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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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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67

(16)


BY 봄햇살 2003-09-18

하늘바라기님. 여전히 제 옆을 든든히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건강걱정까지 해주시고. 흑흑.. 눈물이 앞을가려서~~~

님도 건강하시고.. 계속 제글 많이 사랑해 주세여.

 

영악뇨님. 꽃꺼쩡.. 말씀만 들어두.. 내공 그만 쌓으셔도 됨다.

님께서 여기저기 척척 그림올리시고 음악올리는거 엄청 부러웠는데.

혹시 컴도사가 아니신지요. ㅋㅋ

 

제글 독자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와요.

 

이야기 들어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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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놈입니다."

현은 지하실로 끌려들어가 팽개쳐졌다.
어지간한 놈 여럿 달려들어도 끄덕 안한 현이지만 이번엔 작정하고
엄청난 떼거리가 연장들고 덤비는데 현으로서도 역부족이였다.
물론 요즘 몸도 많이 약해진 탓도 있었다.

현은 강제로 꿇어앉혀졌다.
머리가 깨졌는지 눈앞으로 피가 흘렀다.
앞에 눈부신 불빛을 등지고 한 남자가 서있었다.
피로 가려진데다가 눈이 부셔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기가 대단했다.
서릿발처럼 넘치는 차가운 기운에 현이 잠시 움찔 할 정도였다.

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현에게 말을 걸었다.

"아팠겠구나. 좀 살살 다루랬는데 애들이 무식해서 그랬다. 미안하다."
"도..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

"저 저놈이 형님한테"
한 덩치가 현에게 덤빌려고 했으나 남자가 손을 들어 제지시켰다.

"그래. 너 마음에 든다. 특히 그 눈빛 젊었을때 나를 보는것 같다.
아주 마음에 들어. 그리구... 어딘가 낯이 익다.
우리 언제 어디선가 만난적이 있나?"

어느정도 불빛에 적응이 된 눈을 찡그려 뜨고 그사람을 보았다.
핏물사이로 비치는 그 남자의 얼굴..
그래 언젠가 본적이 있어.. 어디였더라.. 어디지?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가 않다. 그리고.. 기분이 나쁘고.. 두렵다.

"난 널 본적이 없다."
"후후. 좋아 좋아.. 그리고 아무리 기분나빠도 내가 나이가 있는데
존대말을 하지 그래? 니 아버지 뻘은 안되도 삼촌뻘은 되겠는데말야.."
"나한테 왜이러는거요. 날 가게 해주시오."
"아니지.. 아니지.. 내가 널 잡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는데.
내 밑으로 들어와라. 너가 혼자서 까불때보다 훨씬 금전적으로도 안정적으로도 여유있게 해주마."
"난.. 누구의 밑으로도 가지 않소"

현이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지 몇개월이 지났다.
아무것도 할것이 없는 현이 선택한것은 주먹을 쓰는것이었다.
길거리에서 싸우다가 친해진 몇놈이 현에게 일거리를 물어다 주었다.
일당백의 싸움을 해치우고 나면 제법 짭짤하게 돈이 들어왔다.
이렇게 한 몇년 주먹을 쓰다가 돈을 모으면 사람답게 살아볼 생각이였다.
하지만 현은 몰랐다.
주먹세계에 어떤식으로든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는것을..
좀 하다가 제대로 살아볼거라는건 그만의 꿈이라는걸 현은 몰랐다.

몇일의 시간이 현에게 주어졌다.
빛 없는 지하실에서 어둠과 싸우며 현은 많은 생각을 했다.
어차피 그놈의 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현은 죽을수 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따위로 개죽음 할바에야..
놈의 밑에서 놈처럼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현이 놈에게 남의 강요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무뤂을 꿇자 보스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현을 안았다.

"고맙다. 자네에게 진짜 고마워. 이제 우리 세력에 큰 힘을 얻었다.
이상하게 자네가 마음에 들었네. 사실 자네가 내 밑으로 안들어 온다고 해도 죽일생각은 없었어. 정말 고맙다."

보스는 온 가족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모두 집으로 가자. 내가 한턱 거하게 내겠다. 오늘은 술도 마음껏 먹고
새 식구를 환영하자."

덩치큰 한넘이 현에게 속삭였다.

"형님이 너를 진짜로 좋아하시나보다. 집으로 불러들이실땐 보통 기쁘다는 뜻이 아니시거든.."

보스의 집은 어마어마하게 컸다.
영화속에 나오는 집처럼..
우리나라에 이런집이 있던가...
현은 자신도 언젠가 이런집이 주인이 될거라고 마음을 잡았다.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린 상.
모두들 즐거웠다.

"내가 오늘 기분이 정말 좋다. 마음껏 먹고 마시자. 아 그리고 신참. 자네에게도 내 와이프를 보여줘야지.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네. 당신 이제 그만하고 나오지.!"

"형수님이 굉장한 미인이셔. 다들 형수님 얼굴 함 보겠다고 난리거든.
웬만한 연예인 뺨친다고."
옆에서 누군가 현에게 속삭였다.
어차피 현은 남의 아내따윈 관심이 없었다.

"새로오신것을 환영해요. 남편을 많이 도와주세요."

목소리가 낯이 익었다.
무엇보다.. 꿈속의 향기..
자욱한 음식냄새 술냄새를 뚫고 자신에게 스며드는 그 향기..
혹시.. 혹시...

현은 숙였던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이런..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