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57

여로의 끝 , 그리고 ...... [완결편]


BY B&H1973 2003-09-29

" 서울 댁 ! 서울 댁!

아, 정신좀 차려봐 ! 내 말 들리나. 잉..들리냐고 ?"

 

" 워메, 이것이 뭔 일이라냐....아까 까정 멀쩡허던 사람이...

지전에  달라붙은 총각혼이  인자  서울 댁 한티 붙었는갑네잉.

이러다 마을서 또 송장 치르는거 아닌가몰러...."

 

"저 할마시 말 허는거좀 보소.  어이고...주책 바가지야!

근디...어째 요로코롬  서을댁이 정신을 못차릴까요잉?

허어....얼굴에 물이라도 뿌리면 정신이 들라나........."

 

웅성거리는 마을 사람들의 소리에 섞여  용모네의 말소리가 또렷이 들리건만,

어찌된 일인지.... 눈을 뜰수도...말을 할수도 없다.

표현할수없는  어떤 무게에 짓눌려   손가락 하나도 꼼짝할수도 없다.

보건소로 데려가자는  소리와 동시에, 누군가의  등에 내가 업혀진다.

나를 업은 이의  걸음이  바쁘다.

바람이 내 빰에  달려드는듯한 느낌을 받으며...나는 다시 까무륵... 잠이 든다.

 

 

무언가에 이끌려  나는 하염없이...하염없이..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내  앞엔 삼킬듯 넘실거리는 검은 바다만이  아우성 치건만,

난 존재하고 싶어, 난 숨쉬고 싶어... 나는 나를 자꾸 검은 바다로 밀어낸다.

 

"이렇게는 살수없어, 난 나지, 당신의 부속품이 아니야!

나도 하고 싶은게 있고, 나도 말하고 싶은게 있어!

결혼 했다고,,여자는 사람이, 인간 이 아닌줄 알아?

나도  생각이 있고, 내게도 입이 있고, 귀가 있다고!  응? 알아? 아냐구!

당신과 당신 가족에게 난 뭐야?

니네들의 식모, 니네들의  말 장난거리냐고?

난  이제 내 인생 살래..!

이렇게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니네들 맨날하는 흉도 보고,

나도  사람답게 살거야! 나도  내 인생 산다구!

야..이것봐라..술 마시니까..세상이 다 내것같네.아..좋다!"

 

검은 바다가  갑자기  나를 향해  붉은 입을   벌렸다 싶은 순간,

그것은 헤드라이트를  활짝 켠   커다란  차가 되었고,

나는 누군가에 의해  저만치  밀쳐져  나둥그러졌다.

그리고 내가 방금 있었던 자리엔  그이가....그 사람이...힘없이 넘어져 있다.

붉은..붉은 피를.....온 몸 가득 머금고..............

안돼!   안돼................여보......여보..............아아.....

 

이건 악몽이야..악몽....이럴수 없어..난 아니야 , 난 아냐 !

아냐......내가 죽였어,,,,,,내가 그이를 죽였어.........

날...날.. 살리려고..그이가...죽었어.......그이가.........

안돼...안돼...........아아.....아..악!!!!!!!!!

 

 

 

"아가.........아가..애미야........정신이 드니?

엄마다. 엄마야 !  엄마 기억해? 너  옛날 일 다  기억해?"

 

"엄...마........그..사람...어떻게 됬어?"

 

"아이고...가련한 것.....땅에 묻은 지가 언젠데......

박 서방   사고 나고... 너  바로 정신잃고....

깨어나선...암 것두 기억 못하길래....용모네한테 부탁했지...너 좀 보살펴 달라고.

인제..괜찮은 거지...응? 인제.. 정신 추스려야지..으응 ?이 불쌍한 것아!"

 

"엄..마...아이는요...내...아이는요?

내..아이 어딨어요? 내..아이 좀 데려다 주세요..."

 

"걱정마라...지금, 올케가 데리고 있다.

너 쓰러지며..유산되려는걸...산 달도 가깝고 해서..수술해 바로  인큐베이터 넣었다.

니 올케랑 , 언니들이 고생많이 했다. 장례때도 그렇고...쯔...쯔..."

 

"건강해요?잘 먹어요?  이름은요? 많이 컸어요? 공주 님  맞아요? 보고 싶어요."

 

"아이고, 숨 넘어 가겠다. 한 가지씩만 물어라. 누구 안 쫓아온다.

건강하고, 너 많이 닮았더라. 니 꿈 대로  공주고, 이름은...아...직....

박 서방 도 죽고, 넌 정신잃고, 그냥 우리끼리 짱아라 부르고 있다.^^*"

일단, 니 몸부터 추스려야, 아이를 키우지. 얼른 기운내라,"

 

 

몇번의 봄이  오고, 몇번의 겨울이  지났으며,  다시    봄이  왔다.

악몽으로만 존재하던 내 섬엔 지금 예쁜  별이  하나 자라고 있다.

내  고된 여로의 끝에서   나와 함께 시작하는   작은 동반자.

내  안의 섬  그 거친 바다 위에서  내가 길을 잃고 헤멜때마다,  

가족이라는 섬으로 인도해주는   등대 별, 바다 별 .

그..아이의  이름은  海星 이다.

[바다..해 , 별...성.   ......... [ 해  성]

 

" 엄마!....이거 봐바요. 나 조가비 많이 주웠어요.

이거 많이 주워서   엄마   이쁜 목걸이 만들어 줄께요 .

엄마! 빨리 와봐요! 빨리 빨리! 우아.....예쁘다..또 주었다.  야호!"

 

 

[ 그 동안 부족한 글 읽으며 알게, 모르게  응원 해주신 분들 고맙구요,

이번에  저 개인적으로도  드디어 홀로서기를  하다보니,[무슨 뜻인지 아시죠^^*]

글이 많이 늦어졌네요. 10 월엔  모든게 새로워 질것 같네요.

지방으로의 이사다, 이직 이다.. 해서...  새 소설은 좀 늦어지겠지만,

아컴의 작가님들의 글만은 열심히 읽을테니, 다들 화이팅..아시죠?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