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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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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67

[제1회]


BY midang2 2003-04-25

때: 2002년 겨울 졸업식날...


수연의 괴로움을 알기라도 하듯이 졸업식날 눈이 펑펑 내렸다.
일년간 더 공부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뽀게 질 듯이 아프지만 엄마의 그잘난 허영심을 채워주기위해서 일년만 재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야만 멋진 신랑감을 만날 수 있다나...
나의 참을성 없는 성격에 어떻게 그런 허무맹랑한 엄마의 요구를 허락했는지....쯧쯧쯧...
아마 나도 엄마의 그 허영심을 약간 유전 받았나 보다.
우리 엄마는 외할머니의 강압에 못이겨서 그옛날 시절에 안되는 머리로 억어지로 공부해서 에스대에 들어가 우리 아버지를 낙아챘다.
그옛날 시절에 우리 아버지 처럼 괜찮은 8등신 몸매에 자상하지...예의바른지...젊디젊은사람을(연하) 남편으로 맞이 한다는 것은 하늘이 개벽을 하지않고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인데...
어찌그런일을 우리 외할머니는 허락하셨는지...
엄마는 운이 좋았는지...몇날 며칠을 졸라서 허락을 받아내고 아빠집에 쳐들어 가서도 요조숙녀처럼 행동해서 허락을 받아냈다.
그왈가닥성격을 어떻게 참아내면서 허락을 받아냈느지 참으로 존경할만 하다.



아! 난 졸업식만 끝나면 지옥같은 고삼생활을 다시 해야한다.
한설학원에 밤새도록 기다려서 등록을 하고 ...무슨놈의 인간들이 그리 많은지 이불을 싸들고 가서 이틀을 기다린후에 등록을 했다.
으이구!!!
성질 많이 죽었다.
다 때려 치우고 수원에 있는 대학으로 다닐까보다.
엄마의 좋은 신랑 만나려면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야한다는 유혹앞에 내가 굴복하고 일년을 짐승처럼 살아야 하다니...
끔찍 끔찍이다. -.-!!



장미가 저기온다.
그녀를 설명하자면 그녀도 서울에 있는대학을 못들어갔다.
우리엄마가 나에게 하던 방법대로 그녀를 유혹해서 같이 재수한다.
장미는 내친구라서가 아니라 정말 모범생이다.
고교때 학교는 정말로 엄격해서 단발머리 아니면 컷트로만 하고
다녀야 했다. 다른애들은 선생을 속여가면서 염색도 하고 퍼머도 하는데 그녀만은 귀밑 5센티이상은 절대 안기르는 모범생이다.
남자의 남자도 모르고...소위 초등학교 졸업에 여중에 여고를 나왔다.
대학만은 남녀가 같이 다니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그녀의 목표이다.
졸업식날 그녀는 내게 성인이 돼었으니 퍼머 하러가자고 졸랐다.
어구!!! 불쌍한 것 ...얼마나 퍼머가 하고 싶었으면...
장미를 데리고 압구정동 헤어숍 에 데리고 가서 퍼머를 했다.
단발머리에 층을 조금내서 앞머리는 롤 스트레이트 뒷머리는 요즘 유행하는 자연스럽게 뒤집어지는 퍼머를 했다.
역시 인물이 인물인지라 멋진 그녀다.
어구 이쁜것...


수연???난 예전부터 발라당 까져서 테안나게 염색도 하고 퍼머도 했다. 이런 나한테 장미 같은 범생이 가 친구가 된 것은 너무나 행운 이다.

졸업후 학원 수업 시작할때까지 장미와 나는 겨울바다 여행을 갔다. 부산...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겨울바다는 외로움과 함께 많은 것을 정리할수 있게 해준다.
끼륵끼륵 거리는 갈메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고...
살이 둥실둥실 쪄서 날기도 힘들것 같구만은...
어쩌면 저놈의 주딩이로 잘도 받아 묵는지...참참참...
내가 먹을 새우깡은 하나도 없이 저놈의 갈메기가 다 먹었다.
요즘에 나온 매운새우깡도 잘 먹는다...
갈메기가 인간보다 더 세상에 잘 적응하는것 같다.

밤기차를 타고 새벽 5시에 부산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해운데 에가서 일출을 본후에 해장국을 먹으로 해장국집으로 갔다.
이럴때 술한잔 걸치면서 해장국을 먹어야 하는데...
우리 범생이 장미때문에 그런것은 꿈도 못꾼다.

그곳에서 조각같은 남자를 보았다.
범생이 같으면서도 왠지 우수에 찬 깊은 눈을 가진 남자.
아 멋지다. 저런 멋진 남자와 해장국은 어울리지 않는데...
그를 쳐다보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무지 잘생겼다.
정우성 저리가라다...
겨울 바다를 뒤로한채 서울로 다시 올라 오긴했지만...그래도 수확은 있다. 멋진 핸섬 보이를 만났으니...
예전 같으면 한번쯤 집적거려 보고았겠지만...
지금은 그럴수가 없다.
마음을 정리하고 공부에 전념한다고 어무니 에게 굳게 굳게 맹세한 후에 왔으므로 한가닥 양심이 꿈틀거려서 그럴수 없다.


언제 다시또 그런 멋진 남자를 만날수가 있을까...
내 생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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