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괜히 나 땜에 점심도 못먹고......"
"아녜요......괜찮습니다..."
"........갑자기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많이 놀랐죠...?"
"....말씀 낮추세요......어머님....."
내 어머님 소리에 ......금방 눈에 물기가 찼다.
커다란 눈에......선해 보이는 눈에.....물기가 돌았다.
왜일까....?
코 끝이 시큰해지며......나도 울고 싶었다.
맑은 눈이 셨다.
엄마가 .......아버님과 도망을 가려 했을때.......저 고운 눈에서 얼마만큼의 눈물을 쏟았을까...?
다시금 엄마가 원망이 되어지는 순간이였다.
"민정이 얘기......알고 있지....."
"....네....."
".....그앤......아주 어릴때 부터 우리집에 다니고 했었어......민혁이 보다 우현일 더 따르고 했어.....다른 사람 말은 안들어도 우현이 말은 꼭 듣고 했거든......특히 약을 잘 못먹었는데.....약을 먹일 때면 늘 우리집에 와서 우현이 먹여 주고 했거든......나랑 민정이 엄마가 아주 오래된 친구라.....우린 나중에 결혼하면 자식이 생기면 서로 사돈 맺자는 얘길 늘 했었고.....그렇게 될줄 알았거든.......흑......그땐 정말 아무일도 없이 모든게 잘 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
"........운명이라는게 있나봐........인연이라는게 순간에 만들어 지는게 아니지 싶어...."
"너무 괴로워 하시지 마세요......저희 엄마가 어머님 힘들게 했던점......제가 사과 드릴께요...그러니..."
"아냐....사과라니......사과 할 사람은 네 엄마가 아니라.....바로 나야.....진영이 에게 사과을 해야 할 사람은 나라구....흑흑...."
오열.....
갑자기 봇물 터지듯 나온 울음이였다.
커피숍은 다행이 칸막이가 있어 주변의 몇 사람의 이목만 있을뿐.......어두운 조명으로 그나마 얼굴이 안보이는게 다행이였다.
커피숍을 나와 택시를 태워 드렸다.
도저히 사무실에 다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한 선배에게 이윤 묻지 말고 조퇴하겠다고 했다.
은주 이몰 찾아 나섰다.
청주 어디라고 했는데.....
급하게 뒤진 수첩에 적혀 있는 전화 번호는 결번이라고 나오고.....전에 은주 이모 소식을 전해준 화경이모.......통화가 됐다.
은주 이몬 경기도 분당에 있다고 했다.
어머님이 편찬으셔서......동생네 잠시 들르러 왔다고 했다.
내 전화에 은주이몬 엄마 소식이라면 자기도 아직 모른다고 했다.
잠깐 만나자는 내 말에 이몬 알았다 했다.
확인이 필요했다.
우현이 어머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부족했다.
은주 이모라면 모두 알고 있을거였다.
은주 이몬 엄마와 아주 어릴때 부터 친구였으니까......
안본사이.....은주이몬 많이 늙어 보였다.
오래된 술장사로.....몸이 많이 망가져 버렸다고 본인 입으로 그렇게 말을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초췌해진 모습이였다.
담밴 여전히 많이 피는지.......다가서는데 냄새가 났다.
갑자기 엄마의 모습이 이모의 얼굴에 겹쳐 보였다.
엄마도.......만약......저런 모습이라면.......
가슴이 시려 왔다.
전통 찻집으로 들어갔다.
그편이 얘기 하기가 쉬울것 같았다.
따뜻한 유차차를 앞에 두고 이몬 내게 담배를 피워도 되겠냐고 물었다.
폐암이 무섭지 않냐는 내말에 이몬 삶에 미련이 없다고 했다.
정말......왜 저리 험하게 사는지.....
"갑자기 날 찾아온 이유가 뭐야.....?네 엄마 소식이라면 나도 너 만큼이나 모르는데..."
"이모 혹시 .....정다영 이라고 알아...?"
"정다영?"
"....응....아님....서윤주.....라는 이름은....?"
순간 이모의 얼굴이 굳어 졌다.
피우던 담배가 탁자로 힘없이 떨어질 만큼이나 이몬 많이 놀란듯 했다.
담배재가 테이블 곳곳에 흩어졌다.
냅킨으로 재를 한데 모으는 날 물끄러미 이몬 보고 있었다.
"네가 .......그 이름들을 어떻게 알아......?"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 앉았는지.......건조한 듯한 목소리로 이모가 물었다.
".....한분은......막내 이모님 이시구....."
그건 이모도 알고 있는듯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다른 한분은 우현이.....우현이 알지.....?어머님 이셔....."
"뭣?.......세상에......어쩜.........."
입을 틀어막으시며 이몬 놀라와 했다.
세상에.....어떻게 이런일이.......어떻게 이런일이.......
이몬 기막혀 하셨다.
말도 안된다는 .......진정이 안되는지 방금 앞에 놓여진 냉수를 다 마셨는데....다시 속이 타는지 내 앞의 물도 마저 마셨다.
입안이 바짝 타 들어 가시는지......이몬 ....세상에......세상에.....만 연달아 말했다.
무의식 중에 나오는 행동과 말 같았다.
"너.....그럼.....지금 다 알고 나 찾아 온거지........마지막 확인 하려구......그런거야...?"
한참만에 이모가 물었다.
쉴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꾹 참고 있었는데.......이모의 말 한마디에 툭 ....댐이 무너진거 마냥.....눈물이 얼굴을 덮었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마냥........그렇게 테이블에 머릴 놓이고 엉엉 울었다.
내 안의 모든 물을 눈으로 다 쏟아 부었다.
이몬.....어쩜 이런 악연이 있을수 있니......어쩜........
엎드린 내 등 위로 이모가 나직이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