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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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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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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BY 핑키~ 2003-05-24


언제나 덮침을 당한 다음날엔 밥상이 달라지더니만,
움..오늘은 별로 특별할것이 없군요..

"미안해..어제 장을 못봐와서..
뭐 국거리도 없고..누룽지라도 먹을래? 아님 빵?"

칫..이 마누라..그래도 자기 먹을 빵은 챙겨서 샀구만유..
차라리 누룽지가 낫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번거로울것 같아 그만두라고 했죠.

그러면서 막 현관문에 나서는데 주머니속에 뭔가를 찔러주는겁니다.

"자기야..잊지말고 잘 챙겨먹어.."

에휴...개소주가 아직도 남았네요..훗..
사실 몸에 좋다고 해서 먹는거지, 참 냄새도 비린게 먹기가
영 거북한게 사실이죠.

오늘도 그렇게 출근을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짬내서 개소주 먹는것을 보고 동료가 그러네요.
무지 부럽다구요...우하하..

참..그 부잣집 사모님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움... 하도 전화가 오길래 제가 직접 말을 했답니다.

"사모님..도대체 왜 그러시는지요,
이런 말씀드리기 뭐 하지만, 제가 한가한 사람도 아니구요,
계속 그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죄, 죄송해요..저는 그저...
그동안 고마웠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도 고마웠고..제가 주는 거 감사하게
먹어줘서도 고마웠구요.."

"넷...???"

에구..알고보니, 사장님이 무척이나 쌀쌀맞은 양반 이였던가봐요.
부족한것 하나 없을듯 보이는 그런집에 행복이 없다니..
참 불쌍하게 느껴졌지요.
그 이후로 다시는 전화가 없었답니다.

오늘은 작업이 늦어져서 늦게서야 퇴근을 했지요.
당연히 자고있을줄 알았던 울 마누라..
애기들 재워놓고 뭘 그리 재밌게 보는지..

"자기... 저 남자 너무 멋있지 않아?"
"엥? 누가?
뭐가 멋져? 꼭 기생오라비 처럼 생겼구먼..
아줌마..꿈깨셔..당신보다 한참 아래구만 뭘.."

"칫..누가 연애라도 한데? 그냥 멋있다는거지..
하여튼..초를 쳐요..초를.."

드라마속 남자 주인공을 그렇게도 좋아하다니..
그런일은 학창시절에나 있는줄 알았는데..

그날밤, 안그래도 잠꼬대 잘 하는 울 마누라,
유난히 소리를 질러대네요..

"김남진...김남진..너무 멋져..오빠.."


뭐 오빠??

참내.....

칫..내 그소리 들어본지 오래됐네..쩝..

저는 그날밤, 애들 깰까봐, 마누라 입을 막느라고
진땀을 뺐지요..

마누라의 잠꼬대는 새벽 2시까지 계속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