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93

가을비


BY 허공 2003-09-03

그 사람이였다........가을하늘만큼 상큼했던 내 지난난의 사랑이였다

순간 난 보았다 ...미모한 나의 감정과 순간적으로 움칠하는 그의 동작을.....

"미영아! 뭐해"

'응...가." 경직된 나의 몸을 깨우는 경숙의 부름에 난 그사람을 뒤로 한 채 안으로 접어 들었다.

"야! 분위기 괜찮지?

"응"

"저 사람이 주인인가봐.저번에 한번 오니까 대추차를 주는데

너무 맛있더라..그런데  왜 이런데서 찻집을 하는지.조금은 궁금해

너도 궁금하지....그런데 이집 분위기가 너가 좋아하는 분위기  맞지?

"아니"

난  애써 그분위기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 순간 메뉴판을 들고 그남자가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네...또 오셨군요"

"이번에는 제 친구를 데리고 왔어요.....이런 분위기에 어울릴 것 같애서......경숙이는 말을 중단하고 날 쳐다보면서 한마디 했다

"뭘 마실래...아니면 점심을 먹을래?

"응 커피"

"여기까지 와서도 커피타령이야. 다른것 마셔라..

아저씨 이집에서 제일 맛있는 차가 뭐예요?

"국화차 입니다"

목소리도 변하지 않았구나.......하는순간 그남자가 나에게 

"커피로 드릴까요...커피를 매우 좋아하시는것 같은데......

"이친구 하루에도 너무 많이 마셔서 장 청소 해 줄려고 되리고 온건데"

"그럼 국화차 두잔 드릴께요"

"네" 경숙이의 대답으로 그남자는 주방으로 항해가고 경숙의 수다는 시작 되었다.

"야!이집 이름이 가을이래....

"오면서 못 봤는데.....넌 언제봤어?

"저기........

손짓하는 곳으로 쳐다 보았을때 눈물이 울컥 쏟아질려고 했다.

그곳에는 15년전의 장난으로 만든 억새부케가 놓여 있었다

"이집 주인이 저 억새부케에 무슨 사연이 있나봐

자기 생명처럼 여긴데.....

왜?일까....무슨 이유로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을까?

그때 그남자가 차를 가지고 왔다

"방금 저 억새부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네"

찻잔을 내려놓는 그남자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야.말좀해라...

난 찻잔을 받으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저 화장실은?

"네..저쪽입니다.

경숙이는 얼른 일어나서 입구쪽으로 도망치듯 뛰어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오랜만이죠

"너 .미영이 맞구나!...내 눈을 의심했는데....

"저 많이 변해서 .......

그랬다.15년의 세월이 두 사람을 많이 변하게 만들었다

"친구가 오네.내일한번 꼭들러라....

그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베여 있었다

"네"

경숙이는 서먹하게 서 있는 그남자에게 같이 차를 마시자고 했다

꼭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서........

경숙이 옆자리에 앉은 그남자에게도 세월의 흔적은 남아 있었다

다만 목소리만은 15년전 그대로였다.

"소문에는 사장님이 누굴 애타게 찾고 계신다든데.....그게 누군가요?

혹시 부케주인인가요?아니면 첫사랑이라도..........

그남자를 보는 순간 그사람도 날 쳐다보고 있었다.

"두가지 다 정답이네요"

"사장님도 사연이 많은가 봐요......내 친구만큼.........

"국화차가 개운하네요,향기도 좋고....

난 경숙의 궁금증을 차단하고 싶었다

"경숙아 가자 ....시내에 볼일이 있는것을 깜박했어..

"알았어 .사연은 다음에 와서 들을께요.사장님 그땐 꼭들려 주세요

"네...언제든 오세요......

사장님 전화 받으세요?라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카운트로 향하는데

"오늘 차는 저의 마음이니 그냥 가세요."

"감사합니다.다음에 또 올께요.....

경숙이는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하고 난 그사이 나도 모르게 억새부케 앞에 서 있었다.

"너도 부럽지? 그 주인공이..

"응"

"가자"경숙은 운전을 하면서도  듣고 오지못한 사연에 아쉬워했다.

'어디에 내려줄까?

"아파트에 데려다주라'.

"너..아까 시내에 볼일이 있다며.....

"안먹던 차를 마셔더니 속이 거북해......

난 모든 것을 외면하고 싶었다.이것은 꿈일거라고 .

한숨자고 일어나면 괜찮을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고마워 ,나중에 전화해라 ...조심해서 가라

"응 "

경숙은 차를 돌려 휭하고 사라지고 난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

세상이 이렇게 좁을수가.......내곁에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니...

어떻게 이런일이?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면서 늘 가을이면 사다놓은 소국이 오늘따라 싫었다

화병에서 꽃을 뽑는순간

"엄마 ! 아직 안 시들어잖아?

"응 오늘따라 냄새가 심하게 나는것 같애...

"냄새 안나는데.......딸은 혼자말로 중얼거리면서 밖으로 나가고

난 커피를 타서 베란다에 놓여진 테이블로 가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과함께 이미15년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