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학교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간김에 주원이 선생님도 만나 뵙고 해서 아주 오랜만에 애인 이라도 만난것 처럼
그녀의 기분은 말할수 없이 좋아졌다.
그녀는 이참에 또 다른 사고를 쳐야 겠다고 생각 했다.
그렇지 않아도 오래전 부터 마음속으로만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운전 면허를
아직 결말을 짓지 않은 것이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그녀가 바라볼수 없는
자격증이 될것 같았다.
그녀는 이렇게 충동적일때가 많았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획대로 무슨 일을 한다는것은 그녀에게는
엄두 조차 낼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곧장 운전 학원으로 갔다.
짧은 상담을 하고는 이내 등록을 해 버렸다.
그리고는 곧장 학과 강의를 듣기 시작 했다.
그녀는 그 강의 를 듣고 있는 자체 만으로도 현실 을 잊을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
이기도 했다. 언제나 그녀는 배려 받기 보다 스스로를 배려 하고 살아온
질경이 같은 여자 였다.
특별히 감싸 주는이가 없어도 이제는 홀로 설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두 시간의 학과 강의 가 끝나고 학원생들은 짧은 인사로 자신을 소개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다른 학원생들의 소개를 아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그녀의 차례가 되었다.
비로소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고지영 씨는 어디가 아픈사람 같으세요........."
깜짝 놀랐다.그녀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
그 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고 계속 서 있었다.
"고 지영씨! 뭐라고 자기 소개를 해 보세요............."
담담히 그녀는 입을 열었다.
"지금은 제가 뭐라고 저를 소개한다는게 참 우스운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시험 을 보는 날까지 열심히 공부 해서 학과와 실기를 한번에 패스해서
아줌마의 저력을 보여 주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리로 돌아 왔다.
아무도 믿지 않는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체중이 37kg 의 아주 작고 보잘것 없이 말라버린
전형적 환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 이었다.
"아아~~ 내가 내가 이렇게 ~~~ 이렇게 된것도 내자신이 몰랐구나............."
그녀는 갑자기 자기 자신이 너무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학원 을 나오며 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고 지영씨! 아니 사모님?........."
그녀는 부르는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소리는 아까 학원 에서 그녀를 아는척 하던 바로 그 여성 이었다.
"누구? 누구신지?................"
"저요, 저는요 김홍석 사장님네 정비공장에서 경리 보던 박 선희 예요..........."
" 아? 아 ! 그러셨군요, 근데 어떻게 저를 아세요?"
"왜 그전에 한 두세번 정도 회사에 오셨었잖아요. 그때 제가 뵈었는데........."
"아 ! 그러세요. 죄송해요 . 저는 근데 기억이 잘 나질 않아요."
"아마 그러실지도 모르죠! 근데 , 그 기집애 지금도 사장님 하고 살고 있나보죠?"
그 녀는 다시 멍해졌다. 일단 그녀의 가정사를 알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당황이
되었는데 그 여자까지 알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운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
"아니 그 여자를 어떻게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 기집애 경 리로 들어와서 삼일째 되는날 회식후에사장님을 꼬셔서 들어 앉았잖아요."
기가 막힌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놀라는 빛을 감추려고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금 어떻게 되셨어요? 혹시 이미 헤어지신건 아니구요?"
" .................."
그녀는 나중에 차차 얘기 하자며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항상 움직이는 대로 그녀를 알아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그녀는 운전 면허
를 취득 하고 나면 아픈 상처가 많은 이곳을 떠나야 겠다고 생각 하고 있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녀는 누구 보다 열심히 공부를 했다.
드디어 삼일이 지나고 목요일이 되었다.
오늘은 우영이도 경시 대회가 있는 날이고 그녀도 학과 시험을 치루는 날 이었다.
시험지를 받아든 그녀는 의외로 빠른 시간에 시험을 마치고 나왔다.
학원 강사는 젊고 이쁜 아줌마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녀에게는 아마도 처음 부터 기대도 하지 않고 있는듯 했다.
그 녀는 쓰레기통에 보기좋게 예상 문제집을 집어 던져 넣었다.
" 슛 ~~~ 골인!~~"
"어? 아줌마! 떨어지면 한주 동안 그책 다시 봐야 합니다!"
학원 강사는 정색을 하며 그녀에게 핀잔 하듯 짜증 섞인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다 떨어져도 나는 95 점 이상 자신 있습니다. 만약 제가 떨어지면 다시 학원에
안 나갑니다. 걱정 하지 마세요,..........."
그녀는 분명히 오~버 하고 있었다.
다행인것은 결과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알수 있다는 것 이다.
드디어 전광판에 수험 번호가 새겨 지기 시작 했다.
" 453번~ 96점" 이것이 그녀의 결과 였다.
".........................."!@#$%^&*&^*%$#@!~~~~~~~~~~~~~~~
모두들 웅성거리고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그녀의 기분은 아주 상쾌한 봄 날씨
가 되어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었다.
그 녀는 그렇게 한가지씩 준비를 차곡 차곡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