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명륜동 언니랑 통화중이다. 서린에게는 큰 이모가 된다)
그러니까 말이유~ 요즘 어느 회사가 교통비니 점심값이니 돈봉투까지
따로 챙겨 준데? 안그러우?
이모 : 그러게~
엄마 : 솔직히 우리 서린이가 어디 내놔두 빠지진 안찮아
이모 : 그럼 서린이야 야물딱지구 똑똑하지. 그러니까 우리 민우가
말하지 않든. 딱 서린이 정도만 됫어두 지가 연애 걸구 싶은 상이라구
엄마 : 호호~ 민우가?
이모 : 그래.
엄마 : 참~ 민우는 어떻게 됫어? 유학 얘기 나오는거 같더만
이모 : 말도마~ 안그래두 그 놈 때문에 우리집 기둥뿌리 다 뽑혀나게
생겼어. 무슨 놈의 비용이 그리 많이 드니?
엄마 : 거야 민우가 지 전공 살릴려구 하다 보니까 그럴수 밖에 없지 뭐~
혹시 알우 그 길로 대성공 할른지
이모 : 그걸 누가 장담이나 해준데? 그리구 그게 어디 돈벌이나 되니?
사람만 고리타분하게 만들기나 하지
엄마 : 그래 지금 민우는?
이모 : 학교 갔어. 교수가 추천서 써준다구 그거 받으러 갔어.
엄마 : 그래두 민우가 실력이 있는가 보네~ 그러니까 교수가 나서서
추천서까지 써준다고 그러지
이모 : 난 그래. 우리 민우 그냥 졸업하구 시험이나 봐서 어디 대기업
에나 들어가가지구 괜찮은 여자 만나 결혼이나 잘 했으면 해
엄마 : 언니두 참. 현우한테는 그리 욕심이 많은 사람이 민우한테는 왜
그렇게 욕심이 없어?
이모 : ......
엄마 : 보내줘요. 하고 싶다는데 나중에 괜히 원망이나 듣지 말구
이모 : ....
엄마 : 나야 말루 딸 하나 있는거 이참에 좋은 신랑감 만나서 잘 되기만을 바랄뿐이유
이모 : 생각해 놓은 사람이라도 있어?
엄마 : 실은 (뿌듯한 표정) 신화그룹 회장 친손자가 우리 서린이랑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거든
이모 : 그래? 잘 됫네~ 지네 둘이 좋다면 누가 말려. 안그래?
엄마 : 그렇치?
서린 : (가만 듣고 있으려니...기가 막혀서) 엄마~ (소리 버러럭)
엄마 : 아우 깜짝이야~ 너 언제부터 거기 그러구 서 있었어?
서린 ; 지금 누구랑 통화하는거야? 그리구 무슨 얘기 하는거야?
엄마 : 뭐?
서린 : 또 큰 이모지?
엄마 : 기집애가....어른들 얘기하는데
이모 : 왜 서린이야?
서린 : (얼른 엄마에게 달려가 수화기를 가로챈다) 이모? 나중에 전화
드릴께요. 죄송해요
이모 : 여...여보세요?
엄마 : 너 지금 뭐하는거야? 수화기 이리 못내!
서린 : 이모한테 뭐하러 말해? 내가 민석이 등지고 회사 들어간거 엄만
안 챙피해? 나두 민석이 보기 챙피해 죽겠는데,지금 내가 그런 기분인데
엄마가 동네 방네 내가 민석이랑 죽고 못사는 사인것처럼 소문내구
그러면 어떡해 (울먹이듯 짜증내듯)
엄마 : 아니, 내가 뭐 어쨌다구 그래? 민석이랑 잘 지내면 되는거지 뭐가
또 챙피하다구 그래 너어~
서린 : 아으....(도리 도리..대화 안되. 벌떡 일어난다)
엄마 : 얘~
서린 : 제발~ 엄마 제발~
서린 : (시무룩한 얼굴로 방으로 들어 온다. 침대에 걸터 앉는다.화장대
거울로 비치는 모습이 여간 꿀꿀한게 아니다) 휴우~(한숨만 나오고)
(선영이한테 전화나 해서 만나야 겠다)
따르르르..따르르르 "컬러링 아무거나" 한참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
기집애~ 어디 간거야. 전화두 안 받구 (우울해 진다)
그때 선영이 신화그룹 1층 로비 휴게실에서 민석을 기다리고 있다.
