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박서방! 그래 몸은 건강하고"
"네, 장모님도 건강하시죠. 미영엄마 가게 나갔습니까?"
"아이야, 어제 늦게 자는것 같던데, 아직도 한밤중이지..." 말끝을 흐리면서 사위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목소리에 힘이 없다.
"장모님, 집에는 별일 없는거죠. 어제밤꿈에 미영엄마가 보이던게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는데, 영 개운하지 않네요."
"별일은 아무일없어. 잠깐만 미영엄마 바꿔줄게" 성급히 딸의 방으로 가는 친정엄마는
잠들어 있는 딸을 흔들어 깨운다.
"애미야, 빨리 일어나. 박서방 전화다" 난, 용수철처럼 팔딱 일어나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 아침일찍 웬일이에요."
"응, 자는데 미안. 집에 별일 없지"
"그럼요. 당신은..."
"나도, 그냥 오늘 따라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그리고 좋은 소식도 있고"
"좋은 소식?"
"여기 일이 일찍 마무리지워져서 한국에 빨리 들어갈수 있을것같아. 혼자 지내는
당신한테 정말 미안해. 한국에 가서 당신한테 잘할께"
"당신은 무슨말을... 힘들게 일하는 당신한테 내가 미안하지"
"그래, 당신편지하고 미영편지는 잘 받았고, 미영이는 학교갔지"
"네"
"그래, 잘 지내고, 또 연락할게. 사랑한다"
"네, 저도요." 전화를 내려놓으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뭐라니, 박서방이?"
"응, 예정보다 일찍 들어온데"
"애미야!"
"엄마가 무슨말 하려는지 아니깐 아무말하지 말아요. 빨리 마음정리할테니깐"
난, 욕실로 들어가서 따뜻한 물을 온 몸에 받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했다.
계속되는 그의 전화를 받지않고 문자가 들어와도 답변도 없이 며칠이 흘렀다.
"오늘도 카페는 안 나가니? 남한테 맡겨놓으면 내일처럼 열심히하겠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딸의 눈치를 보시는 친정엄마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오늘은 나갈거야"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체크무늬블라우스에 치마를 받쳐
입고 집을 나섰다.
카페안으로 들어가니 직원은 환하게 웃으면서
"사장님 몸은 괜찮으세요."
"응, 손님은 많았어."
"네, 어제는 정말 바빴어요."
"그래, 고생했다. 내가 오늘도 바쁜일이 있어서 자기가 수고 좀 해죠."
"네, 걱정하지마시고, 볼일 보세요."
카페를 나와서 근처 부동산으로 향했다. 부동산 주인의 인사를 받으면
"좀 빨리 서둘러 주세요. 임자만 나타나면 바로 연락주시고요."
"예, 아무걱정하지말고 기다리세요." 차에 타서 시동을 걸다가 시계를 보았다.
벌써 점심때가 되어가고 있었다. 휴대폰으로 그에게 연락을 했다.
"나야" 그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지금 바뻐. 나중에 전화할까?"
"왜, 이제야 연락하는데" 투명스럽게 들려오는 그목소리가 내 가슴을 아프게했다.
"화났어. 오늘 시간 어떤데"
"요즘 바빠서 매일 야근하는데. 오늘도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어야되는데"
"그럼 7시정도에 사무실로 갈게"
"알았어" 먼저 전화를 끊어버리는 그는 자신이 화가 많이 났음을 무언에 암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행동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난 백화점으로 향하여 그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시작했다.
속옷, 양말, 와이셔츠, 바지, 티셔츠, 화장품, 면도기를 사면서 그가 좋아할것을 생각
하면서 시계는 보면서 점심먹고, 목욕탕에 갔다오면 약속시간에 그의 사무실에 갈수
있을것 같았다.
"똑! 똑! 똑!"
"네" 안에서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 난 쉼호흡을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가 얼굴을 책상에 박고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었다.
텅빈 사무실에 그의 존재는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얼굴 좀 보여줄래" 나의 목소리에 그가 얼굴을 반쯤들다가 다시 숙였다.
"화가 많이 나셨네." 난 너스레를 떨며 그에게 다가갔다. 아무 대답없이 일을 하는
그의 머리를 살짝만지며 그의 옆자리 앉았다.
담배냄새가 코끝을 자극했지만 그의 볼에 가볍게 키스했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이
일을 하는 그가 밉기보다는 더 사랑스러웠다. 난 더 이상 아무말없이 그의 셔츠속에
손을 집어넣고 그의 가슴을 만졌다. 근육때문에 만지는 느낌이 너무나 좋은 그의 가슴을
애무하듯 만졌지만 여전히 관심밖이라는 모습으로 일에만 열중을 하고 있었다.
한참 가슴을 만지다 천천히 손을 밑으로 내려가면서 바지속으로 집어 넣자 이미 부풀어
오른 남극은 나의 손에 아무저항없이 들어왔다. 그의 귀에다 속삭였다.
"사랑해. 자기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얼굴을 붙잡고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난 아무저항없이 그가 하는데로 가만히 있었다. 그의 정열적이 애무를 받으며 난 너무나
행복했다. 이대로 그와 도망가고 싶었다. 아무도 모르는 그런 곳으로...
둘다 지친 모습으로 쇼파에 앉아서 서로를 바라 보았다.
"당신을 미워할수 없어"그는 내가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한마디를 하며 가슴을 만졌다.
"얼마나 만지고 싶었는지 알어. 당신을 모를거야. 밤마다 당신가슴을 빨고 만지고
싶어서 신음하는 나를" 내가 모른다고 나도 밤마다 당신이 손길이 그리워서 잠을
설치는데 내가 모른다고.
"배 안고파" 난, 분위기를 바꾸려는 마음으로 몸을 일으키면서 쇼핑백에서 초밥을
꺼냈다. "자기가 좋아하는 초밥 사 왔어" 그의 앞에 초밥을 놓으면서 하나 집어서 입어
넣어주었다. 그는 초밥을 입안가득 씹으면서 "정말 맛있는데, 당신처럼"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그를 꼭 안아주고 싶은 충동에 나는 그의 볼을 만졌다.
"오늘따라 왜 이러시나. 평상시처럼해. 괜히 긴장된다." 나의 행동에 싫지않은지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초밥을 먹었다.
"얼마나 걸리는데"
"1시간정도, 왜 가야되는거야"
"아니야, 또 하고 싶어서.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가 싶어서"
"뭐!" 그는 놀란 눈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오늘 정말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데, 며칠을 못 봐서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러는건데 뭐가 이상해"
그는 아무대답없이 날 번쩍 안아서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내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이미 흥분되어있던 나는 더 적극적으로 그를 탐하기 시작했다.
그는 무릎에 누우면서 이러고 조금만 있자고 했다. 연신 가슴을 만지던 손이 천천히 떨어
지더니 이내 잠이 든 그를 바라보며 눈물이 났다. 이런 그와 어떻게 헤어질수 있을까?
내가 과연 살수 있을까? 너무 그리워서 병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까?
쿠션에 그의 머리를 놓고 그에게 줄 선물을 책상에 올려놓고 그의 얼굴 한번 쳐다보고
사무실을 나왔다. 차가운 바람이 몸뿐만 아니라 구멍뚫린 가슴속으로 스쳐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