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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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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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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그림자.


BY 아가둘 2003-07-31

일년후!

아리가 다급하게 전화를 하고있다.

-왜 이렇게 안 받는거야.....

(고객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이 소리만 반복되는 주현의 전화.

[주현씨 저 아린데요. 수야 일인데 급한 일이에요. 메세지 확인하시면 전화주세요.빨리요]

 주현의 강의실...

왠지 강의에 집중이 되지않고 어제 만났던 수야의 모습에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다른 때와 느낌이 달랐다.

살그머니 강의실을 빠져 나온다.

전화기에 전원을 켜자 메세지 수신벨이 울린다.

이어 들리는 아리의 다급한 목소리...

무슨 일인지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전화 신호음이 한 없이 길게만 느껴진다. 어쩐지 자꾸만 불길하고 안 좋은 생각만 든다.

[아리씨, 저 주현인데요. 무슨 일...]

[큰일 났어요. 수야가 쓰러져서 병원이에요. 빨리 와주세요]

어떻게 병원까지 왔는지 알 수 없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달려왔다.

복도 의자에 앉아 얼굴을 감싸고 있는 아리를 발견한 주현은 다시한번 가슴이 내려앉는다.

[아리씨, 수야는...]

[아직 정신을 못 차렸어요. 의사 선생님이 보호자를 찾는데 어쩌죠? 수야 언니 오빠 연락처를 모르는데...]

[네, 제가 가볼게요]

.........................................

[저 유수야씨 보호잔데요]

[환자와 어떤 사이십니까?]

[네 약혼잡니다.]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주현. 정말 약혼을 한건 아니지만 수야와의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주현이였다.

[네, 그럼 말씀드리죠. 환자의 상태가 아주 안좋습니다. 저로썬 큰 병원에 가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진료 의뢰서는 써 드리겠습니다.]

[네? 큰 병원요? 무슨 병인데요. 전 지금 의대에 재학 중입니다. 말씀해 주실수 있습니까?]

[그러십니까? 그렇다면 말씀드리죠. 저의 진단은 뇌종양입니다. CT나 MRI를 찍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아마도 악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 악성뇌종양요!!!!!!]

 의사의 진단은 정확했다. 종양이 악성인데다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된 상태로 수술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했다.

무기력한 절망!!!!!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의학을 공부한 걸까? 내 사랑의 아픔 하나도 알아주지 못했고  너무 늦어서 이렇게 지켜 볼 수 밖에 없는데...

[주현아 너무 애쓰지마. 나 다 알고있어]

[뭐?........뭐 뭘 안다는 거야?]

[나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러니까 그렇게 슬픈 얼굴 보이지마. 네 밝은 얼굴 을 가슴에 담고 가고 싶어]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나, 뇌종양이잖아. 그것도악성!]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괜찮아. 사람은 다 죽게 되있잖아. 그저 조금 빨리가고 늦게가는 차이 뿐...난 조금 빨리 가는 것 뿐이야.그러니까 나 가는 날까지 웃는 얼굴 밝은 얼굴 보여줘]

[............]

둘 다 힘겹게 눈물을 참고 있다.

[주현아... 우리 여행갈래? 너랑 다시한번 여행하고 싶어.]

[그래, 그러자, 그럴께]

세뇌를 하듯, 체념을 한듯 한 주현의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