5분쯤 지났을까 민석이 씩씩하게 걸어온다.
선영 : (테이블 밑에서 핸폰 전원들 조심히 끈다. 미안 서린아~)
민석 : 선영아~
선영 : 어? 여기..(손을 번쩍)
민석 : (맞은편 쇼파에 앉는다) 왠일이야?
선영 : 어어~볼일보러 나왔다가 지나는 길에 잠깐 들렸지 뭐~바쁜거 아냐
민석 : 아니, 이제 정리하구 막 퇴근 하려던 참이였어.
선영 : 그래? (내 다 알구 왔지)
민석 : 무슨 일 있는건 아니구?
선영 : 어 그럼~ 근데 참 서린이는?
민석 : 어?
선영 : 오늘 면접 보기루 한거 아니야?
민석 : 아 그랬지 참~
선영 : 너 뭐가 그래? 아무리 바빠도 그렇치 (ㅋㅋㅋㅋㅋ)
민석 : 정말 그렇네~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 다니느라구,이제보니 전화
한통도 못했네~ 제주에서 방금 왔거든
선영 : 그래?
민석 : 어~ 넌 통화 못해봤어? 니들 매일 통화하구 그런다며?
선영 : 어? (뜨끔) 오늘 나두 좀 바빴거든
민석 : 음 (고개를 끄덕)
선영 : ....
민석 : 좀 있다 해보지 뭐~
선영 : 어. 그래 나두 해볼께.
민석 : 참 약속 있어?
선영 : 나? 아니...왜? (반가운 터)
민석 : 그럼 금방 정리하고 내려 올테니까 잠깐 기다릴래? 같이 저녁
먹구 들어가.
선영 : (고민하는듯 하더니) 그럴까 그럼?
민석 : (자리에서 일어난다) 갔다 올께
선영 : 어~ (오예~ 드디어 민석이와의 첫 데이트를 하게 되다니~)
부리나케 사무실로 들어오는 민석,겉옷을 걸치고 책상 위를 훑어 보다가
메모장을 발견한다."실장님 강서린씨 전화 왔었습니다" 메모를 보자마자
서린에게 전화를 건다.
서린 : 여보세요?
민석 : 여보세요~ 서린이니 나야~ 야~ 미안하다. 깜박하구 전화도 못했다
서린 : 어 아냐~ 괜찮아~
민석 : 면접은 잘 보고 갔어?
서린 : 어
민석 : (책상위에 걸터 앉는다. 노을진 풍경,사무실 안은 노을빛으로
민석의 모습이 더욱 더 멋지게 부각됨)
잠시 두 사람 할말 없이 침묵~~~~~~~~~~~~~~~
서린 : 어~ 저기
민석 : 응 (머리를 긁적 긁적)
서린 : 오늘 저녁 약속 있어?
민석 : (왠일루~) 아니, 없는데
서린 : 그럼 같이 저녁 먹을래? 내가 살께
민석 : 후후~ 정말~
서린 : 그래
민석 : 무슨 좋은 일 있어?
서린 : 실은 나 내일부터 출근하게 됫어. 다 니 덕이지 뭐~
민석 : 어 정말? 잘 됫다
서린 : 고맙다. 어쨌건....
민석 : 거봐라. 나두 쓸만한 구석이 좀 있는 놈이라니까..후후
서린 : 그래서 내가 저녁 사게
민석 : 좋치 나야
서린 : 그럼 나 예전에 너랑 같이 갔었던 데 거기 가 있을께.
민석 : "하늘 풍차" 말하는 거야?
서린 : 어. 나 지금 그 근처에 있거든
민석 : 그래? 알았어. 지금 출발할께.
서린 : 그래~ (막 끊으려 하는데)
민석 : 앗 참~ 서린아~
서린 : 어?
민석 : 나 선영이랑 같이 갈건데 괜찮지?
서린 : 어?
민석 : 실은 좀전에 회사 왔드라구. 너랑 같이 있는 줄 알구 왔는가 본데
헛걸음 하는 거 같아서 저녁 같이 하자구 그랬거든
서린 : (머셔?) 어어~ (당황) 그래 그렇게 해. 나야 뭐 선영이두 보구
좋치 뭐~ 안그래두 선영이도 불러내려구 전화하려구 했어.
