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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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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Y 봄햇살 2003-09-15

추석잘보내셨어요? 독자님들.

이제 올해도 많이 갔죠.. 추석도 지났구요.

남은 날들 더욱더 열씨미 홧팅 합시당..

 

카모마일님. 에효. 쑥스럽습니다.

허접한 글 읽어주시고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겄슴다.

영악님.. 근사한 추리소설.. 써보는게 바램인데 제 한계가 있어서리.. 어려울것 같슴다. 흑흑

여하튼..님들도 즐필 홧탱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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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해진 향아의 눈망울을 소년이 닦아내었다.

"향아님이.. 아주 슬프셨겠어요.."
"말하다 보니 더 슬프다. 그때 얼마나 울었던지..
하마터면 그때 세상 하직할뻔했지.."
"그사람들은 어떻게 됬어요? 그렇게 맺힌게 많았으면.. 몇번은 만났을텐데요.."
"몇번을 다시 태어나서 몇번을 다시 엉기고.. 계속 그 남자와 두 사람의 악연은 계속되었어.."
"그렇다면..."
"이번에도.. 아마.. 이제 그들의 얽힌 인연이 끝을 내는 시기가 아닌가 싶어.."

* * *


현은 고아다..
태어나면서 부모가 누군지 모른다는걸 인식하는 순간이..
작고 힘없는 아이에게 얼마나 큰 아픔인지 사람들은 모른다.
그는 작은 고아원에서 자라났다.
가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버려진 아이들이 울고불고 괴로워하다가 조금씩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본적도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호강에 겨운 아이들이다.
적어도 부모가 성씨도 물려주었고.. 이름도 지어주었고..
잠시나마 부모의 정도 느끼게 해주었고
무엇보다 세상에 어딘가에는 부모가 살아 있다는 희망도 가질수 있으니까..

그정도면 만족해야지.. 저아이들은 고마움을 모른다.
자신이라면.. 자신을 버린 부모라도 있다면 이렇게 자신의 인생을 팽개치고 싶은 기분이 들진 않을것이다.

아무도 자신을 이세상에 태어나게 했다고 인정안하고 도망가버렸다.
세상으로부터 내쳐진 이기분..
저 복에겨운 아이들은 모른것이다.

세상을 악에 받쳐 살았다.
고등학교에 들어서자 자신을 학교에서 짱이라고 불렀다.
현의 이름만 들으면 모두가 벌벌 떨었다.
선생들도 자신을 함부로 건드리진 못했다.
현은 무서운게 없었다.
그렇지만.. 모든게 무서웠다.
그래서 더 무서운게 없는척, 강한척 했다.
하지만.. 현은.. 사는게 너무나 무섭고 힘겨웠다.

현에게 같은학교의 여자아이들은 열광했다.
귀족같은 그의 얼굴에서 풍기는 묘한 염세적인 분위기..
하얗고 곱상한 얼굴에서 뿜어져나오는 괴력..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금방 일등을 넘나드는 그의 두뇌..
그리고..
고아라는 뒷배경까지..

현은 여자아이들을 무시했다.
아니 무시하는 척했다.
어차피 평생 자신과 함께할 여자는 없는것이니까..
그래서 더욱 여자아이들에게 차갑게 대했다.
그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른여자들에게 다가왔을지 몰랐다.

그러나..
고아는 고아일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현은 세상으로 쫓겨나왔다.
세상은 그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각박했다.
대학.. 우스운 얘기다.
그는 대학을 충분히 갈수 있었지만
그를 다니게 허락해줄 대학은 없었다.
그는 너무나 가난했고 배가 고팠다.
일단 살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