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올려 놓는다........................
씽크대 서랍을 뒤진다..... 혹시, 남은 소주는 없나하고.... 없다.
일찍 귀가하는 성실한 자세를 아무도 몰라주니, 슬프다.
꼬르르륵~ 좀 참자!
나 스스로 달래본다.
후우~ 뜨거운 것도 제데로 먹지 못하는 나.
호들갑 떨며 먹는다..... 그것도 맛있게.......
모친이 방문을 연다.
나와 눈이 마친다............ 꽝!
그 문소리의 여운은 나의 라면을 식게 만들어준다.
하도 썰~렁해서.
이 라면에도 많은 애완이 묻어있다.
예전에 나 아니면 못 살겠다던 넘이 있었다..... 자랑 같지만....
그 넘이 1편에 나온 그 넘이다.
후질근한 넘.... 이었는데.....
그 넘은 내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했었다.
당연히 내가 먹다만것도 물론 먹였... 아니, 아니지 먹었다.
그랬던 그 넘이 군대를 갔다.... 제대를 얼마 안남겨두고 마지막 휴가라고 나왔다.
난 그때 딴 넘을 만났다..... 훨씬 멋진 넘을....
아무도 머르게....
하지만, 그 넘한테 내가 먹다가 배불러 남긴 라면을 먹으라했다....
근데 그 넘이... 아! 혈압올라!
진정하고.... 음....
- 니가 먹기 싫은것은 나도 먹기 싫어!
글쎄 그러는거다.... 군대가 인간을 만들어주긴 주나부다~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지금 그 넘 생각하니, 열이 뻗는다.......
하긴, 나도 잘한건 읎다 - -;;
사실 이제서야 말인데, 그 자식이 군대에 있을 때 편지를 하도 안하니까, 우표 백장을 보내줬걸랑.... ^ ^
제발! 편지 좀 해다오.... 라고 말이야....
근데, 내가 누구야?
그 백장, 열심히.... 다른 곳(?)에 열심히 유용히 자~알 썼지!
인생사 다 그런 거 아니겠어?
잠시 후, 콧노래가 들려온다.
저 년은 내 동생이다.
꽃다발이다, 또 어떤 놈팽이가 줬다고 나불나불 되겠지?
물어보지 말자!
나하고 상관 없으니까................................
- 그건 뭐야?
에이씨~ 궁금하쟎아!
어떤 놈팽인지..................................................
이그~ 또 저 잘난체 하는 듯한 웃음으로 바뀐다.
- 보면 몰라?
이건, 상혁이가, 또 이건 재원이가 해준거구...
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기만 하는데, 우리 언니는 꽃 한송이라도 들고
오는 걸 못봤으니.......
그래, 니 팔둑 굵다.
옥탑방의 고양이 그것도 래원이 테마가 흐른다.
발신표시 번호를 보니, 그 짜식이다.
- 왜?
밥 먹어.
묻기 싫다.
- 넌 뭐하는데?
쯧쯧, 좋은 직장에 좀 댕겨라.
또, 침묵을 지킨다..........
- 끊는다.
나 밥 먹어야 돼!
라면이 다 부르텄다.
예전엔 조금이라도 부르튼 라면은 안먹었었는데.......
지금 형세를 보면, 안먹으면 나만 손해인것 같다.
다시, 먹는다 - -;;
저 년은 항상 잠옷 입고, 하나 밖에 없는 침대에 눕는다.
내가 첫 월급 탔다고, 공주 같은 침대를 산건데.......
내것을 내것라 내세우지 못하는 이 마음.
호형호제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님의 마음을 헤아릴 듯 싶다.
나에겐 잠옷이 어디 따로 있으랴?
그냥, 밤에 입고 나가면, 편안한 평상복이요,
잠 잘땐 잠 옷이 되는 빨간 츄리닝이 있는데 잠옷이 따로 필요 있겠나~ 싶다.
꽃무늬 원피스 잠 옷!
그리울 때도 있지만, 형편에 맞춰 살아야지.....
어릴땐, 꽃 무늬 원피스 입으면 이쁘다고 칭찬만 받았었는데.
지금 입고 있어봐라.
공주병에 걸려 저건 시집 못 산거라고 한마디, 아니 보는 인간들 족족
말할거다.
배아프다. 장실 좀 가야겠어!
변기 물 내리고, 쏴아아~
우리집 수압 하나는 끝내준다 -,.-
화장대 앞에 앉는다.
정말 오래간만에 앉아 보는 화장대 의자다.
거울을 본다.
그것도 뚫어지게..... 평소엔 하지 않던 짓인데 오늘은 웬지....
- 자냐?
- 왜?
- 니가 보기에도 내가 여자로써 정말 매력 없니?
- 그걸 몰라서 묻냐?
말하는 저 싸가지 좀 봐!
한숨이 나온다............. 아~휴~
- 거울을 열심히 봐봐. 뭔가 느껴지겠지!
뭔가 느껴진다구?
그 뭔가.......... 뭔가가 뭘까?
요즘, 나도 모르는 싸함이 느껴지는데, 그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