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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증거사진들을 모두 보셨습니다.-
'높은분'들은 얼굴을 찡그렸다.
강형사는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사항 없는 이 사건에 대한 문책겸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형사생활하면서도 그가 신문이나 아니면 무슨 행사할때 멀찍이서 한번 볼까말까 한 '높은분'들이 이번일에 관심을 표명하며 브리핑을 요구한 것이다.
서장은 강형사 옆자리에 앉아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사건의 수법은 잔인하며 뼈들이 잘 절개되어있고
처리가 곤란한 뼈들은 살을 잘 발라낸것으로 보아
이 사건의 범인은 힘이 센 남자며 해부 분야에 지식이 있는 전문직
에 종사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체는 모두 이 근처 의 지하철 역 보관소에서 발견되었으므로
근처의 각 역마다 모두 경찰을 잠복시켜 감시케 하고 있습니다.-
- 참나 웃기는 소리하지 마세요. 형사양반. 한강에서 바늘찾기지
언제까지 그런식으로 찾을겁니까.
그놈이 또 이근처의 역으로 올건지 아니면 맘변해서 다른곳으로 숨
길수도 있고 또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일벌이면
그걸 무슨수로 잡아요. 머리를 써야지.
머린 뒀다 뭐합니까?-
-그건 맞는말이에요. 이래서 문제란 말이야.
머리는 쓰지 않고 백날 몸만 축내니..
그런식으로 범인 잡을거면 초등학생은 못잡나? -
계속되는 질타에 강형사는 입이 바싹바싹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 개쉐이들. 니네가 한번잡아봐라 병신같은쉐이들.
맨날 책상머리에 앉아 빈둥대는게 일이면서..
죽일놈들-
강형사는 속으로 욕을 퍼부으며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징그러운 브리핑은 끝이났다.
높은분들은 이런저런 잔소리를 하며 서를 떠났다.
마음 좋은 서장은 강형사를 위로했다.
-자네 솔직히 지금까지 편하게 경찰생활했잖나.
진짜 경찰이 되기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너무 힘들면 담당을 바꿔줄수도 있어.
물론 다들 손 안댈려고 뒤로 빼겠지만.-
- 아닙니다. 한번 해볼께요. 이번에는 오기가 생겨요,
그놈을 한번 잡아보겠습니다.-
-고맙네. 지원은 얼마든지 해주지.-
강형사는 자리에 앉아 다시한번 시체들의 사진을 보았다.
문득 성기가 잘려져 있는 시신들의 엉덩이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징그럽다는 생각보다는 웃기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이번사건에 면역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도대체 놈은 성기를 자를때 어떤 생각을 한것일까.
동성연애자?
자신의 성기를 증오하는 변태?
남자에게 강간당한 남자?
강간?
혹시 여자?
아니 아닐것이다.
여자가 한일치고는 너무나 파워풀하다.
이정도의 완벽한 시체처리를 하려면 힘이 무지하게 세야한다.
여자..
강형사는 메모지에 여자 라고 쓰고 주변에 동그라미를 까맣게 그리기 시작했다.
힘이 센 여자도 있을수 있지.
여자도 가능성에 둬보자.
근육이 올퉁불퉁 할것이다. 남자같이 힘쎈 떡대좋은 여자.
강형사는 가능성에 두었다.
여자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