민석 : 그래. 알았어
서린 : (민석의 전화를 끊고 나서)
참~ 김선영 웃기네~ 내가 그렇게 전화해두 안 받더니,고작 민석일 찾아가
민석은 사무실 정리후 선영을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태운다
민석 : (BMW) 타~
서린 : (와 죽인다~ 내가 생전에 BMW 를 타 볼수가 있었나~ 그나마
민석이라도 알았으니까 타 보는 거지...와 감탄사~) 어어~
민석 : 벨트 메구
선영 : 응
민석 : 출발한다
선영 : 어
민석 : 맛 있는거 먹으러 가자
선영 : 어디 아는데 있어?
민석 : 신사동에 "하늘 풍차" 아나?
선영 : 그럼. 나 거기 몇번 가봤어.
민석 : 그래?
선영 : 거기 해물 파스타 참 맛있어. 정말 잘하드라구
민석 : 맞어 맞어~
선영 : 스테이크도 괜찮은데
민석 : 휠레미뇽이 정말 예술이지
선영 : (뿌듯한 기분)
민석 : 잠깐~ 전화 좀 걸구
선영 : 어 그래.
민석 : (서린에게 전화를 건다)
서린 : 여보세요?
민석 : 여보세요~ 어 나야. 지금 출발 했거든. 우리두 한 10분 정도면
도착할거 같은데
서린 : 그래. 천천히 와. 도착하면 먼저 들어가 있을께
민석 : 그래 알았다.
선영 : 누군데?
민석 : 어~ 서린이. 오늘 저녁 산다구 그러네
선영 : 뭐? (화들짝~ 놀람)
민석 : 왜?
선영 : (감정 들킬라~ 진정하구) 아아~니,원래 약속 됫었어?
민석 : 아니,사무실 올라 갔다가 메모되 있길래, 전화 했더니 저녁
산다구 보자구
선영 : 그래서 지금 선영이 만나러 가는 거야?
민석 : 어.
선영 : (황당해) 나 온것두 알겠네
민석 : 그럼,같이 간다구 그랬는데 뭐~
선영 : (찌지직~ 우정에 금가는 소리 들려) 아휴~ (한숨)
민석 : 왠 한숨이야 젊은 아가씨가?
선영 : (안되, 서린이 한테 맞아 죽어) 안되겠다. 민석아~ 나 저기 좀
잠깐 세워줘 봐.
민석 : 뭐?
선영 : 빨리 좀~
민석 : (당황)
선영 : (가슴을 툭툭 치며, 좋다 말게 이게 머야~) 미안해. 나 아무래도
안되겠다.
민석 : 뭐가?
선영 : 너 혼자 가야겠다.
민석 : 왜그래?
선영 : 실은 아까부터 체했는지 속이 좀 안 좋아서...정말루!
민석 : 갑자기?
선영 : 어~ (고개를 끄덕 뜨덕, 최대한 불쌍한 표정)
민석 : 안 좋아 보인다 야~ 약 먹어야 되는거 아냐? 약국 먼저 찾자!
선영 : 야 아냐. 아냐 됫어 (속두 모르구) 저기 전철역 앞에 그냥 내려
주라 그리구 서린이 만나면 내가 좀 많이 안 좋아서 먼저 들어가게
됫다구 니가 좀 잘 말해 응?
민석 : 그거야 뭐 어려운 건 아닌데, 속도 많이 안 좋은거 같은데 전철
타기 좀 그렇치 않아?
선영 : 괜찮아. 가만히 앉아서 가는데 뭐. 집에 가서 좀 쉬면 될꺼야
민석 : 좀 그런데....그러지 말구 서린이한테 전화해서 좀 기다리라구
하지 뭐. 집까지 데려다 줄께.
선영 : 어우 야~ 싫어 안되. 됫어. 서린이 많이 기다린단 말야.
민석 : 정말 너 혼자 괜찮겠어?
선영 : 어.그럼.
민석 : 그래 그럼. 집에 도착하면 전화나 한통 주라. 괜히 걱정하니까
선영 : (이 배려심...) 어. 그럴께. 너 얼른 가~
민석 : 알았어.
그렇게 선영을 전철역 앞에 내려주고 민석은 서둘러 서린을 만나러 질주
"하늘 풍차" 주차장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