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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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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BY B&H1973 2003-08-22

딩.....딩..딩.....

딩........딩....딩.............

 

점점 잦아들어가는 소란스러움.

몇칠전부터  마을전체가 부산스럽더니,결국 오늘에야 시작하나보다.

서둘러 몸을 청결히 하고, 정갈한옷에 숄을 하나 걸치고 집을 나선다,

며칠동안 멈추지않던 비에  마을풍경은 젖어있고, 길은 질척인다.

맞은편 골목에서  아낙 하나가 바삐 걸어나오며,네게  사람좋은 웃음을 건넨다.

그녀가 가고자하는곳이 나와 같으리라는 짐작이든다.

서둘러 나온 모양인지 그니의 집 돌담위엔  젖은 미역이 

 여기저기 엉킨체 가득  걸쳐있는게 보인다.

털어내지 못한 머릿수건도  마당  한쪽에 나뒹굴고있다.

마당 구석,의자를 대신했음직한  둥근 스트로폼은 오랜 비에젖어 색깔이 바랜상태다.

젊은 나이에  어린 세 아들을 둔탓에  협소한 마루구석엔  아이들옷이 가득하다.

섬 아이들에게  잠옷,평상복,외출복은 따로 구분 되어있지않다.

어미,아비가 바쁘니   개켜 장농안에  넣고,빼서 입히기도 번거롭다. 

워낙 장난이 심한 사내애들이라  캐키기도 전에 버려온다고 그니가 생각한 방법이다.

엄마,아빠가  일손이 바빠  밥을 못챙겨주는 날이많아  그니의  세 아이들도

내 집에서 끼니를 채우는 일을  어렵지않아한다.

"서울이모" 이게  용모네 가족이 부르는 내 호칭이다.

몇몇 마을 사람사람들은  나를 "서울 댁" 이라고도 부른다. 

어느날 갑자기 스며든 타지인이지만, 연고를 없는 네게 섬지기들은  가족과 마찬가지다.

며칠을 고열로 고생할때  밤새 떠나지않고  지켜준것도 그네들이다.

 

마을안쪽에서부터  소란스러움이 커진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들고,몇몇은 눈시울이 불거져있다.

풍랑에 지아비를 잃었다는 미선네도 그들속에 섞여있는게 보인다.

그녀가 용모네랑  동갑네기다보니  가까이사는 나랑도 몇번 안면이 있는 사이다.

어느 순간 웅성거림이 일시에 멈추고  마을사람들의 시선은  선고는 버선을 신고

사뿐이 걸어나오는, 어느 여인에게  멈추어선다.

 

딩...딩.......딩...........

깊숙한 울림이  허공을 저으며 바다 내음속에  실려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