이 놀라고 있었다.
"그게 아니구 우리가 이사갈곳에 집을 얻으러 갔다 올라구 그러는데........."
"그때 말씀 하시던데요? 오늘 토요일 이니까 학교 끝나고 같이 가시면 안되요?"
우영이는 그녀가 달아나기라도 할까봐 불안해 하는것 같았다.
그녀는 더 이상 길게 얘기 하지 않고 그러자고 혼쾌히 답을 해 주었다.
아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가는것이 우선 이었으니까.......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엘 갔다.
그녀는 부지런히 치우고 고모네 집으로 갔다.
그시간에 고모는 아직 출근 전이었다.
"어서와! 그래 어떻게 사냐?" 고모는 그녀를 보더니 울먹이기 부터 하고있었다.
"이제 열심히 살아야죠,아이들이 있는데 왜 못 살겠어요."
그녀는 그렇게 위선과 허세로 얼룩진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래! 대답이라도 씩씩하니 듣기는 좋은데 내가 정말 면목이 없구나."
"그리구 이말은 시누이가 하는거라 생각지 말구 들어, 너! 꼭 재혼 해라.꼭...."
"그 자식 보이는데서 좋은신랑 꼭 만나서 재미있게 살어야해! 정말이다........."
고모는 또 다시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왔니?..."
"저 오늘 집얻으러 멀리좀 가보려구요. 그런데 고모!..........힘드셔두
백만원만 보태 주세요. 이 담에 꼭 갚아 드릴께요....."
고모는 아무말 없이 일어서더니 장롱안 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고모는 그런 그녀를 보고 조용히 한마디의 슬픈얘기처럼 들려 주었다.
"이건 내가 주는게 아니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부조금으로 들어온것중에
일부야, 그리고 엄마 돌아가셨을때 부조금도 있어, 엄마가 살아 생전에 너땜에
너무 많이 마음을 아파하셨어, 이건 엄마가 쓰러지시기전 너에게 위기가 닥치면
꼭 주라고 내게 맡겨 놓으셨던거야. 그러니 안 갚아도 되는 돈이니까 받아. .
"어디를 가서 살든지 언제든 힘들면 전화 하고 알았지?..........."
살아생전 시어른께서 그녀를 사랑하신 얘기를 증거로 보여주고 있었다.
고모는 울면서 그녀에게 "이를 악물고 잘살어! 잘살아야 한다."소리를 백번도 더했다
그녀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 또한 집으로 돌아 왔다.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청량리행 전철에 올랐다.
한시간을 그렇게 달렸다. ~~~~~~그리고 또 한시간을 달렸다.
그녀와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서로의 아픈 상처를 위로 하고 있었다.
마침내 한 시간여만에 그곳 지도에서본 그곳에 도착 하였다.
기차에서 내리고보니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마음이 갈팡질팡 했다.
그러나 그녀는 용감 하게 동네를 향하여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거기에는 면사무소 벽보 게시판이 눈에 띄었다.
한쪽 귀퉁이에 전세 보증금 오백만원 이라고 쓰여있었고 전화번호가 있었다.
그녀는 공중전화 다이얼을 돌렸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들만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정하고 있었다.
그것으로 그녀는 아이들에게 비로소 씁쓸 하지만 실로 오랜만에 미소를
지어 보일수가 있었다.
"우영아! 주원아! 기분이 어때? 이제 여기서 살껀데....어떤것 같니?..."
"저는 좋아요, 엄마가 아빠한테 더이상 모욕스런 대접을 받지 않을수
있는곳이라면 저는 오막살이라도 좋아요."
"주원이 너는 어때?"
"나는 싫어, 이 집은 그냥 괜찮은데 오막살이는 싫어......."
황당한 주원이의 대답에 그녀와 우영이는 소리내어 웃어 보았다.
이제 내일 이사만 하면 그들만의 트리오 러브송이 울릴것 이다.
영원히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사랑의 멜로디가 울릴것을 기대하면서
그들은 돌아오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0^ ^*^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독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2탄에서 싱글로살아가는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시 뵙게되길 고대하면서.............<봉지사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