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게 거들먹거리며 돈 떼이더라도 내가 책임 진다던 그놈이 그년 샛서방이라고?"
"긍께 말이요 여수 사채 장사들 다 당했다요. 어쨌든 빨리 갈께요."
남기가 고마웠다.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도 촌스럽게 생긴 아줌마가 돈 장사한다고 우락부락한 남자들 틈에 끼여 뭐라고 아우성을 치는 남영이 짠하게 보였는지 뭐든지 가르쳐 줄려고 안달이였다.
허름한 봉고차에서 내린 남기는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며 튀김 집으로 들어섰다.
"그동안 돈 많이 벌었을텐데 왜 튀김으로 배를 채워"
"모르는 소리 마시요.돈 장사가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진다는거 모르요?"
그랬다. 이쪽에서 수금이 잘 되면 저쪽에서 잠수 타 버리면 말짱 헛것이였다.
" 그럼 어쩔것이여? 사기죄로 고발 할것이여?"
"긍께 그것이 문제단말이요.돈은 내돈 빌려 주고 채권자 이름은 인호형님앞으로 해놔서 ~ 지금 인호 형님이 감방에 있단 말이요.누님이라도 고소를 하면 지가 나타날것 아니요?"
남기와 남영은 일단 진짜 주인을 만나보기로 하고 서로의 핸드폰에 벨이 울려 헤어 지기로 하였다.
남영의 종잣돈은 사채 5개월도 안되어 바닥이 나고 없었다.
죽으라고 수금을 다니고 목청껏 싸워서 빌려준 돈을 받아 내야만 손에 만져 지는게 돈 장사였다.
남의 돈 못 떼어 먹으면 병신 소리 듣는다는 어이없는 소문이 돌기도 하던 1999년도9월.
남영은 생전 처음 남편 모르게 현금 카드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