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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더이상 착한 아이가 아니다


BY 이림엄마 2003-07-21

어두운 뒷골목.

교복을 입은 어려 보이는 여자 아이 셋이서

같은 교복을 입은 다른 아이 다섯명을 줄줄이 무릎 꿇려놓고

껄렁하게 서 있다

그 중에서도 가운데 서 있는 애는, 무릎을 꿇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야~씨발~무섭냐??존만한 것들아... 무섭냐고...."

애들은 무서운지 아무말도 못 하고 고개 숙이며 울고만 있다

"야!!!이런 썅!!내가 지금 무섭냐고 물었잖아!!!내 말 씹냐??

 야!느그들 지금부터 한 대씩 맞을 때마다 숫자 세라

숫자를 조그맣게 세거나 안세면 더 디질 줄 알아!!"

 

가운데에 있는 아이는 다섯 아이들의 뺨을 매서운 손놀림으로

돌아가며 때리기 시작했고

맞은 아이들은 울면서 맞은 갯수를 울부짖듯이 내지른다

.....

 

그 때 한무더기의 남학생들이 지나가다가 그 광경을 본다

좁은 골목인데다가 인적도 드문 곳이라

사람 안 마주치고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젠장,,,,,

 

남학생들이 다가온다

"야~느그 여기서 뭐하냐?"

보아하니 범생이들은 아니다

교복도 보니,고등학생들이다

한무더기의 남학생들 중에 한 놈이 담배를 꼬나 물고

가운데 아이한테 다가가더니

지 입에 물려 있던 담배를 그 아이에게 물려 준다

담배를 물은 그 가운데 아이는 아주 능숙하게 담배연기를 내 뿜는다

 

"꺼져.."

가운데 아이가 말한다

담배를 물려 준 그 남학생은 가운데 아이에게 비웃는 듯한 웃음을 날리며

"너..귀여워서 이 오빠가 그냥 간다...담에 만나면 아는 척이나 해라..

응??교복 보니까 m여중 같은데...

애들 교육중이었냐???

적당히 하고 보내라....오빠 간다~~"

라며 등을 돌리자 한 무더기의 남학생들도 그 남학생을 따라 등을 돌리고 간다

 

미친놈...

지가 뭔 상관인데....

재수 옴 붙었네...

가운데 아이는 그 때까지 무릎 꿇고 앉아 있던 애들을 본다

"야 느그들 아직도 거기 있었냐??귀찮다 마음 변하기 전에 빨랑 꺼져라

아!!그리고 오늘 일 행여나 꼰대들 귀에 들어가면 느그들 어찌 될지 장담 못한다

알았냐?? 보내 줄때 빨리 가라!!맘 변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무릎꿇고 있던 아이들은,겨우 일어나서 절뚝거리며 가기 시작한다

가운데 아이는 그런 아이들을 권태로운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나머지 두 아이들과 그 자리를 떴다,

 

이상하다...

자꾸 그 남학생이 생각이 난다

눈매가 유난히 날카로운,,,,

그 남학생이...

자꾸 맘에 걸린다...

 

..지옥문 앞이다...

내키지 않지만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베란다에 놓인 의자에서 창 밖을 보고있던 엄마가 나에게 다가 오는 모습이 보인다

 

"혜주야.."

"뭐..또 무슨 말을 할려구...나 자구 싶어...나가요"

"너 왜 집에 자꾸 늦게 들어오니??"

"엄마가 나라면 이런 거지 같은 집구석에 들어올 맘이 생기겠수??

겨우 꾸역꾸역 들어오는 거니까 신경 끊어.."

"너까지 왜 엄말 힘들게 만드니??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너두 아빠랑 똑같아,,,

엄마가 모를 줄 아니?왜 아빠랑 똑같이 하구 댕기니??뭐 좋은 거라구..

배울 게 없어서 그렇게 폭력 쓰는 거나 배워?"

 

나는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 써버린다

이젠...엄마의 눈물도 지긋지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