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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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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그후


BY 민아 2003-08-08

집에 돌아왔다.

그는 지금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을거다.

훈이녀석과 연이가 소릴 지른다.

"엄마~~"

너무나 반긴다.

"그래..아빠말 잘듣고 있었어? 훈이는 아빠 많이 도와줬어? "

너무나 고맙다. 아이들이 잘 있어줘서...

 

집에 들어서니 청소가 말끔히 되어있었다.

설겆이도,아이들 목욕까지 모두 깔끔히 되어있었다.

"고마와, 근데 정말 왠일이야..."  내가 약간은 쌀쌀한 말투로 물었다.

"자기 편하게 갔다 오라고 그런거야. 집에 들어오면 피곤하잖아... "

다정스레 너스레 떠는게 미웠다.

그래도 일단 나 에게 시간을 내주었으니 고맙기는 해야지...

저녁도 짜장면을 시켜놨단다.

남편의 배려 덕으로 난 저녁까지 편했다.

아이들은 무얼 했는지 일찍 골아 떨어졌다.

나랑 남편..모처럼 둘이 티비를 봤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어딜 갔다왔는지,누굴 만났는지 묻지 않는다.

"오늘 즐거웠어? " 한참만에 묻는다.

"으응..." 미웠다.

난 남편이 나한테 작은관심이라도 가져주길 바랬다.

적어도 무얼하며 어디서 시간을 보냈는지 물어보길 기다렸다.

하지만 더이상의 질문도 없었따.

한참동안 침묵만 흘렀다.

대판 싸운것도 아닌데 너무나 어색하다.

남편은 담배와 라이터를 들고 배란다로 갔다.

배란다에 서서 담배를 피며 무슨 생각을 할까...

요즘 담배의 량도 많아졌다.

꼭 그여자를 생각하고 있을것만 같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여자와 남편과 있었을 생각을 하니 더 미칠것만 같다.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가 없다.

용서한다고 해도 내 마음속의 용서가 되질 않았다.

미치겠다. 낮에 있었떤 일들은 지금은 아무것도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것만 같았다.

 

남편이 라이터만 들고 거실로 들어온다.

남편을 피하고 싶었다.

"나..피곤해서 일찍 잘께..."  난 먼저 침실로 들어왔다.

가슴이 너무나 답답했다.

눈을 감고 있었다. 피곤이 몰려왔다.

얼마만큼 잤을까....

거실이 조용하다...

거실이 환하게 불이 켜져있다....

침실의 시계가 새벽2시를 가르켰다.

'뭐하는거지? ' 궁금했다.

아이들이 깰까봐 살살 거실로 나가봤다.

컴퓨터가 켜져 있다.

티비도 켜져있다.

'나갔나? ' 어디 갔지?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방들을 살펴봤다. 불이 다 꺼져있어서 없는걸로 알았다.

배란다에도 없다.

작은 창고방...혹시...

그방에 들어가봤다. 불은 꺼져있다.

근데..그방에서 남편이 앉아있다. 불도 다 꺼져있는채로...

"뭐하는거야?" 난 물었따. 정말 뭐하고 있는건지 몰랐다.

"그냥..앉아있었어... 나가자..." 얼른 일어서더니 나를 잡고 방에서 나갔다.

남편은 쇼파에 앉았고,다시 티비를 본다.

난 냄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그 방으로 들어갔따. 그 행동은 아주 순식간 이엇다.

남편이 앉아 있던 자리 옆 바닥에 남편의 핸드폰이 있었다.

얼른 만져봤다. 뜨뜻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했으면...

갑자기 너무나 화가 났다.

또 그년이랑 통화를 한거다. 이새벽에 그년이랑 ...

아직 끝난게 아니었다.

난 미칠것만 같았다.

남편이 얼른 들어왔다. 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느새 통화 목록을 다 지워버렸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남편도 나에게 진정하라고 했다.

친구한테 건거라고 그여자한테 전화한게 아니라고 했다.

난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거실에 있는 집 전화로 그년에게 전화를 했다.

그여자가 받는다...

[여보세요.] 단호한 목소리다.

[너 뭐야..안만난다고 해놓구선 지금 뭐하는짓들이냐구!] 난 이성을 차릴수가 없었따.

남편은 옆에서 자꾸 전화기를 빼앗으려고 했다.

그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남편이 수화기를 빼앗는 바람에 전화기가 떨여졋다.

난 미칠것만 같았다.

새벽에 생각날 정도로 그 여자가 그리웠던 거였나...

그렇게 헤어질수 없는 관게였나...

침착하기로 하고 다시 남편과 얘기를 했다.

"내가 건거야..그여자한테 자꾸 전화하지 말아줘..제발..."또 그 여자를 옹호한다.

"그렇게 잊을수 없고 헤어질수 없는 사이면 우리 더이상 살지 말자... 날 이렇게 힘들게 하지말아줘..." 내가 이젠 부탁했다.

더이상 남편을 믿을수 없을것같고 이렇게 의심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당신 변명들 듣고 싶지 않아...그만해...제발... "

난 방으로 들어왔따.

분이 풀리지 않았다.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너무나 미칠것만 같았다.

가슴이 미어졌다. 물을 마시고 싶었따. 난 거실로 다시 나왔다.

"지금 뭐하는거야!" 소릴 지렀따.난...

남편은 불꺼진 거실에서 핸폰으로 그년한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남편의 핸드폰을 빼앗아버렸다.

문자...아무것도 없다.

""들어가..들어가서 자..." 침실로 보냈다.

서있을수 없었다.  남편의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싶었지만 난 할수 가 없다.

밤새 울었따. 거실 쇼파에 앉아서 밤새 울엇다.

부인은 힘들어서 울고 있는데 남편이란 사람은 그 년에게 위로의 문자나 보낼생각을 하고..

기가 막혔다.

그리고 지금은 남편은 방에서 누워 있다.

자고 있겠지...

너무나 너무나 속상했다.

8년이란 시간동안 이런 한심한 인간이랑 속아 살았다는게 너무나 억울했다.

밤이 너무나 길다.

정말...혼자 어디로 떠나고 싶을 뿐이다.

죽고 싶다.

미치고 싶다..

달빛이 거실 창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