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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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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햇살 2003-09-16

* * *

"형님, 오셨습니까.?"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눈에는 살기가 가득한 한 남자가 조용히 그윽한 눈길로 자신을 향해 고개숙이는 남자들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그 눈빛에 질려 웬만한 사람은 기도 못필 강한 사람이였다.

남자는 나직하게 말했다.
"누가 요즘 이 구역을 지저분하게 만드는거냐?"
"형님! 죄송합니다!"
"너희들 머릿수가 몇명이고 내가 너희들한테 들인 돈이 얼만데..
그놈을 못잡는거냐? 그놈이 도대체 누구냐? 도대체 몇놈이서
남의 구역을 말아먹고 내 망신을 시키는 거냐?
어느쪽 똘마닌지 알아보았는가?"

"사.. 사실은.."
"말해라"
"어느쪽 똘마니도 아니고 누구의 사주를 받은것도 아닙니다.
그저 한놈이서 그렇게 활개를 치고 다니는것이라고 합니다."
"병신같은 자식들!!"

날카로운 보스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보스의 얼굴이 이렇게 일그러질땐 누구하나가 죽어나갈지도 모르니 다들 알아서 몸사리라는 징조였다.
보스보다도 덩치가 두배가 넘는 다른 똘마니들도
마치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었다.

"그놈이 누구인지는 알았나?"
"예"
"시간을 주겠다. 일주일이다. 일주일동안 그놈을 못잡아오면 너희 모두 내손에 죽는다. 이깟 더러운 조직 말아먹고 내 너희놈들 죽이면 그만이다. 모든 아이들을 다 보내라. 어떤 무기도 써도 좋다.
그놈을 잡아와라. 단 반드시 살려서.
그놈의 얼굴을 보고 그놈과 이야기를 할것이다. 알았나?"
"예!!"

검은양복의 사내들은 각자 차를 타고 뿔뿔히 흩어졌다.

* * *

"으으으악!!"

또 그꿈이다.
이곳 서울로 올라와 매일같이 가위눌리듯 꾸는 그 꿈.
물론 고아원시절에도 가끔씩 그꿈을 꾸곤 했지만 이렇게 생생하진 않았다.

늘 꿈은 같았다.
꿈속에서도 온몸을 저리게 하는 어떤 향기를 뿜으며..
(사실 어릴때는 그꿈을 꾸며 오줌을 싸기도 했고 사춘기때는 그 향내에 취해 자기도 모르는 몽정도 하기도 했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어떤여인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현과 여인은 계속해서 서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점점더 멀어질 뿐이었다.
안타까워 목이 메어 서로를 부르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어떤 시커먼 형체의 남자가 다가온다.
놈이 다가오면 두렵다.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놈은 여인에게 큰 칼을 휘둘러 피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사라졌다.
하하하하.
통쾌한 놈의 웃음소리.
여인은 피에 젖은 얼굴로 현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피눈물이다.

늘 그꿈이었다.
요즘들어선 가볍게 낮잠을 잘때도 그여인의 피에젖은 얼굴은 어김없이 다가오곤 했다.

아름다운여자..
피에 젖어도 그 미모를 숨길수 없는 향그러운 여자..

늘 외로운 현은 가끔은 아니 아주 자주 그 여자가 그리웠다.
꿈속의 여인을 사랑하다니
본인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울 일이였지만..

여자가 그리웠다.
여자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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