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제 두려움 같은 것은 이미 잊은 지 오래 되었다.
아이들의 성장은 그녀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었고 굳은 결심을 하는데에도
적절한 이유를 만들어 주는 디딤돌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소망 대로 그녀가 쥐고자 했던 그것 들을 모두 거머쥐고 있었으니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목마르지 않아도 될듯 싶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그녀는 느긋한 입장이 되었기에 더이상 초조 해
하지도 않았으며 누구의 눈치도 이제는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남편과의 사이가 회복 되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어떤 것 에서도 구속 받지 않고 자유로워 지고 싶은 심정 일뿐 이었다.
그녀가 이혼을 준비 하는 동안 그녀의 남편은 오히려 그녀가 번복한 이혼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게 될까봐 불안해 하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그녀는 그 며칠 동안 에도 몰라보게 좋아지기 시작 했다.
이제 그녀는 옛날 처럼 자신을 혹사 하지도 않았으며 자신에게 냉정 하게
대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녀에게 가끔씩 찾아오는 육체적인 그리움 외엔 그다지 남편에 대한
생각을 가질 아무런 이유가 없었지만 혼자 눈뜨는 아침이 길어지면 길어
질수록 그녀에게는 홀로 설수 있는 내성이 길러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한편에서는 더 이상 지루한 싸움을 하지 않겠다며 이제 마악
싸움을 시작 하고 있었다.
그녀는 철저하게 방관자가 되어 싸움의 흐름을 지켜 보기로 했다.
남편은 분명 그 여자 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아이를 두고 가겠다고 을러대는 그 여자 앞에 남편은 꼭 지렁이 마냥 땅바닥을
기어 다니듯 그렇게 비겁한 자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녀는 쾌재를 부르며 지켜보고 있었다.
" 저 남자도 저렇게 매달리는 고통을 배워야 한다."
그녀는 오히려 마음 저 속에서 통쾌한 박수를 치고 있었다.
남편은 그 여자에게 적 잖이 지쳤는지그녀에게 구원을 요청하러 왔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미움 조차도 남아 있지 않다고 직언을 하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아이들을 놓고 간다는데 어떻게 하냐고?.........."
이만 저만 웃기는 일이 아닐수 가 없었다.
"당신이 나에게 무슨 이유로 그런 의논을 합니까? 내가 당신에게 뭐죠?"
그 녀는 비로소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남자 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싫으면 관두면 될것 아니야!......"
참으로 편한 사람 이었다.
상황에 따라서 아내의 자리를 이리저리 옮길수 있는 이 남자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기다리세요. 나는 내가 지키겠다고 한 그 기일이상은 절대더붙들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중원 엄마는 내가 한번 만나 보겠어요."
그녀는 자신의 입장이 도대체 왜 이렇게 꼬이는지 가슴이 답답 해지기 시작 했다.
"그리고 부탁이 있어요. 저 중고차래도 하나 사 주세요......."
"그건 또 뭐 할라고 그래? 면허도 없으면서.........."
"저 면허는 걱정 하지 말고 차나 한대 사줘요..."
그녀는 될수록 탄탄하게 준비 하려고 남편에게 부탁을 하고 있었다.
'아~~~ 면허도 없으면서 무슨 차를 사 달래는 거야?......."
"그럼 면허가 있으면 사 줄꺼예요?......."
"그래 내 눈 앞에 면허 증을 내밀면 내가 사주지!...."
그 녀는 남편 앞에 면허증을 내 밀었다.
남편은 분명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는 흘리듯 한마디 하고 있었다.
"그래도 실속은 차릴줄 아는거 보니 아이들을 굶기지는 않겠는데!....."
그 녀는 사실 그 동안 마음의 정리를 하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었다.
이내 남편은 그녀에게 다짐을 받고 있었다.
"그러면 중원 엄마 만나서 우리가 정말 머잖아 헤어지는걸 증명좀 해줘."
미친 자식이었다.
남편은 아주 비겁한 나쁜 자식 이었다.
그녀는 너무나 허탈 해서 더 이상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요 정확히 어머니의 기제사만 모시구 나면 더 이상 안산다고 각서라도
써주고 올께요. 대신 나 차는 한대 꼭 사 줘야 해요."
그 녀도 그 비겁한 남자 에게서 무엇이건 교환이라도 해야 했다.
그것이 그 비겁한 남자를 잊는 길 이라고 생각 했다.
카멜레온의 눈물을 연상케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