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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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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06

니가 먹기 싫으면, 나도 먹기 싫은거다


BY 호야호야 2003-07-22

물을 올려 놓는다........................

 

씽크대 서랍을 뒤진다..... 혹시, 남은 소주는 없나하고.... 없다.



일찍 귀가하는 성실한 자세를 아무도 몰라주니, 슬프다.

꼬르르륵~ 좀 참자!

나 스스로 달래본다.







후우~ 뜨거운 것도 제데로 먹지 못하는 나.

호들갑 떨며 먹는다..... 그것도 맛있게.......



모친이 방문을 연다.

나와 눈이 마친다............ 꽝!



그 문소리의 여운은 나의 라면을 식게 만들어준다.

하도 썰~렁해서.

 

 

 

이 라면에도 많은 애완이 묻어있다.

 

예전에 나 아니면 못 살겠다던 넘이 있었다..... 자랑 같지만....

 

그 넘이 1편에 나온 그 넘이다.

 

 

 

후질근한 넘.... 이었는데.....

 

 

 

그 넘은 내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했었다.

 

 당연히 내가 먹다만것도 물론 먹였... 아니, 아니지 먹었다.

 

 

 

그랬던 그 넘이 군대를 갔다.... 제대를 얼마 안남겨두고 마지막 휴가라고 나왔다.

 

난 그때 딴 넘을 만났다..... 훨씬 멋진 넘을....

 

아무도 머르게....

 

 

 

하지만, 그 넘한테 내가 먹다가 배불러 남긴 라면을 먹으라했다....

 

근데 그 넘이... 아! 혈압올라!

 

 

 

진정하고.... 음....

 

 

 

- 니가 먹기 싫은것은 나도 먹기 싫어!

 

 

 

글쎄 그러는거다.... 군대가 인간을 만들어주긴 주나부다~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지금 그 넘 생각하니,  열이 뻗는다.......

 

 

 

하긴, 나도 잘한건 읎다 -  -;;

 

 

사실 이제서야 말인데, 그 자식이 군대에 있을 때 편지를 하도 안하니까, 우표 백장을 보내줬걸랑.... ^ ^

 

제발! 편지 좀 해다오.... 라고 말이야....

 

 

 

근데, 내가 누구야?

 

그 백장, 열심히....  다른 곳(?)에 열심히 유용히 자~알 썼지! 


인생사 다 그런 거 아니겠어?

 

 

 

 

 

잠시 후, 콧노래가 들려온다.


 

 

저 년은 내 동생이다.

꽃다발이다, 또 어떤 놈팽이가 줬다고 나불나불 되겠지?

물어보지 말자!

나하고 상관 없으니까................................







- 그건 뭐야?


에이씨~ 궁금하쟎아!

어떤 놈팽인지..................................................

이그~ 또 저 잘난체 하는 듯한 웃음으로 바뀐다.






- 보면 몰라?
   이건, 상혁이가, 또 이건 재원이가 해준거구...
   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기만 하는데, 우리 언니는 꽃 한송이라도 들고
  오는 걸 못봤으니.......


그래, 니 팔둑 굵다.


 

옥탑방의 고양이 그것도 래원이 테마가 흐른다.

발신표시 번호를 보니, 그 짜식이다.






- 왜?
   밥 먹어.



묻기 싫다.



- 넌 뭐하는데?
   쯧쯧, 좋은 직장에 좀 댕겨라.



또, 침묵을 지킨다..........




- 끊는다.
   나 밥 먹어야 돼!




라면이 다 부르텄다.


예전엔 조금이라도 부르튼 라면은 안먹었었는데.......

지금 형세를 보면, 안먹으면 나만 손해인것 같다.

다시, 먹는다 - -;;






저 년은 항상 잠옷 입고, 하나 밖에 없는 침대에 눕는다.

내가 첫 월급 탔다고, 공주 같은 침대를 산건데.......

내것을 내것라 내세우지 못하는 이 마음.





호형호제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님의 마음을 헤아릴 듯 싶다.





나에겐 잠옷이 어디 따로 있으랴?



그냥, 밤에 입고 나가면, 편안한 평상복이요,

잠 잘땐 잠 옷이 되는 빨간 츄리닝이 있는데 잠옷이 따로 필요 있겠나~ 싶다.




꽃무늬 원피스 잠 옷!

그리울 때도 있지만, 형편에 맞춰 살아야지.....





어릴땐, 꽃 무늬 원피스 입으면 이쁘다고 칭찬만 받았었는데.


지금 입고 있어봐라.


공주병에 걸려 저건 시집 못 산거라고 한마디, 아니 보는 인간들 족족

말할거다.



 

배아프다. 장실 좀 가야겠어!





변기 물 내리고, 쏴아아~

우리집 수압 하나는 끝내준다 -,.-





화장대 앞에 앉는다.

정말 오래간만에 앉아 보는 화장대 의자다.



거울을 본다.

그것도 뚫어지게..... 평소엔 하지 않던 짓인데 오늘은 웬지....






- 자냐?
- 왜?


- 니가 보기에도 내가 여자로써 정말 매력 없니?
- 그걸 몰라서 묻냐?


말하는 저 싸가지 좀 봐!
한숨이 나온다............. 아~휴~



 

- 거울을 열심히 봐봐. 뭔가 느껴지겠지!



뭔가 느껴진다구?
그 뭔가.......... 뭔가가 뭘까?






요즘, 나도 모르는 싸함이 느껴지는데, 그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