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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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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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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내리는비


BY 봉지사랑 2003-09-27

철저히 그녀는 외면을 당하고 있었다.  어쩌면 자식을 지키려는, 형제를 지키려는.

그들 앞에서  그녀의 존재는 더이상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한낱 그림자 일뿐이었다.

그녀는  더이상 그들의 가족으로 남아 있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이제 아버님의  기억조차도 간직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쳐버릴것만 같았지만, 그렇다고 그럴수도 없었다.

그녀는  진퇴양난이었고   그들은  적반하장 이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남편은 이미 오래전에  또다른 아내를  두고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신혼은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그녀에게 눈물이되어

찾아 오고야 말았다.

아!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녀는 싱크대 앞에서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저 막막할따름 이었고,  자신의 운명이 원망스러울뿐이었다.

그렇게 지날즈음   어느날 

숨 넘어 갈듯한 표정을 하고 남편이 집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두 아이를  보듬어 안으며  빨리  애들 가방을 챙기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영문도 모른채  아이까지 빼앗기는구나.하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 순간  그녀는 울부짓으며  남편에게  달려 들어서 아이를 잡아 당겼다.

남편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아주 힘없는 목소리로 끊어질듯 토해 놓았다.

" 형이  죽었대 ,우리형이 "

그녀는 귀를 의심 하였다.   그러나 반문 조차 할수가 없었다.

"형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구 회사로 연락이 왔어."

'빨리  가봐야하잖아,  얼른 준비해."

그녀는  아무런 생각 조차 할수가 없었다.

아니 남편의 행동을 이해 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순간  모두 외면 하던  시댁 식구들의 얼굴이 보고싶어졌다.

그녀는  아주 빠른 속도로  준비를 마치고  남편과 함께 병원을 향했다.

그리고는  한명 한명씩 평소에 대하던 얼굴을 뇌리에 입력하기 시작했다.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 입력된 얼굴과  포개서 보려는 아주 사악한 생각을 하며

남편이 앉아 있는 반대쪽 창을 통해 남편의 얼굴 부터 살피고 있었다.

"어쩜 !  저리도 뻔뻔 할수가 있을까? 이럴때만  자기 아내로 보이는군, 편리도 하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남편의 옆 모습을 비웃고 있었다.

얼마후 병원  영안실에 도착을 하니 머리속에 생각은 금새 어디로 날아 가 버리고

그녀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한 여인의 슬픈 모습에 털석 주저 앉아 끌어 앉고

같이 울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의 눈물은 자기 설움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한참을  지난후 주위를 둘러 보았다.  여자의 육감으로 느낄수가 있을것 같았다.

그때 얼핏본 그여자 !  그여자를 찾고 있었다.

"아!아!  바로 저 여자야."  그여자는 남편의 등너머에 검은 투피스를 잘 차려입고

서있는것 이었다.   그런데  등에 그녀의 아이를 업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그여자 앞에 정면으로 드러낼 용기를 잃고

있었다.  그냥 못본척  돌아서고 말았다. 남편은 아주 행복한 표정을한  멋진 남자의

모습을 하고있었다.    그녀는 주눅이 들어서  그자리를 피하여 계단밑으로 숨었다.

그리고는 진실한 자기만의 눈물을 흘리며  어깨를 들먹이고 있었다.

장례를 치루는 내내 그여자는  그녀의아이를 업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