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은 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해서 소리를 내지 않고 목젖으로 울고 있었다.
4년째 부업으로 시작한 사채장사가 힘들기도 했지만,정말로 같잖은 채무자들에게농락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색을 못 한다는것과,
이런 사실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다는 외로움에 비참한 눈물을 목젖으로 삼키고 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방문했음에도 음료수 주는걸 뒤로 하고,
인터넷뱅킹에 들어가입금확인을 먼저하는
남영은 고1아들과 중1딸애를 둔 42세의 병아리 사채 장사였다.
공무원인 남편의 넓은 이해심으로 죽으라고 장사해서
벌어들인 2억이란 돈을 하루 아침에 날린 남영은 종잣돈2천으로
그 어떤 누구에게도 묻지도 않고 과감히 그야말로 과감히 차용증 한 장 달랑 쓴걸 받고 1백씩, 2백씩 빌려주기 시작했다.
"집사님! 돈 장사 하신다메요?"
거짓말을 죽어도 못 하는 남영은 주위에서 가게 날리고 뭐하냐는 질문에 돈 장사한다고 쉽게 얘기 한다는게 그만 몹쓸 교인, 이상한 여자로 전락되어지고 있었다.
채무자들에게 돈을 떼이는것보다 상종하지 못할 교인, 상종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여자로 보는것에 가슴에 한이 맺혀버렸다.
그 와중에 여자 집사님5명을 채무자와 채권자사이로 알게 되었고,그들은 사채 초보자인 남영을 웃기게도 사기를 쳤다.
가짜 전세 계약서와 가짜 집주인 ,들러리들 ,
칠떡칠떡 장마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남영은 시를 마음으로 쓰고 있었다.
턱을 괴고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본들 무얼 하나요
입술 양 끝을 조금만 올려 보셔요.
어때요, 무지개가 보이죠
칙칙한 장마비 때문인지 몰라도 후미진 다방의 커피 맛은 일품이였다.
"집사님, 천오백 짜리인데요."
"세상에! 부자네요? 천오백짜리 전세도 사시고."
일수 ,급전을 쓰는 남영의 고객은 거의가 월세도 제대로 못 내는 사람들이였다.
"얼마 주실건데요?"
"그전 밀린 것 포함해서 800 요."남영은 가짜 전세 계약서와 인감과 주민증을 살피고 있었다.
들러리집사님들이 서로 눈을 찡긋 거린걸 봤음에도 남영은 차용증서를 1천5백짜리 전세 주인에게 내밀고 있었다.
찬란한 사기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