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53

잠깐..... 떠올린 추억(하나)


BY 아정(雅正) 2003-09-20

그날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지는 별로 예감하지 않았다.

그냥 사회인으로서의 첫출발점이고 당당한 공채신입사원이라는 그런 형식적 뿌듯함으로

평생을 몸베바지로 사신 엄마가 두말않고 사주신 그 비싼 메이커 옷과 핸드백을 걸치고

누누한 두분의 당부 말씀을 귓전에 날리며 첫 출근을 했다.

그를 향한 한발이 내디뎌진것이다.

oo시청

남자 7명에 여자  5명 신입동기가 되었다.

총무과 ....

짧은 입사의식을 마치고 발령장을 들고 과장과 함께 입실하였다.

간단한 소개

"김혜경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인사

과장이 정해준 자리에 앉았다.

책상이 줄을 맞춰 3파트로 나누어져 있었다.

나는 그 중 출입문쪽 제일 끝자리였다.

이 소외감 .  주눅듬

처음 보는 전자타자기만 한대 덩그마니 올려진 책상

서랍도 열어보고 이 사람 저사람  눈치 안채게 슬쩍슬쩍 보는데

"웈!"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뻔 했다.

그 빨간차 그 사람이 날 뚫어져라 보고 있는게 아닌가

눈이 마주치자 손까지 들어 보인다 흔들지는 않고

"날 아나 보다. 날 보았나 보다"

아~!

갑자기 이 딱딱한 사무실이 좋아졌다.

엔돌핀이 막 솟아나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저녁에 회식이 있었다 .

입사축하회식이란다.

그렇게 한없이 고기를 많이 먹어보긴 처음이었다.

밥을 먹을수 조차 없을 정도로

축하주도 거뜬히 다 받아주었다.

원래 잘 노는 나였으니까 관공서라고 빼긴 싫었다.

2차는 나이트 클럽을 갔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뽕작도 불러주었다.

블루스도 쳐 주었다.

그런데 그는 그냥 놀기만 했다.

나와 부딪치지는 않았다.

춤도 잘추고 신나게 잘 놀았다.

그렇게 봄이가고 있었다.

그의 나이가 30인것과 황 승호가 이름인것도 알면서

어느정도 업무도 파악하고 문서작성도 척척하게되고

컴퓨터를 잘한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칙사대우를 받으며 남자직원들 특히 나이 드신분들이 좋아했다.

왜냐 ? 그래야 내가 워드작업을 잘 해 줄테니까! 전산입력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고작 2명도 안되었으니 그때 쓰던 컴퓨터가 16비트였다.

그나마 학원이라도 다닌 보람이 있었다.

4월 5일 식목일 행사와 병행 등산을 하였다.

단체사진도 찍고 주문한 도시락으로 점심을때우고

(그때 사진을 포함한 그의 사진 몇장은 아직도 나만 아는 곳에 보관중이다)

하산하였다.

"젊은사람들 모여라"

한 남자 직원의 제안에 우린 자연스레 경치와 전망이 끝내주는 찻집으로 갔다.

남3,  여2

마주앉아 이런저런 시덥잖은 얘기

유독 그에게 내가 관심을 많이 보이니

김군 "어허! 일 나겠네 절대 안되니까 관심 꺼 !"

나 "안될게 뭐 있어요"

김군 " 많이 알면 다쳐  거기까지"

그의 표정을 살폈다.

굳었네

'유부남인가? 아니던데 등본엔 부모랑 동생만 있던데 '

차량2대에 나누어 탄 직원들 난 그의 차에 올랐다.

왜였을까

그는 다른 직원들부터 차차 데려다 주었다.

결국엔 둘만 남았지 않은가!

그는 다시 왔던길로 갔다.

그 곳은 드라이브코스로 좋은 곳이었다.

남자친구들과 가끔 밤늦은 시간에 와서는 차안에서 못된 장난도 많이 했던 곳이다.

말없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는 시동을 끄고  의자를 약간 뒤로 뉘더니 두팔로 팔베개를 한채 가만 있었다.

"할 얘기 있어요?"

"하세요 아무 얘기나"

"나 좋아하지"

"네 엣날부터요"

"나두 네가 참 좋아 볼수록 좋아"

"그럼 사귀면 되겠네?

이크 눈을 감아 버린다.

이어서

"나 애기있어 아내도 있고" 조용히 흘러 나온 그 말

그래서 내게 다가서지 못했구나

구래서 항상주위에서 맴돌았구나

"괜찮아요 오빠 동생해요 어짜피 오빠두 없는데"

"아! 아깝다 근데 왜 그리 장가를 빨리 갔어요? 좀 기다리지 "

솔직히 맘이 많이 아팠다. 쓰리다 못해 찢어지고있었다.

코끝이 나도몰래 찡해 오고

아!씨! 눈물이 났다.

첫사랑 아니 그런 감정 처음이었는데

남자친구들에게서 결코 느껴지지 않는 그런....

그 두근거림 , 그 설레임, 

어떡하라고.....

그의 입술에 입 맞추었다.

그는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의 입속으로 가차없이 디밀고 들어와 숨도 쉴 수 없을만치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혹 이러다 내 혀가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면서

어느새 주위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건너 섬들에 반짝이는 조명불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었다.

시동을 걸었다.

"처녀가 나중에 시집도 못가면 어쩔래?"

한참을 조용히 오던 그가 불쑥 내뱉은 말이다.

"나 처녀 아녜요!"

시상에나 왜 하고많은 말중에 처녀라는 말을 꺼내가지고서는

나도 몰래 대뜸 엄청난 비밀을 누설하고야 많았다.

갑자기 차 속력이 빨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