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77

나, 한정연이야!


BY 신세라 2003-10-13

9편 연결

 

그 년은 종종 걸음으로 다시 걸어갔다.

내가 엘리베이터 앞을 막아서자 비상계단 쪽으로 돌아섰다.

난 그 년을 벽쪽으로 밀어 붙였다.

그리고 여차하면 키스할 태세를 갖추었다.

 

"그런데 넌 뭘 믿고 그렇게 까부냐? 나랑 점심 먹으러 갈래 말래?"

"아, 알았어. 점심 먹으로 갈 게...... 제에발 너의 입김 좀 치워."

 

그 년은 내게 한치의 양보도 없을 듯 하더니 드디어 마지 못해 허락했다.

나 또한 3센티 안에 있던 그녀의 볼에 순간적으로 입을 맞추고 풀어 주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담배를 몰래 피고 있던 장실장은 담배를 호주머니에 감추며 어쩔 줄 몰라했다.

(이 회사에서는 금연이다)

 

"앗, 뜨거! 앗, 뜨거웃!!!!!!!!!"

 

  호텔 식당-------------

 

"시간 없는데 여긴 뭐야?"

"내가 불량품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점심 시간에 호텔에 와서 정식을 시킨 사람 너뿐이 없을 거다. 아주 돈 자랑 하려고 혈안이 돼 있구나?"

"그래..... 근데 당구는 왜 그렇게 잘 치냐?"

"무슨 상관이야?"

"내 몸에 그렇게 관심 있니?"

"너 오버하는 것 아니?"

 

그 년의 얼굴이 잠시 붉어졌다.

 

"아니다 그러면 거짓말이겠지?"

 

놀림감이 됐다고 생각했는지 그 년은 갑자기 포크를 던지듯이 탁자에 놓았다.

그리곤 일어서 나가려다 내 발에 걸려 넘어졌다.

사실 급해서 그 년을 발로 냅다 걸어버렸다.

 

민망해진 그 년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했다.

그 년을 화나게 할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그 년과 나 사이엔 마가 끼었는지 자꾸 삐걱거렸다.

손을 내밀자 그 년은 뿌리쳤다.

하지만 억지스럽게 그 년의 두 팔을 붙잡아 일으켜 세워주었다.

키득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넌 저질이야!!!!!!"

"화해하자. 나 한정연이야!"

 

손을 내밀자 그 년은 손을 밀어냈다.

유니폼 위에 그 년의 이름이 보였다.

 

"정영혜?  예쁜 이름이네. 진작 알려 주었으면 내가 덜 고생하잖아."

"뭐얼?"

 

난 그런 게 있다는 듯 웃었지만 영혜는  분이 풀리지 않아 씩씩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